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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min lee Jul 31. 2017

38. 노무현입니다

노무현은 감동입니다

 영화, 감동, 카타르시스


우리는 영화를 봅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감동을 느끼게 되죠.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이런 감동은 감독이 만드는 화면과 스토리에 대한 공감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영화는 '각본'이라는 스토리가 처음부터 잘 짜여져 있어야 합니다.  영화의 배경과 화면과 주제가 삼위일체가 되어 관객들의 몰입도를 이끌어내면서, 서서히 감정선을 건들이고,  그 감정선을 최대수치로 끌어올려 결정적인 부분에서 터트려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스토리는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되어야 하며, 주제는 한결같이 관객들이 일관적인 감정을 유지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액션영화처럼 빵빵 터트려주고, 공포영화처럼 화들짝 놀라게 한다면, 금방 감정들이 삭그러들거나 면역이 되어 서서히 끓어오르는 감정을 생성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근 우리영화 중에 '검은사제'와 '사도'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검은사제'는 '용기'라는 주제로 우리의 감정을 설득하려하고, 영화 '사도'에서는 '관계'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무언가 울림을 주려고 하는 구나. 라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주제로 우리를 영화속으로 끌어당기는 두 감독의 연출에, 시나리오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중에 그런 이야기가 있죠.   나그네와 바람과 해의 이야기. 어느날 바람과 해가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내기로 자신들의 위력을 과시하려고 합니다. 바람은 강력한 입김으로 나그네의 옷을 날려버리려 하지만, 오히려 나그네는 옷을 부여잡고 버팁니다. 해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점점 날씨를 덥게 만들자, 궂이 나그네를 건들지 않고서도 스스로 옷을 벗게 만든다는... 나름 의미심장한 이야기.  영화는 궂이 우리의 감정을 억지로 짜내지 않아도, 나그네 처럼 스스로 옷을 벗게 만드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위력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 첫 출발점이 바로 각본, 시나리오 겠지요.  예전 대학시절 교양과목에서 교수님이 이렇게 저희에게 화두를 던지며 과제를 내주셨습니다.  '드라마는 어떻것인가?'  그때 함께 강의를 듣던 후배가 이런 주제로 과제를 제출했었죠. '진정한 각본없는 드라마는 바로 스포츠이다.'  스포츠 중계에서 흔히 듣던 말이죠.  저는 '노무현입니다'라는 영화가 그저 각본없이 순수하게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영화보다는 '노무현'이라는 우리의 대통령이었던, 만났적 없지만 지극히 인간적으로 순수하셨을 거라 믿음을 갖는 그분이 바로 내 인생의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혹은 눈물

많은 사람들이 그분에 대해 회고합니다.  그동안 언제 기록되었는지 모를 수많은 영상들이 그분을 생각나게 합니다. 저는 청문회 시절 잠깐, 대통령 후보시절 잠깐. 그분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 포스터 상단의 ' 저 잘 모르시죠?'라는 문구에 공감합니다. 저는 그전에 그분에 대한 관심이 없었으니깐요.  그저 대통령으로서 보여주신 그런 친숙하고, 정서적으로 공감이되는 감정과 서거하신 날의 슬픔만이 있었죠.  그래서 저는 이영화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알게 되는 또 하나의 역사영화이자, 딕셔너리이자, 인간극장으로 보여졌습니다.  그들은 그분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역사적 인물에서는 둘 도 없을 대통령이고,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고, 분노하고 눈물을 아끼지 않는 순수한 인간으로서.  그런데 정작 '사람 노무현'에 대해서는 아무말이 없습니다.  아무말 없이 그저 눈물만 흘리더라고요.  그게 우리가 갖는, '노무현'이라는 대통령을 기억하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그의 업적과 행동에 대해서는 입이 닿도록 이야기 하지만, 정작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기억과 느낌을 이야기 할때는 아무말 없이 저도, 당신도 '눈물'만 흘릴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분을 두가지 감정으로 기억합니다. 웃음 혹은 눈물.



2% 지지율의 기적이 아닌 희망


2%의 지지율로 시작된 그분의 출발은 우리의 희망이었을 겁니다.  아무도 내려놓지 못했던, 아니 그저 권력을 손에 쥐기위해 모두 내려놓았던 기득권, 권력, 언론, 동서화합, 색깔론, 국민, 서민을 그분은 두손에 가득쥐고 이야기 합니다.  동서화합! 지역주의가 가득한 정치판에서 그 지역주의를 깨기위해,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통합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이점을 포기합니다.  그런 그분의 기적은 우리의 희망으로 다가서고, 드디어 새시대를 맞이하는 순간. 영화는 그분을 떠나 보냅니다.  수많은 사람들속에서 외롭지 않게, 두고 두고 아직도 기억으로 가슴으로 남으셔서 우리의 눈을 적십니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그분을 보내는 그날처럼 하염없이 눈물이 납니다.  그 눈물은 더이상 그분을 볼 수 없다는 슬픔, 그런 분을 다시 못만날것은 슬픔, 대통령이 아닌 우리의 가족으로 느껴지는 슬픔. 그런 감정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만날수 있을까?

우리는 소망합니다. 이런 분을 다시 만날수 있을지? 정치인이지만 정치인같지 않던 그분. 정치인으로서 국민이 우선이고 기준이 되는 그분. 정치인이기전에 사람이었던 그분. 내 주변 사람들도 오로지 한가지 감정으로 생각하는 그분. 돌아가신 우리 어머님 만큼 보고 싶은 그분. 다시는 그런분이 있을것 같지 않아 더욱 절실한 그분. 을 기억하고 생각합니다.  일상에 젖어살다 그분을 잊습니다.  하지만 다시 그분을 생각나게 하는 많은 현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기억해냅니다. 그리고 다시 슬픔에 젖습니다. 그리고 그리워합니다.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보면서 그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것 같습니다.  그분의, 영화의 물음처럼 '저 잘 모르시죠?'라는 응답에 대해 절반은 이해하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당분간 가슴이 먹먹해지는 마음은 잊혀지지 않을 듯 합니다.  갑자기 봉하마을이 가고 싶어지는 것은 저만의 감정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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