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하기로 결심한 것은, 언젠가 농담 삼아 던졌던 친구와의 이야기 때문이었다.
10년 전(정확히는 2012년 8월 중순부터 2013년 1월 중순까지 약 5개월간), 나는 미국의 한 대학교에 파견학생으로 다녀 온 적이 있었다. 그 시절 나는 미국에서 보낸 시간을 마냥 즐겼던 사람이 아니었으나,* 그래도 몇 달간 낯선 동네에 발을 붙이고 살았다는 이유로, 살면서 때때로 그곳의 안부가 궁금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절의 기억 또한 아련하고 애틋하게 미화되었다. 그래서 함께 파견학생 시절을 보낸 (친한 언니이자 좋은 친구인) 당시의 룸메이트와 '파견학생을 간 지 10주년이 되면 다시 그 동네를 찾아서 추억 여행을 해 보자!'는 말을 언젠가 나누었던 것이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새 그때로부터 10년이 지나 있었고, 나는 파견학생을 다녀온 지 10주년인 올해 운 좋게도 임용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새까맣게 잊은 채, 10년만에 다시 미국 땅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