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00 대 100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물의집 Jun 17. 2018

[아침마다 새날] 20180611

천천히 천천히 


헬싱키는 쉬어가는 의자가 정말 많다.

모든 길거리

모든 상점

모든 공공기관

사람이 다니는 모든 곳에 뜨문뜨문 의자가 놓여있다.

의자디자인의 나라답게 무척이나 수려한 의자들로,


쉬어가는 의자를 마주칠 때 마다

짧은 순간 상념에 잠긴다.

그래, 힘들면 쉬어가야지. 가만히 좀 머물 수도 있어야지.

이곳에선 내 몸에 딱 맞는 템포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는데

한국에선 전반적으로 서두르는 분위기와 

트렌드에 민감한 업의 특성상 

생활도 생각도 

내 템포를 놓치고 떠밀려 가기 일쑤.


귀 닫고, 눈 닫는 것에 좀 길들여졌지만

귀와 눈을 열고도 

나의 템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사람 저사람 

많은 이들이 부비고 가서

낡고 헤졌지만

어쩔 수 없이 빛나는

세련되고 수려한

쉬어가는 의자  


딱 그런 의자로 살고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침마다 새날] 2018061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