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린 Dec 23. 2023

카페알바의 꿈, 그윽한 바리스타

커피에 진심인 카페에서 일하고 싶어요.

사회생활 아니까

순진하거나 막연한 환상은 없지만

여기보다 나은 조건에서

지금보다 나은 입장에서 일할 기회는 있으리라.

물론 내가 실력을 더 늘리고 전문소양을 갖춘다면.


바리스타가 되겠다고 첫 발을 내디뎠으니 궁극적으로는 언젠가 어딘가에 나다운 공간을 만들어 나의 시그니처 커피를 내리는 개인카페를 여는 꿈을 그려본다. 그렇지만 당장 가까운 미래에 자영업을 하겠다고 급하게 덤빌 계획은 없다. 그때를 위해 필요한 시간도 겪어보고 충분히 준비하고 싶다. 커피를 꾸준히 깊게 알아가고 현장 경험을 빠삭하게 늘리며.




그래서 먼저 자격증 취득 후, 채용공고를 살펴봤다.

우선 신입인 내가 원하는 조건은 아래와 같았다.


1. 집에서 가까운 곳

도보로 가능하거나 대중교통 편도 30분 이내의 거리


2-1. 프랜차이즈

-대규모의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

-대중적인 메뉴의 음료제조, 고객응대, 매장관리 등 표준화된 영업 방식을 익힐 거라 기대

-최소한의 근로기준 보장


2-2. 개인 카페

지리적 입지와 공간 규모, 영업 기간, 대표의 숙련도와 개성에 따라 장단점이 분명하겠지만 커피 전문성과 고객서비스에 진심인 분이 운영하는 곳


3. 파트타이머

장시간 서서 분주하게 일하는 육체적 노동을 요하는 데다가 그간의 경력과 결이 다른 서비스직인만큼 시작부터 무리한 일정으로 근무하고 싶지 않음


어리지 않은 나이에 유사 직무 경험이 전무한 초보인지라 두드릴만한 문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나를 궁금해하는 곳이 있었고 면접 본 다음 날부터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프랜차이즈에 파트타이머로 출근하고 있다. 나름 이상적인 시작이다.


나는 나를 받아준 이 기회가 너무 소중하다.


시작을 해야 경력이 되고

다음 기회를 만들어갈 테니까.


당장은 원두라고는 카페인과 디카페인의 옵션뿐인 곳에서 거의 달마다 선보이는 시즌 음료와 디저트를 빠르게 만들기 바쁘다.


다음 근무지는 에스프레소 메뉴를 심도 있고 비중 있게 다루는 곳으로 희망한다. 내가 바리스타라고 자부하며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를 내려 제공하고 싶고 라테아트를 시간에 덜 쫓기며 더 멋지게 하고 싶다. 물론 바리스타의 일이라는 게 그 모습이 전부는 아니지만 현재의 실력과 입장에 만족할 순 없으며 스스로를 부추겨 발전하는 힘은 한 컷의 꿈과 책임감에서 나오는 것.

작가의 이전글 일단 커피, 결국 커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