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돌콩 Apr 06. 2024

화장실, 몇 분 컷인가요?

급한 볼일을 급하게 끝내고 났을 때의 아쉬움에 관하여.


오늘은 덩~ 얘기다.      

먼저 직장인에게 질문!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은 몇 분이면 될까?


회사에서 큰 볼일을 볼 때 말이다. 당신은 몇 분을 사용하는가? 아니, 변비로 고생중일수도 있을 있고, 배탈이 나서 화장실에 오래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웬만하면 아침 볼일을 집에서 해결하고 출발하는 나인데,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아침 냉수를 들이켜지 않아서 그런지, 시각에 맞춰 볼일을 해결하지 못하고 출근했다. 자리를 정리하고, 커피를 한잔 마시고 컴퓨터를 열어 일을 시작했는데 신호가 왔다. 

    

총총걸음으로 화장실로 달려가 시원하게 변기에 앉자마자 구렁이를 뽑아냈다. 그런데, 갑자기 억울한 거다. 나의 장은 왜 이렇게 숭덩~ 덩을 뽑아내는 것인가. 뒤처리를 하고 옷을 입는데 채 2분이 걸리지 않았다~ 와우! 나의 위대한 장이여! 화장실 문밖을 나가려다 말고, 나는 변기 뚜껑을 닫고 다시 앉았다.      


직장에서 약간의 힐링 포인트를 찾아 하루 일과의 스트레스를 쫓아내려는 슬기로운 직장인, 돌콩의 오늘 땡땡이는 이것으로 정했다! 하하. (사실, 이미 오늘의 5분 땡땡이는 커피 한 잔의 여유로 사용한 후였다. 그래서 쪼끔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지만, 늘 이럴 때마다  '흡연자들은 하루에 여러 번 자리를 비운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나름의 행동에 정당함을 내세워 본다.)

     

마침, 내가 구독 중인 웹툰 작품의 무료 회차가 열렸다는 알리미가 떴다. 나는 편안한 자세로 변기 위에 앉아 웹툰을 열었다. 이햐~ 언제 봐도 공작님은 멋있다니까~ 나는 집에서 늘어지는 옷을 입고 소파에 눕듯이 앉아 웹툰을 볼 때의 맛을 기대하며 웹툰에 집중하려 해 봤다. 그런데, 뭔가 나쁜 일을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저도 모르게 마음에 조바심이 들었다. 휘리릭 넘겨보다 보니 채 2분도 지나지 않았다. 도둑질도 해 본 사람만 할 수 있다고 했던가. 처음이라 어려운 거야. 


그렇게 정말 어이없게도 덩과 웹툰을 5분 만에 해결해내고 마는 빠른~ 빠른~K-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주고만 오늘. 굳이 냄새나는 화장실 말고, 흡연자들이 가는 옥상에서 시원한 바람맞으며,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동안, 웹툰 한 편 보다 내려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다 곧, 굳이 담배연기를 맡으면서 내 폐를 괴롭힐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어쨌거나, 다음에는 화장실 이용은 더 천천히~ 변비인의 자세로다가 편안하게 보내고, 사무실 복귀는 거북이걸음으로 해야지 생각했다. 


헛. 오해하지 마시라~ 그렇게 일하기 싫어서 어찌 회사를 다녀?라고 할진 모르겠지만, 나름 이 꿀 같은 5분의 땡땡이가 힐링이 되어 자리에 앉자마자 초 집중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 워우어~ 나는 돌아온 7개월 차 직장인! 지치지 않는다오~~~~   오~~~~ 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