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문재인 대통령 입으로 자신이 홍보대사가 된 거 같다고 할 정도로 수소차에 대한 최근 정부의 애정이 뜨겁다.
알아보니 수소 에너지는 전기에너지보다 보관이 더 용이하단다.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형태로 저장하는 것보다 수소 자체를 보관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이 더 높 단다. 필연적인 화석 에너지의 고갈을 대비하는 기술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정부에서 미래혁신기술로 밀만 하다. 수소를 이용한 공업에너지, 누진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가정용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면 그또한 고무적일 것이다.
하지만 국정홍보에서는 수소 에너지기술의 혁신성 보다는 꼭 집어 현대의 수소차 이야기 만을 되풀이하다보니 뭔가 꺼림직하다. 필부의 처지에선 ‘저것들이 또 무슨 로비를 했기에 저러나?’, ‘그런데 정부에서 기술적으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고 있긴 한건가? 황우석 때 같이 되는 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뉴스에 보면 수소차와 관련된 국제표준화를 선도한다고 하는데, 과거 비디오테이프 표준화 경쟁에서 밀려 소니의 베타 타입이 VHS에게 시장을 내주고 사멸했던 전례를 보면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듯 싶다. 반면 한국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국제표준화 포럼이나 표준화를 이끌 SIG(Special Interest Group)등에서 제대로 활동을 하는 걸 본적이 없기에 일단 지르고 보는 거 아닌가 싶은 우려도 있다.
미래의 자동차 표준은 수소차가 될것인가? 전기차가 될 것인가? 라는 예측을 두고 전문가와 호사가들이 나서 수소차다 전기차다 말이 많다.
내게 점을 쳐보라하면 미래의 일을 어찌 알겠냐고 답할 일이다.
다만, Plan B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굵직굵직한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승자는 DNA에서는 심플함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IT백본망 기술인 ATM과 기가비트 이더넷의 경쟁에서 승자가는 전문가들이 극찬했던 ATM이 아니라 기가비트 이더넷이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Linux가 DOS를 가볍게 누르고 윈도우를 대체하지 못한 건 전문가들이 치를 떠는 극악의 O.S임에도 소비자들에게는 훨씬 쉽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수소차. 좋다. 하지만 Plan B로 전기차를 허리 뒤로 숨긴 다른 손에 쥐고 있어야 하는건 당연히 정부가 할 일이다.
요즘 하도 수소차, 수소차 하니 괜히 걱정이 앞서 몇 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