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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어진 특권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다문화교육의 인식론적 기초 수업을 듣고.

다문화교육의 인식론적 기초 수업을 들으면서 멈춰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 귀하게 느껴진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같은 책도 그저 지나쳤을 뿐, 멈춰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어서.


집중해서 특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통해 내가 가진 특권, 특히 "외적인 표지"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릴적 아토피로 심하게 고생하면서, 한창 외모에 민감할 나이에 ‘놀림 받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달고 살았던 적이 있다. 그 때부터 성격이 위축되면서 타인을 의식하는 경향이 생겼다. 타인의 시선에 둔감해지기까지 참 많은 마음고생과 노력을 해오면서, 놀림받지 않을 외모를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특권인가? 얼마나 안도할 수 있는 일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놀리는 사람이 죄지만, 노심초사하는 내 마음은 내가 지켜야하니까.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수업에서는 특권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특권priviledge: 주어진 사회적 조건이 자신에게 자연스러운, 편안한, 안전한


워낙에 자연스럽고 당연하기에 불편함을 느끼게 됐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특권임을 인지하게 된다. 마치 우리가 갑작스럽게 만난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는 삶이 너무나도 특권임을 인지하게 된 것처럼.


다문화교육에서 가장 좋은 점은 다음과 같이 질문하게 한다는 것이다.

Q. 정말 그런가?
Q. 그래서 그게 옳은가? 그것이 안전한 사회인가?
Q. 이런 상황에선 뭐가 옳지?


그리고 물음표를 계속 던지게 하는것, 계속해서 나만의 답이 바뀌어가는 것, 그래서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과 경험을 어떻게 말과 글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그런 자극이 참 좋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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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포클로이(이혜진, 상담심리사, 잇셀프컴퍼니 대표)

사진: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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