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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채움 Apr 13. 2020

마케터가 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도 꿋꿋이 마케터를 꿈꾼다면

계속되는 취업난.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직업을 갖는 것이 허황된 꿈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케터가 되겠다는 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나였다.


대기업의 마케터 T.O는 턱없이 적었다. 취업지원실 선생님은 여자가 마케팅 직무에 합격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힘들다고 말하며 영업/영업관리를 권했다. 하지만 도저히 마케팅이 아닌 일을 해 낼 재간이 없었다. 그래서 나만의 방식으로 계속 도전했고, 끝끝내 ‘마케터’라는 직함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의 규모나 네임밸류 등은 살짝 포기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결과는 10000% 만족! 분명 어딘가엔 나처럼 곧 죽어도 마케터가 되려는 취준생들이 있을 것이므로 그들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팁을 적고자 한다.



#1 네임밸류 높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하기 

첫 사회생활을 마케터로 시작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눈을 낮추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업, 인사, 회계 등의 직무는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순으로 지원하는 회사의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마케팅의 경우,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중견기업에서 마저도 회계, 경리, 영업 지원 등이 짬뽕된 잡무를 하게 되는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작아질수록 마케팅 자체보다는 영업지원에 그치는 일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렸다. 

스타트업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진입장벽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에 비하면 스타트업은 진입장벽이 훨씬 낮다. 네임밸류가 있는 스타트업이라도 그렇다. 

직무 적합성 면에서도 중견, 중소기업에 훨씬 낫다.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체계적으로 한 가지 전문성 있게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중견/중소기업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다. 이는 자연스레 가장 트렌디한 마케팅을 접할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잡일을 하더라도 최소한 ‘마케팅’ 업무 내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얘기들은 모두 어느 정도 네임밸류가 있는 스타트업을 전제로 한다. 최소한의 안전성, 업무 체계, 직무 적합성을 보장받으려면 네임밸류나 규모가 있는 스타트업을 노리자. 채용 사이트 ‘원티드(https://www.wanted.co.kr/)'를 추천한다.


#2 신입이어도 포트폴리오 만들기

포트폴리오는 흔히 경력직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나는 신입 지원 시에도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특히 위에서 말한 것처럼 대기업 공채보다는 스타트업이나 외국계를 노린다면 더욱 그렇다. 

‘경력이 없는데 무슨 포트폴리오를 만드나요?’라고 말하면 곤란하다. 대학생 때 참여한 대외활동, 공모전, 인턴 등이 모두 그대의 경력이다. 마케터가 되기 위해 해왔던 일들을 정리하면 그것이 곧 포트폴리오다.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히 포트폴리오가 서류 합격률을 높이기 때문이 아니다. 진짜 이유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직무에서 합격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업은 포트폴리오를 보고 내가 해온 일이 그들이 채용하는 자리에 맞다면 나를 채용할 것이다. '내가 해온 일'이 곧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자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가정했을 때, 나는 입사 후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나의 직무 적합성을 한번 더 거르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장점이다.

포트폴리오라 하면 2년 차인 나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 조언은 해줄 수 없지만, 내가 만들었던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얘기해줄 수 있다. 이력서와 자소서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내용은 제쳐두었고, 

마케터로서의 강점

직무 경험 타임 라인 (예_인턴 수료, 자격증 취득, 교육 수강 등)

인턴 시 했던 업무들

공모전 결과물  

등의 내용을 넣었다. 욕심을 버리고 이때까지 해왔던 것들만 간략하게 정리하기만 해도 플러스가 되면 되었지 마이너스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아주 먼 옛날이자 아무것도 모르는 취준생 뽀시래기 시절에 만들어 부끄럽지만 살짝 공개하는 신입 마케팅 포트폴리오 예시. 비밀이니까 혼자 봐야돼요 증맬루...)

신입 마케팅 포트폴리오 예시1
신입 마케팅 포트폴리오 예시2


#3 정확히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지 결정하기

‘마케팅’이라는 단어 자체가 상당히 넓은 개념인 만큼, 마케터도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제휴 마케팅/콘텐츠 마케팅/퍼포먼스 마케팅/홍보 마케팅/브랜드 마케팅 등이 있고 ATL에서 BTL까지 매체도 다양하다. 분야마다 필요한 능력도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면 퍼포먼스 마케터는 숫자 감각이 좋아야 하고 콘텐츠 마케터는 기획력이 좋아한다. 힘들게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야 ‘이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닌데’하는 참사를 막기 위해선 막연한 마케터가 아닌, 어느 분야의 마케터가 되는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이를 정하면 나와 맞지 않는 직무에 지원서를 넣고 면접을 준비하는 등의 소모적인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면접에서도 직무 이해도를 어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4 '취준=직무 선행학습'으로 여기기 

취준 때 가장 큰 고민은 취업 준비가 무의미한 과정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인적성, 필기시험 등을 포함한 채용 과정이 취직하고 나면 무슨 쓸모가 있나 싶었다. 무엇보다 ‘신입을 뽑으면 어차피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 가장 좌절스러웠다. 대학교도 무려 6년을 다니고 대외활동도 쌔빠지게 했는데, 이게 모두 무용지물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채용담당자 양반!!! 

이런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택한 방법은 취준을 마케터의 선행 학습으로 여긴 것이다. 남들처럼 자소서와 인적성을 준비하면서도 실무에 한 발이라도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했다. 검색 광고 마케터 1급 자격증과 구글 애널리틱스 자격증을 딴 것도 그래서였다. 더피알, 아이보스를 비롯해 다양한 사이트에서 업계 동향을 파악했다. 이럴 시간에 자소서 하나라도 더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이러한 노력들이 면접에서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무기가 되었다. 면접장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업계 동향을 빠삭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 들어와서도 여러 번 날 살려주었다. CTR, CPC, 세션, CTR 등의 기초 용어들은 모두 이때 미리 배워두었기 때문에  쪽(?) 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참고했던 사이트들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마케팅 레퍼런스는 해당 포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홀로 일하는 온라인 마케터의 마케팅 레퍼런스 BEST 5 https://brunch.co.kr/@mumsil/5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어려운 시국이라지만, 취뽀의 길이 한층 더 어려워진 취준생들이 얼마나 막막할지 감히 가늠하기 힘들다. 부디 온 정성을 다해 써 내려간 글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취업 가능성에 0.001%라도 도움이 되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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