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노동제 쟁취투쟁으로 촉발된 노동자 연대투쟁의 역사
[5월 1일 '노동절' - '메이데이(May-day)']
- 8시간 노동제 쟁취투쟁으로 촉발된 노동자 연대투쟁의 역사
"...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유럽과 미국의 프롤레타리아트는 1866년 인터내셔널 제네바대회에서 주창되고 1889년 파리 노동자대회에서 재창된 8시간 표준노동일을 법조문으로 확정시킨다는 하나의 직접적 목적을 위해 하나의 기치 아래 하나의 군대로, 처음으로 들고 일어나 그 전투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이 광경은 전세계 자본가와 지주들에게 전세계 노동자들이 오늘 진정으로 단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뜨도록 만들 것이다.
마르크스가 지금도 내 곁에 있어 자기의 눈으로 직접 이것을 볼 수 있었다면!"
- 1890년 5월 1일, F. Engels, [공산당선언(Communist Manifesto)], <1890년 독일어판 서문>
노동해방은 노동계급 자신의 행동이어야 한다. 8시간 노동제 또한 누군가 시혜적으로 베풀어 준 것이 아닌 130여 년 전 미국의 노동자들이 싸우기 시작하여 전세계 노동자들이 연대의 정신으로 끊임없이 투쟁하여 쟁취한 역사적 산물이다.
2020년에 130주년을 맞는 5월 1일 노동절, 즉 메이데이는 이러한 노동자 투쟁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1884년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으로 힘겹게 살아가던 미국의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의 실현을 위해 총파업을 결의하고 1886년 5월 1일을 제1차 시위의 날로 정하여 파업을 단행하였다. 급기야 5월 3일 시카고에서는 21만의 노동자들과 경찰의 충돌로 유혈사태가 벌어진다.
'노동절', 또는 '메이데이(May-day)'는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제의 쟁취파업과 유혈탄압을 가한 경찰에 대항하여 투쟁한 미국 노동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1889년 7월에 세계 여러 나라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1864년 결성되었던 국제노동자협회(제1인터내셔널)의 정신을 이어받아 다시금 결성한 제2인터내셔널의 창립대회에서 기념일로 결정되었다.
1889년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5월 1일을 “기계를 멈추자,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투쟁을 조직하자,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하여 노동자의 권리 쟁취를 위해 동맹파업을 벌이자”는 세 가지 연대결의를 실천하는 날로 선언하였다.
이를 계기로 1890년 5월 1일 첫 메이데이 대회가 개최되었고 이후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매년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해오고 있다.
칼 마르크스의 동지였던 프리드리히 엥겔스(1820~1895)가 “전세계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단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목도하며 위 <서문>을 쓴 바로 그 날, 1890년 5월 1일이 메이데이 대회가 처음으로 개최된 날이다.
한국에서는 일제 치하였던 1923년 5월 1일에 조선노동총연맹에 의해 2천여명의 노동자가 모인 가운데 ‘노동시간단축, 임금인상, 실업방지’를 주장하며 최초로 행사가 치러졌다. 해방 이후에는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의 주도 아래 노동절 기념행사가 개최되어 왔으나 전평은 이승만 정권에 의해 와해되었고, 1958년부터 정부는 한국노총의 전신인 대한노동조합총연맹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정해 국가적으로 행사진행을 했다. 그러다가 1963년 박정희 군부정권의 노동법 개정과정에서 명칭을 아예 ‘근로자의 날’로 바꾸어 기념해 왔고 1964년에는 아예 미국처럼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절' 또는 '메이데이'의 의미가 왜곡되고 이름마저 바뀐 것에 대하여 노동계는 5월 1일 노동절을 되찾기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했고, 결국 문민정권이 들어선 후인 1994년부터는 기념일이 3월 10일에서 다시 5월 1일로 옮겨진다.
아직까지 이 기념일의 명칭은 ‘노동절’이 아닌 ‘근로자의 날’로 불리고 있지만, 본래 우리 노동자가 불러야 할 이 날의 명칭은 5월 1일 ‘노동절’ 또는 ‘메이데이(May-day)’인 것이다.
"부르주아계급의 존재와 지배를 위한 본질적 조건은 자본의 형성과 증대이며, 자본의 조건은 임금노동이다. 임금노동은 오직 노동자들 간의 경쟁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타의적이기는 하지만 부르주아지가 촉진시키는 산업의 진보는 경쟁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립 대신 결사로 인한 혁명적 결합을 가져온다. 그러므로 현대산업의 발전은 부르주아지가 생산물을 생산하고 전유하는 바로 그 토대를 발 밑에서 무너뜨리는 셈이다. 결국 부르주아지가 생산하는 것은 자기자신의 무덤을 파는 자일 뿐이다. 부르주아지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트의 승리는 양자 모두 불가피한 것이다."
- [공산당선언], <1장.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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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산당선언](1848), 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남상일 옮김, <백산서당>, 1989~1993.
2. [레즈를 위하여 - 새롭게 읽는 '공산당선언'], 황광우/장석준, <실천문학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