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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땅 Dec 27. 2023

11. 저출산이 문제라고요?

최근 저출산이 핫이슈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000년 64만 89명에서 2022년 24만 9186명으로 약 40만 명이나 급감했다고 하는데요. 합계출산율은 1.48명에서 0.78명대로 떨어져 전 세계 꼴찌 수준이라고 합니다. 


(출처: 2023. 2. 25 중앙일보 기사 /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런데 저출산이 왜 문제인가요? 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514명/㎢)가 세계적으로도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인구 밀도는 단위 면적당 인구수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OECD 국가 중에서는 가장 높고, 인구 천만 명이 넘는 나라 중에서는 우리보다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는 방글라데시와 대만, 두 나라 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좁은 땅덩어리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인구 밀도가 높은 게 좋은 건가요? 물론 좋은 점도 있을 것입니다. 공공 인프라를 깔면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고, 어쩌면 한국이 지금과 같은 IT 강국이 된데도 높은 인구 밀도가 한몫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교통 체증이나 주차공간 부족과 같은 단점부터 떠오릅니다.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를 가도,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아 이게 정말 쉬는 건지 아니면 또 다른 노동을 하는 건지 구별이 잘 되질 않습니다. 환경오염은 또 어떻고요. 


이번에는 *노동생산성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9.4달러로, OECD 37개국 중 33위로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1위인 아일랜드(155.5달러)의 30% 수준 밖에 되지 않으며, OECD 평균인 64.7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보다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나라는 그리스,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등 4개국뿐이고요.


*노동생산성은 노동자 1인이 일정 기간 산출하는 생산량 혹은 부가가치로, 경제 전반의 성장 가능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라고 합니다.


여기서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인구가 꼭 많아야 하나? 노동생산성이 높아진다면 지금 인구의 절반만 있어도 되는 거 아닌가? 물론 저는 경제학자가 아닙니다. 그러하기에 지구와 같이 유한한 환경에서 무한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유한한 환경에서 무한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던지 경제학자이던지 둘 중 하나이다.

-  데이비드 애튼버러 -


대한민국의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들 아시겠지만 바로 OECD 국가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노동시간 때문 아니었나요?


저출산 관련 기사들은 다들 생산인구의 감소, 마이너스 성장, 초고령화, 건강보험 재정 위기 등을 이야기하며 온통 '경제'를 걱정하는 내용들 뿐입니다. 그 안에 개인의 삶이 들어갈 공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놈의 '경제'가 제대로 된 '경제'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저출산이 문제라고요? 대체 누구한테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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