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 용이 여의주를 다투나, 회한이 남다
오룡쟁주(五龍爭珠), 항룡유회(亢龍有悔)
- 다섯 용이 여의주를 다투나, 회한이 남다
'오룡쟁주(五龍爭珠)',
다섯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다투다.
청룡(青龍)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용(龍)의 해를 맞아 수십수백 마리의 용을 접어대던나는,
올해가 절반 지나고 있는 최근에야 비로소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에 대응하는 용들을 만들어 보았다.
길에서 나눠주는 색색의 전단지를 받았더니 종이의 질이 나쁘지 않아 그냥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에 틈틈이 모아서 접은,
'청룡(青龍)-적룡(赤龍)-황룡(黄龍)-백룡(白龍)-흑룡(黑龍)'이다.
산과 바다에 관한 중국 고대의 고전 [산해경(山海經)]을 보면,
'이무기'는 신성한 구렁이나 잉어가 등용문을 넘어선 '교룡(蛟龍)'을 이르고,
이 '교(蛟)'가 1천년을 수련하면 '용(龍)'이 되는데,'용(龍)'이 5백년 동안 또 다시 수련하면 뿔을 얻어 '각룡(角龍)'이 되며,
'각룡(角龍)'이 다시 1천년 도를 닦으면 날개가 돋아 '응룡(應龍)'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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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일치할 수는 없으나,
[산해경]에 나오는 용의 진화사를 [주역(周易)]의 <건괘(乾卦)>에 대입해 보면,
'교룡'은 아직 승천하기 전 물 속을 노니는 '잠룡(潛龍)',
'각룡'은 하늘에 오르는 '비룡(飛龍)',
'응룡'은 날개가 돋아 하늘에 사는 '항룡(亢龍)'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편,
[주역(周易)]의 '항룡'은 항상 회한, 즉 후회를 남기는데,
<건괘>의 마지막인 이 '항룡유회(亢龍有悔)'는 [주역]의 원리 그 자체다.
[주역] 64괘 중 제1괘 '중천건(重天乾)' 괘의 각 효에 관한 설명을 보면,
중천건은 "건(乾)'은 크고(元) 형통하고(亨) 이롭고(利) 바르니라(貞)"는 명제를 대전제로 하여 아래(초구)로부터 위(상구)까지 6개의 각 효(-)를,
1. '잠룡물용(潛龍勿用)'
: "초구(初九)는 (물에) 잠긴 용이니, 쓰지 말지니라."
2. '현룡재전(見龍在田)'
: "구이(九二)는 용이 밭에 나타났으니, 대인을 봄이 이로우니라(利見大人)."
3. '종일건건(終日乾乾)'
: "구삼(九三)은 군자가 날이 마치도록 굳세고 굳세게 해서 저녁에 두려운 듯 하면, 위태하나 허물은 없으리라."
4. '혹약재연(或躍在淵)'
: "구사(九四)는 혹 뛰어 연못에 있으면, 허물이 없으리라."
4. '비룡재천(飛龍在天)
: "구오(九五)는 용이 하늘에서 나니 대인을 만나봄이 이로우니라(利見大人)."
6. '항룡유회(亢龍有悔)'
: "상구(上九)는 지나친 용이니 후회가 있으리라."
이렇게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물 아래 용은 쓰임이 없으나 땅위로 나타난 용이 씩씩해지면서 연못을 찾아 도약하면 언젠가 하늘을 나는 전성기를 구가한다는 일련의 과정이다.
물론 [주역]은 '변화의 경전'이므로 '종일건건'과 '비룡재천' 같이 항상 당당할 수만은 없다. 결국 '양효(-)'가 '음효(--)'로 전환하는 맹아로서 '항룡유회(亢龍有悔)', 즉 전성기를 거친 용은 반드시, 그리고 예외없이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이로써 여섯개의 '양효(-)'로만 구성된 '중천건(重天乾)' 괘는 '음효(--)'로만 여섯효가 이루진 '중지곤(重地坤)' 괘로 넘어간다.
행과 불행이 상호 교차운행하여,
서로의 씨앗을 담고있다는 원리.
[주역]이 세상 만물의 운동을 관찰하면서,
인간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지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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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토-금-수'의 오행을 담은 '청룡-적룡-황룡-백룡-흑룡'의 다섯 마리 용이 각각의 당당한 건괘를 품고 서로 다투어 여의주를 얻고는 '응룡'의 날개를 달아 비상하는 '항룡'이 된다.
그러나,
세상만사,
얼마 가지 않는다.
'항룡유회(亢龍有悔)'다.
***
1. [주역 - 왕필 주](3세기), 왕필, 임채우 옮김, <길>, 1998~2013.
2. [산해경 괴물첩](2015), 천스위 그림, 손쩬쿤 해설, 류다정 옮김, <디지털북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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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쟁주(五龍爭珠)', 다섯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다투다. 청룡(青龍)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용(龍)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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