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차의 반전 매력

by 세둥맘

"엄마, 나 사고 싶은 거 있어!"

"뭐?"

딸이 사고 싶은 것이 있다는 말에 솔깃해졌다.

"작두콩차!"

매대에는 지역특산물로 만든 여러 가지 차가 진열되어 있었다. 작두콩차부터 시작해서 비트차, 우엉차 등등 다양한 차가 진열되어 있었다. 마침 사무실에서 마실 적당한 차를 찾던 참이었다. 비트차가 가격은 좀 비쌌지만 왠지 마음에 들어 작두콩차와 함께 샀다.


비트차는 빨간 무인 비트를 말려서 차로 만든 것이었다. 검색해보니 꽤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었다. 혈관 속에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억제해주고 혈액순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게끔 도와주어서 혈압을 낮춰주는 데에 도움이 된다. 철분이 들어있어서 빈혈 예방과 여성의 생리불순과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데에 도움을 준다. 몸속의 염증과 발암물질이 생겨나는 것을 막아주는 항암작용이 있다. 간 기능을 튼튼하게 해 준다. 혈관 속의 독소 배출을 도와주기 때문이 혈액순환이 활발하도록 만들어주고, 이로 인해 혈당까지 낮춰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트 속에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은 토마토보다도 무려 8배나 많이 들어있어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고,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이 개선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한다.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다.


이렇게나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비트차는 아주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화려한 색감이다. 비트차 티백을 찻잔에 넣고 따뜻한 물을 부으면 찻잔의 물은 바로 짙은 진홍색으로 물든다. 이 예쁜 빛깔의 붉은색은 머그잔으로 두세 번 우려먹을 때까지 유지된다. 이 화려한 색감 때문에 비트차를 마실 때는 왠지 고급 와인을 마시는 것 같기도 하고 붉은 물감을 푼 신비한 음료수를 마시는 기분이다.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와서 이 예쁜 색을 보라고 자랑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게 한다. 화려한 색감으로 나의 기분까지 업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붉은 비단옷을 입은 듯한 화려한 색감에 비해 맛은 무맛이다. 아무 맛도 없다. 내가 산 비트차에는 구수한 맛을 첨가하기 위해서인듯한 현미를 소량 섞었지만 그래도 아무 맛이 안 난다. 이게 비트차가 가지고 있는 반전의 매력인 듯하다. 화려한 색감 뒤에 숨은 무맛의 매력! 그래서 질리지 않고 하루 종일 티백 하나를 우려내어 몇 잔씩 마신다. 더 이상 붉은빛이 우려 나지 않을 때까지!


비트차를 마시면서 나도 이 비트차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하고 도도한 겉모습 뒤에 가지는 소소하고 털털한 매력! 그래서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 겉은 화려하지만 달큼한 맛으로 유혹하지도 않고 중독성 있는 성분으로 자신의 노예로 길들이지도 않는다. 그냥 무맛! 요즘 카페에서 파는 각종 버블티나 라테처럼 현란하고 화려한 맛으로 자기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다. 무맛이라 질릴 염려도 없다.


화려한 붉은빛을 띠고 있지만 맛은 무맛! 비트차의 매력은 고수의 경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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