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크기 자체가 10평 정도 규모로 커집니다. 기존 농막(6평)에서 4평이나 넓어지니 방이 하나 더 생기는 효과가 있겠네요. 이와는 별도로 데크와 정화조, 주차장 설치도 가능해집니다. 숙박은 물론이고,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으니 세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출처: 농식품부 2024. 8. 1. 보도자료)
저같이 전원생활에 관심 있는 분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귀농귀촌이나 전원생활 관련 인터넷 카페만 들어가 봐도 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은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듯합니다. 전원주택을 짓고 살아보니 관리하는 게 쉽지 않은 거죠. 게다가 지난 몇 년간의 부동산 상승장 속에서 유독 아파트 가격만 많이 올랐습니다. 전원주택은 매매도 쉽지가 않고요. 인구는 노령화되지, 나이 들면 병원 갈 일 많지. 노인분들도 이제는 큰 병원이 있는 도시에서의 생활을 더 선호하신다고 합니다.
소규모 지방도시들을 가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시골(읍/면/리)에서 접근이 용이한 버스터미널 주변에 온갖 종류의 병원(의원, 한의원, 치과 등)이 몰려있고, 30년이 넘는 아파트는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1층이 최고층(6층) 가격의 2배나 되는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합니다.
모두 변해가는 인구 구성과 사회 상을 반영한 것일 텐데요. 글을 쓰다 보니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 줄어들 듯합니다. 전원주택을 짓는 것보다 쉼터를 마련하는 게 훨씬 간편하고 쉬운데, 굳이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할까? 싶은 거죠. 관리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쉼터를 하게 되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차이점(영농조건)이 있지만요.
물론 쉼터가 도입된다고 장점만 있지는 않을 겁니다.
우선 생각나는 건 바로 교통. 내가 사는 곳과 쉼터가 가까워야 한다는 것인데요. 지방 도시들은 모르겠으나, 수도권, 특히 서울 주변의 도시에서 쉼터까지 주말에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디 막히지 않는 곳이 있어야지요? 쉼터가 생기면 금요일 밤에도 떠날 수 있고 월요일 아침에도 이동할 수 있겠으니,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구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두 번 극심한 정체에 걸려 혼을 빼고 나면 분명 쉼터를 찾는 횟수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가격도 문제입니다. 벌써부터 여러 박람회를 통해 쉼터 시제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8천만 원이나 되는 제품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땅값까지 더한다면, 이건 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수도권이나 대도시 인근이면 땅값이 더 비싸기도 할 테고요. 물론 소박하게 컨테이너 하나 놓고 예전 농막처럼 즐기신다면 부담스러울 정도로 돈이 들지는 않습니다. 데크에 주차장도 추가할 수 있으니 예전보다 자유롭게 머무실 수도 있고요.
쉼터에 대한 관심은 농촌에서도 클 듯합니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쉼터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이 '내 땅값을 올려주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가 있을 수도 있고 생활인구 유입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길 기대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법 농막 사례에서 보았던 단점들(지역민과의 불협화음, 지나친 음주와 고성방가 등)은 여전할 테니, 걱정도 없지는 않으실 겁니다.
현행 법령 상 도시민은 주말체험영농 목적이라면 1,000제곱미터(300평) 이내의 농업진흥지역 외 농지만 취득이 가능합니다. 쉼터 도입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으나, 도시민의 전원생활에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길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