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물방울 Sep 24. 2023

아파트에 살았었습니다만...

반려주택 이야기


 장미축제 때 사진 찍은 아파트



아파트에 살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결혼하고 5년 차까지 쭉이요. 2020년 초가을 지금의 단독주택으로 이사오기 전까지는 거의 아파트 생활을 했습니다. 



 아파트 장점이 참 많습니다. 고2 때 분당으로 이사를 오면서 아빠가 가장 중요시 여겼던 부분이 바로 보안과 안전이었습니다. 고2 때 살았던 주거형태가 주상복합식이어서 경비원아저씨께서 항상 출입문 입구에 계셨습니다. 항상 인사를 드리고 들어갔습니다. 만약, 잘 보지 못한 수상한 사람이 들어가려고 하면 제지를 하시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야 해서 외부인이 들어가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cctv 가 있어서 보안이 잘 됩니다. 또한 기반시설을 이용하기 편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대학원 때는 주말 아침에 7시 8시쯤 일어나서 스타벅스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신문과 책을 읽는 게 일상이었지요. 영화도 손쉽게 볼 수 있고, 지하철 역도 매우 근접에 있어서 살기 편했습니다.



결혼을 하고도 전세로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아파트는 매우 편리했습니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전철역이 있었고, 카페 가기도 편했습니다. 신랑과 저는 거의 밖에서 음식을 사 먹고, 기숙사처럼 집을 사용했습니다. 사촌언니가 우리의 아파트가 보금자리 같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밤늦게 들어가서 잠만 자고 씻고 나오는 일만 하는 공간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었죠.



우연한 계기에 단독주택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집 말이에요. 집도 첫눈에 반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들어왔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고민이 있었습니다. 단독주택은 은퇴하고 나이가 들어서 살아야 하는 곳으로 인식했거든요. 주택에서의 삶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지인이 결정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못 살면, 10년 뒤에도 못 사는 거야. 그리고 단독주택은 더 젊을 때 사는 게 더 행복할 수 있어" 생각해 보면 지금 결심을 안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설레는 집을 또 만날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었고요.



그렇게 우리는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정원을 포함한 집안일이 더 늘어나긴 했지만, 구석구석 손길이 닿는 시간들을 집을 사랑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반려동물도 반려인과도 교류하려면 시간이 드는데, 반려주택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의 반려주택은 진정한 보금자리로 거듭났습니다. 이제 우리뿐 아니라 시부모님도 가끔 오시고, 친정부모님과 친동생도 가끔 옵니다. 가족 모임을 집에서 할 때도 종종 있으니 진정한 보금자리로 거듭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전에 아파트에 살았었습니다만, 지금은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절의 변화를 더 자주 느끼고, 자연의 행복감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집을 기숙사로 쓰진 않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반려주택으로 거듭나는 과정 한번 봐주시겠습니까? 


나의 반려주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