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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레어 Jan 26. 2017

한 겨울의 편지

아직 겨울을 사랑하지 않는 당신에게.


집을 나섰는데

유난히 공기가 더 차갑게 느껴지는 날.

하지만 그 차가운 공기가 주는 왠지 모를 산뜻함이

그리운 뭔가를 혹은 누군가를 떠오르게 합니다.



단지 추워서, 그것 뿐인데도.

떠올리기 위한 핑계가 필요했을까요.


그렇게 저는 겨울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함박눈이 내리고 귀가 빨갛게 얼어도 좋았습니다.



하마터면 미워할 수도 있었죠.

그렇지만 미워하기엔

너무 아름답고 고마웠던 겨울이라.


매섭게 추워서 깊숙이 숨고 싶었음에도

그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고 움츠리게 되었음에도

그런 겨울을 사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겨울은 사랑할 이유가 충분해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난 겨울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첫 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 에일리


널 품기 전 알지 못했다

내 머문 세상 이토록

찬란한 것을


작은 숨결로 닿은 사람

겁 없이 나를 불러준 사랑


몹시도 좋았다

너를 지켜보고 설레고

우습게 질투도 했던

평범한 모든 순간들이


캄캄한 영원

그 오랜 기다림 속으로

햇살처럼 니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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