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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의 부작용 3.

오심과 구토, 구강 건조, 구내염, 설사, 변비

by 레드베리Red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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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의 위장 관계 부작용으로는 오심(메스꺼움)과 구토, 구강건조증, 구내염, 설사, 변비가 있다.

4차까지 항암을 하며 나에게 발현된 부작용은 오심과 구토, 구내염, 변비였다.

모두 심하지는 않았으며 약을 먹고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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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메스꺼움)과 구토


어떤 병에 걸리든 잘 먹고 잘 배설하는 것이 회복의 기본이다.

하지만 암 치료에서는 이것이 특히나 더 중요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어려운 일이 되곤 한다.


항암제가 몸 안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즉각 반응한다. 위장관이 자극받고, 뇌의 깊숙한 곳에 있는 구토 중추, 특히 화학수용체 유발대역(CTZ)이라 불리는 부분이 활성화되면서 메스꺼움과 구토가 시작된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치료의 연속성을 위협하는 문제가 된다.


오심과 구토가 심하여 탈수가 일어나고 계속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

항암 효과도 떨어지게 되며 결국 다음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항암 치료 후 퇴원할 때 구토억제제를 처방해 준다.

하지만 약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항암 초기의 시행착오

항암 치료를 시작한 초기, 나는 위가 완전히 멈춘 것 같은 느낌을 경험했다.

소화가 되지 않고 배가 더부룩한 상태가 계속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 환자는 잘 먹어야 한다'는 강박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평소에 잘 먹지 않았던 밥과 반찬들을 먹기 시작했다.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완주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소화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지만

계속 음식을 먹었으며, 결국 체해서 토하고 말았다.

무작정 먹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내 몸의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먹고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절대 억지로 먹으려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매일 먹는 것을 체크하고 기록하며 먹고 난 후 속이 좀 이상했던 것은 먹지 않고 있으며,

그리고 음식을 먹고 난 다음에는 소화를 시키기 위한 운동을 꼭 하고 있다.


오심과 구토의 관리

대부분의 항암제는 오심과 구토를 유발하며 그 정도는 항암제의 종류와 개인차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내 경우에는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에 전처치로 구토 방지 주사를 먼저 투여받았다.

그리고 퇴원 후 복용약으로 구토억제를 방지하고 있다.


증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항구토제를 일정 기간 복용하는 것이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오심 관리법

아래는 병원에서 준 책자에 나와있는 오심 관리법이다.


음식은 냄새가 적고 담백한 것 위주로 선택한다.

뜨거운 음식은 냄새가 강하게 나므로 차갑거나 미지근하게 식혀서 먹는다.

한 번에 많이 먹으려 하지 말고 하루에 6~8회 정도로 나누어 소량씩 자주 섭취한다.

환자용 영양보충식품인 뉴케어나 그린비아 같은 것들도 차갑게 해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앉아있는다.

얼음 조각이나 박하사탕을 입에 물고 있거나, 목에 차가운 수건을 올려두는 것도 메스꺼움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된다.

메스꺼움이 심할 때는 절대 억지로 먹지 않는다.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거나 명상을 하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노력한다.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음식 냄새가 입안에 남지 않도록 물로 헹구거나 양치질을 한다. 허리가 조이는 옷은 피한다.

하루에 3~5회 이상 구토하고 식사를 전혀 할 수 없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구강건조증


구강건조증(입마름, xerostomia)은 항암 치료 중 나타나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로,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이다.


항암제로 침의 분비가 감소하여 입 안이 마르고 불편감이 생기는 것으로, 심하면 입안의 점막이 갈라지거나

상처가 날 수 있으며 구강 건조증으로 인해 음식을 씹고 삼키는 것이 힘들어지고 충치나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의 구체적인 증상 및 영향

입안 점막의 손상

침은 입안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침이 부족하면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얇아져, 갈라지거나 궤양(상처)이 생기기 쉬워진다.

통증 및 작열감

입안이 마르면 혀나 잇몸이 따갑고 쓰라린 느낌이 생긴다.

특히 신맛이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통증이 심해진다.

삼킴 곤란과 말하기 어려움

침은 음식물을 부드럽게 만들어 삼키기 쉽게 도와주는데, 침이 줄어들면 음식물이 입 안에서 잘 뭉쳐지지 않고, 목으로 넘기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또한 입이 마르면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말하기도 힘들어진다.

입냄새(구취) 증가

침은 입속 세균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침이 적어지면 세균 번식이 쉬워져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충치와 잇몸질환 위험 증가

침은 산성 환경을 중화하고 치아 표면의 세균을 씻어내는 역할도 합니다. 침이 부족하면 충치나 치주염(잇몸염증)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입술 및 혀의 갈라짐

입술이 쉽게 갈라지고 피가 나며, 혀도 건조해지면서 표면이 갈라지고 통증이 생긴다.



구강 건조증 관리

수분 섭취 자주 하기 : 하루 2리터 이상의 수분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며, 카페인 음료는 피함

생리식염수로 자주(하루 3~5회) 가글 하기

알코올이 함유된 가글액 사용하지 않기 : 일반 구강청결제는 구강을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성분을 반드시 확인

딱딱하거나 끈적한 음식 피하기

신맛 나는 음식, 무설탕 껌으로 침 분비 촉진하기

가습기 사용 및 실내 습도 조절


암치료 중 구강건조증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식사, 대화, 위생, 감염 등 전반적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며, 조기 인식과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


나는 구강건조증이 생기지는 않았다. 병원에서 물을 수시로, 먹고 생리식염수로 가글도 화장실 갈 때 자주 하라고 안내를 받아 기존 가글액은 사용하지 않고 약국에서 생리식염수를 약국에서 가글 하면서

입이 마르지 않게 하고 있다.



