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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초롱 Oct 11. 2019

[인터뷰_야비클럽] 서늘한 여름밤 이서현

이런 사회에서 지금까지 버틴 게 용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크게 무엇을 이루어 보겠다는 희망. 사전에서는 야망을 이렇게 정의한다. 'Boys, Be ambitious'라는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Girls, Be ambitious'가 광고 카피로 뜨는 지금. 과연 여성의 '야망'은 어떠한 형태로 떠오르고 있을까? 장래희망란에 '조종사'라고 쓰지 않고 '스튜어디스'라고 썼던 그녀들의 야망은 과연 '크게 무엇을' 이루는 방향으로 변했을까? 



여자들의 야망을 다루는 '야비클럽'. 이번에는 동글동글한 그림체로 유명한 웹툰 '서늘한 여름밤의 내가 느낀 심리학 썰' 작가이자 팟캐스트 <서늘한 마음썰> 진행자인 이서현 에브리마인드 심리상담센터 대표를 만났다.


▲  "서늘한 여름밤" 이소현 대표


- 자기소개 부탁한다. 심리상담센터 대표이자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운영자, 책 <나에게 다정한 하루> 등을 쓴 저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늘한 여름밤'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다. 낮에는 에브리마인드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심리상담기획자이고, 저녁에는 그림일기를 그리는 작가다.



- 책 작업을 함께한 출판사 편집자가 김 대표를 '야망녀'라고 소개했다. 야망녀라는 별칭에 공감하는가.


"내가 야망이 있다니. 진짜 야망 있는 사람들을 못 봤나 보다(웃음). 야망이 있다기보다 이상주의자라서 그렇게 보신 것 같다. 에브리마인드라는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는데, 양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야망이 더 크다. 그런데 그게 정말 힘든 목표인 것 같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걸 남들이 야망이라고 보는 것 같다."



             




▲  서밤/블블/봄봄의 <마음의 구석>



- 최근 나온 책에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심리상담으로 진로를 바꾼 이유가 뭔가. 


"맞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어 했던 뻔한 고등학생이었다. 전형적인 아이였다. 어릴 때는 뭘 모르지 않나. 잘나 보이고 싶고 의미도 찾고 싶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면 좋은 일도 하고 명예도 얻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와, 국제기구에서 일해? 이런 반응을 상상했다(웃음). 대학교 초반에는 진짜 정신없게 살았던 것 같다. 수업도 많이 듣고 방학마다 어학원도 다녔다. 어학연수 가서도 매일 시험 준비를 하면서 공부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우울증이 왔다. 일이 너무 버거웠던 거다. 그것 때문만이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내 인생을 돌보지 않고 야망만 좇다가, 처음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거다. 인생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야망에 먹히면 인생이 힘들어지는구나 싶었다. 국제기구에 대한 꿈은 다 놓았다. 국내 대학원에 진학해서 '내 밥벌이만이라도 잘하는 사람이 되자'고 목표를 바꿨다."



- 내 밥벌이 잘하자는 마음으로 대학원에 간 것인가.


"대학원에서 임상심리를 전공했다. 임상심리 전문가가 되려고 병원에서 수련을 받다가 100일 만에 때려치웠다. 그 후에 중앙심리부검센터라는 연구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일 년 반 정도 일했다. 심리상담센터를 열고 싶어서 나왔다."


- 병원에서 100일 만에 퇴사한 이유는 뭔가.


"병원이 군대 문화가 심했다. 전화번호부를 뽑아서 파트원들한테 돌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상급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글씨체라며 바꾸라고 하더라. 합당한 이유가 아니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그걸 거부한 이후로 두 번이나 면담에 불려갔다. 


- 잘 퇴사하셨다. 그러나 퇴사가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크다. 왜 퇴사 열풍이 불었다고 생각하나.


"이런 사회에서 지금까지 버텨온 게 용하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버티면 미래를 보장해줬다. 지금은 아무것도 안 보장해주면서 희생을 원한다. 그러니 퇴사 열풍이 불지 않겠나.



- 퇴사하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퇴사할 배짱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어. 걱정하지 마.'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라고들 말하지 않나. 지옥에서 악마로 사는 것과 전쟁터에서 포로로 사는 것, 어느 것이 더 나은지 단언하기 어렵다."



             




▲  서늘한 여름밤 그림일기 


인터뷰 기사 전문은 오마이뉴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은 오마이뉴스와 박초롱 작가에게 있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48665


park_chor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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