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꾸미기 교육을 받다가, 강사님으로 부터 부목을 건네 받았는데, 어디서 많이 보았던 물건이었다.
순간 눈물이 툭. 떨어졌다.
아, 괜찮은 줄 알았는데, 또 예고없이 불쑥 아빠 생각이 찾아와 눈물을 빼놓는다.
아빠는 취미로 나무 갂이를 하셨다. 새나 거북이 만드는 걸 특히 좋아하셨다.
아빠께 내가 받은 작품은 두 마리의 학처럼 생긴 새 모양의 장식품이었다. 하나 하나 칼로 다듬고 불로 눈을 만들고 긴긴시간 공을 들였을 작품이 꽤 훌륭하게 느껴졌다.
아빠는 쑥스러워하면서 소심하게 가져갈래? 하셨다.
나는 또 호들갑을 떨며 아빠의 작품들을 받아 왔지. 하하
집으로 들어오면 딱 보이는 신발장 위에, 아빠의 작품을 높고 한참 감상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아빠의 작품은 그렇게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언젠가 나무의 갈라진 틈으로 벌레가 생기고 하여 버릴 수 밖에 없었을 때 얼마나 아깝던지.
아파트 뒷산에 불이나 아파트 코앞까지 불길이 번져 대피령이 떨어졌을때 조카가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거북이를 지켜야 한다며 다른 귀한 것 보다 그걸 먼저 챙겼다는 얘길 듣고 정말 기특하게 생각되었다.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작품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듯 했다.
목수였던 아빠 답게, 지금 동생이 살고 있는 집도, 엄마 아빠의 집도 아빠 손으로 지으셨다. 그러니 우리는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집 곳곳에서 아빠의 손길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언젠가부터 나에게 누군가 솜씨 좋다는 얘기는 해주면 아빠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솜씨 좋은 그 아버지의 그 딸이니까. 아빠는 나의 자랑이고, 그렇게 당신은 나에게 존경의 대상이니까.
이제 솜씨좋은 아버지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 솜씨를 물려 받은 내가 있다. 무언가를 손으로 만들어 낼 때마다 나는 그렇게 나의 자랑스러운 아버지를 생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