구내염




항암제는 암세포처럼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공격한다.

그런데 입 안의 점막세포(잇몸, 혀, 입술 안쪽, 볼 안쪽, 목구멍 등)도 빠르게 분열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항암제에 의해 쉽게 손상된다. 이로 인해 염증, 통증, 붉어짐, 궤양(통증성 상처)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구강 내 점막세포에 영향을 미쳐(잇몸(혀) 입술) 목 등이 걸거나 염증이 생 기는 구내염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통증이나 출혈로 인해 음식 섭취가 어려울 수도 있다.

대부분 항암제 치료 후 5~7일째 증상이 나타나며, 10~14일이 경과하면 회복된다.

손상된 점막을 통해 입 안의 세균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구강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평소에도 피곤하면 입안이나 혓바닥에 구내염이 생기곤 했었다.

구내염이 생겼을 때는 알보칠을 면봉에 묻혀서 염증 있는 곳을 눌러주면 정말 따갑고 아프지만 효과는 그래도 확실했다.

(지금은 알보칠이라는 이름의 약으로 판매되지 않고 비슷한 약이지만 이름은 다른 애니타임 등으로 약국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항암 1차 때와 2차 때 혓바늘이 생겨서 알보칠을 바르고 괜찮아졌다. 입안 전체에 구내염이 많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다.



구내염 관리 방법

수분 섭취 자주 하기

매식 후, 취침 전 양치질하기

생리식염수로 자주(하루 3~5회) 가글 하기

알코올이 함유된 가글액 사용하지 않기

뜨겁고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점막 자극 예방)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하기



설사


설사는 하루에 4번 이상 묽은 변을 보는 것으로, 항암제가 장점막세포에 영향을 미치

게 되면 장 속의 수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생길 수 있다.

24시간 이상 설사가 지속되고 심한 복통이나 열이 동반될 경우,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


설사 관리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우유나 유제품 섭취 피하기

탈수 예방을 위해 수분 섭취 충분히 하기

장에 부담되지 않도록 죽이나 미음 섭취하기

음식을 소량씩 자주 섭취하기



항암을 하면서 튀김류나 밀가루, 유제품, 가공식품, (아주) 매운 음식 등은 먹지 않고 있다.

생선과 고기를 먹을 때도 맛있는 부분인 기름진 쪽은 다 걷어내고 살코기만 먹는다.

식이를 하고 나서 그런지 장이 더 편안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배가 꾸룩꾸룩할 때도 가끔 있었는데 그런 증상은 암치료 중 한 번도 없었다.

항암 중 장염이 생기지 않아 너무 다행이었다.



변비


변비는 평소 배변 습관보다 배변 횟수가 감소하거나 배변 시 어려움이 있는 것을 말한다.

변비 증상으로 복부 팽만감과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음식 섭취량 감소와 활동량 감소가 변비를 유발하고, 일부 항암제, 철분제, 마약성 진통제 등

약물에 의해서도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평소에는 변비가 없었지만 항암을 하면서 변비가 생겼다.

병원에 항암 시작 전 교육 시 변을 보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면

꼭 변비약을 먹으라고 안내받았으며, 변비약을 가끔 먹고 있다.


변비 관리

규칙적으로 식사하기

수분 섭취 충분히 하기

섬유질이 풍부한 잡곡류, 과일, 채소 등을 섭취하기

가벼운 걷기 운동으로 장운동에 도움주기

관장이나 좌약 사용하지 않기(감염 및 출혈 위험)

무리하게 힘주지 않고 변완화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기



내 몸에 귀 기울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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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내가 가장 깊이 배우고 있는 것은, 내 몸과 대화하는 법이다.

예전에는 아프면 병원에 가서 약을 먹고 주사를 맞고, 그저 시간이 지나길 기다렸다.

치료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시작하면서, 나는 전혀 다른 방식의 치유를 배우고 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진짜 회복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다행히도 암이 위나 장까지 퍼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안도와 감사가 동시에 밀려왔다.
항암 환자 중에서는 음식조차 삼키기 어렵거나, 배변에도 큰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

이렇게라도 식사하고 소화하며 내 몸이 반응해 주는 것 자체에 대해 감사하다.


지금은 식사를 할 때도, 약을 복용할 때도 먼저 내 몸에 묻는다.
“지금 이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음식, 괜찮을까?”
좋다고 다 먹는 것도 아니고 끼니가 되어서 억지로 먹지 않는다.

그리고 아깝다고 끝까지 먹지 않는다.

천천히 반응을 살피고, 먹다가도 조금이라도 거부감이 느껴지면 멈춘다.


이 조심스러운 태도가 나만의 영양 관리이자, 회복을 위한 대화의 방식이다.

요즘은 내가 먹는 한 입, 마시는 한 모금까지도 신중해진다.

제삼자가 보기에는 너무 예민하고 변덕스러우며 굳이 저렇게 까지 해야 되나 싶다고 느낄 것이다.

분명 먹고 싶어서 나가서 주문했는데, 갑자기 먹기 싫으면 중단할 수도 있다.


그래서 외식은 최대한 자제하며, 모든 음식은 내가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양만

직접 내가 해서 먹고 있다.

그전에는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유튜브 보고 여러 가지 건강 요리를 배우고 있다.


나는 몸이 보내는 아주 작은 신호 하나까지 민감하게 느끼며 조심스럽게 하루를 살아간다.

그래서 오늘도 한 끼를 무사히 먹고, 평범하게 소화하는 이 시간이
그저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나는 지금도 내 몸과 조용히, 진심을 담아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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