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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땅 Dec 22. 2023

7. 녹색성장은 그린워싱

SDG도 마찬가지입니다. SDG는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약자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뜻하는데요. 지속가능발전이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오늘날의 필요도 충족시키킨다'는 개념을 전제로 경제, 사회적 발전과 더불어 환경 보호를 함께 이루어 가는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의미합니다. 2016년부터 시행된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유엔과 국제사회 차원의 공동의 약속으로, 2030년까지 다음과 같이 총 17가지 주요 목표의 달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가지


그런데 SDG도 달성 가능한 것 맞나요? 다 좋은 말이고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주변을 둘러보고 뉴스를 봐도 전 세상이 정말 좋아지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습니다. <팩트풀니스>를 쓴 한스로즐링은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고 있고 세상은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조금 전 말씀드렸던 SDG 13번 기후변화와 대응만 보더라도 그야말로 0점짜리 대응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지구 생태초과의 날은 매년 당겨지고 있고, 우리는 이미 평균적으로 지구가 1.7개 필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에게 매년 0.7개씩 빚을 지고 있는 셈이죠. 모두가 한국인이나 미국, 호주인처럼 산다면 지구는 3개가 더 필요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인 거죠. 이게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발전인가요? 소가 웃을 일입니다.


애당초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


<지속불가능 자본주의>를 쓴 사이토 고헤이는 SDG를 다음과 같이 일갈했습니다.


SDGs는 알리바이 공작이나 다름없으며 눈앞의 위기를 가려주는 효과 정도밖에 없다. 일찍이 카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고달픈 현실이 불러일으키는 고뇌를 완화해 주는 '종교'를 가리켜 '인민의 아편'이라고 비난했다. SDGs는 그야말로 현대판 '대중의 아편'이라 할 수 있다.


녹색성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23년 9월 랜싯지구보건(Lancet Planet Health) 저널에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2013~2019년 사이 GDP(국내총생산) 성장과 온실가스 감축 성적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이 발표되었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일부 선진국에서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탈동조화(decoupling, 디커플링)에 성공하기는 하였지만, 지구 기온 상승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의미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를 원문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The emission reductions that high-income countries achieved through absolute decoupling fall far short of Paris-compliant rates. At the achieved rates, these countries would on average take more than 220 years to reduce their emissions by 95%, emitting 27 times their remaining 1·5°C fair-shares in the process. To meet their 1·5°C fair-shares alongside continued economic growth, decoupling rates would on average need to increase by a factor of ten by 2025.


디커플링에 성공한 국가의 감축 속도로도 파리협정에서 정한 1.5도 상승에 부합하는 만큼의 탄소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배출량을 95%나 줄여야 하고, 그렇게 하는데 평균적으로 220년은 걸릴 것이라는 거죠. 이에 본 연구는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방법으로 '녹색성장'이 주목받고는 있지만, 현실에서는 성과가 미미한 '*그린워싱(green washing)'에 불과하다고 비판합니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를 말합니다.


녹색성장이든 지속가능발전이든 성장이나 발전이란 말이 붙어있는 지구의 자원 고갈과 이로 인한 환경 파괴는 멈추지 않을 것이고, 기후위기도 점점 심각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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