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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나무씨앗 Oct 25. 2024

검은 비둘기

위키백과 : '흑비둘기'




검은 비둘기 


                               사과나무씨앗


까맣게 빛나는 비둘기들

벤치 뒤 나무 위에서

공원 작은 광장으로 날아왔다


너희는 우아하고 기품 있구나!

머리부터 날개까지

까만 고급 여성 정장을 입은 듯

한 마리, 두 마리, 계속해서

내려와서 연한 회색 광장을 걸어다닌다.

 

비둘기가 이렇게 우아해보이긴

처음이었다

다른 비둘기들에겐 미안! 근데

웬만해선 잘 안 써지는 시가

쓰고 싶어질 정도라서

이해해줘! 알았지?


근데 잘 지켜보니

너희들은 계속 걷고 있구나

바닥을 향해 부리를 계속 찔러가며

좌우로 고개와 몸을 비스듬히

뒤뚱뒤뚱

움직여 가며 뭔가를 찾는다.

아, 너희들은 먹이를 먹어야 하는구나!


그걸 보면서 시가 쓰고 싶어졌다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은

나와 다르지 않구나...


다시 한 마리는 벤치 뒤쪽

나무 위에 가지에 올라타

우아하게 앉아있다

그리고 계속 고개를 상하좌우로 움직인다


'비둘기 먹이 제공 금지 -

비둘기가 스스로 먹이를 찾아

생태계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출처 : 공원 나무 사이에 걸친 현수막 안내문


사람도 돈벌어 먹고 살기 쉽지 않아서

애를 안 낳는 청년들이 많아, 얘들아.

너희처럼 우아한 청년분들이 많은데

이렇게라도 우리 공감하며

힘을 내어 살아보자.


고맙고 즐거웠다, 얘들아!

언제 또 봤으면 좋겠다!

잘 지내라!


후기 :

방금 내 머리 위로

비둘기 한 마리가

꼬꼬댁 소리내며 날아갔다





※ 흑비둘기

- 흑비둘기는 온몸이 검은 비둘기과의 새이며 야생 비둘기 무리 중 가장 큰 종류이다. 한정된 지역에만 분포하는 희귀한 텃새이므로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높아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울릉도에서는 검다 하여 ‘검은비둘기(흑구:黑鳩)’또는 울음소리 때문에 ‘뻐꿈새’라고도 부른다.

- 멸종위기Ⅱ급: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것이 우려됨

- 평가기관: 대한민국 환경부

 

사진 및 사전 출처 : 위키백과 - '흑비둘기'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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