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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빈 Dec 28. 2020

악의 연대기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를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글입니다.


올해 넷플릭스 공개작 중 가장 기대가 되었던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톰 홀랜드와 로버트 패틴슨, 빌 스카스가드까지 라인업마저 화려한 이 영화, 기대작 답게 어마어마한 영화였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전직 군인 '윌러드'는 카페에서 만난 아내 '샬롯', 아들 '아빈'과 함께 외지 마을에 자리잡는다. 뭔가 기분 나쁜 이 마을에서 샬롯은 암이라는 뜻밖의 불행을 만나게 된다. 아내의 시한부 판정에 충격받은 윌러드는 신앙에 매달리며 아들 아빈에게 기도하라고 윽박지르고 때리기까지 한다. '희생'의 의미로 아들이 키우던 개까지 죽여 신에게 바치지만 윌러드는 결국 아내를 잃고 만다. 그리고 아내의 장례를 치른 날, 윌러드는 신에게 빌었던 십자가 앞에서 자살한다.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 집으로 오게 된 아빈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리노라'와 남매처럼 지낸다. 그러면서 그는 수많은 악마들과 마주하게 된다. 리노라를 괴롭히는 아이들부터 성직자를 신분을 활용해 어린 여자아이들을 유린하는 목사,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칼과 그와 함께하는 미끼 샌디, 부패한 경찰까지. 악을 마주한 아빈은 응징하거나 처단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처한다. '적당한 때를 기다리다 응징해야 한다'는 아빠의 말을 떠올리며 기회를 엿보는 아빈의 표정에서도 어느덧 악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SELLING POINT

메시지.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악의 근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악은 어디서 탄생한 것일까. 전쟁에서 동료를 잃은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윌러드는 과연 절대 악인지, 그런 아빠에게 학대 아닌 학대를 당했고, '나쁜 놈들'을 처단했을 뿐인 아빈의 행동이 악이었는지, 생각하다보면 악의 경계마저 흐릿해진다. 절대 악으로 비추어지는 싸이코패스 커플과 어린아이들을 유린하는 목사에게도 아빈과 같은 이유가 있었을까. 잘못된 믿음이나 환경에서 악이 탄생한 것인지 그냥 태생부터 나쁜 놈들이었는지, 악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

연기. 배우들의 색다른 연기 또한 볼 만하다. 특히 중반부부터 영화에 숨죽이고 몰입하게 만드는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정말 미쳤다. 거미줄을 쏘면서 날아다녔던 깨발랄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의 섬세한 연기 역시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연출. 소설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를 2시간에 담아 조용하지만 밀도 높은 스토리 전개로 집중도를 높인다. 방대한 스토리를 압축하려다 보니 차마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나 인물의 감정 등을 내레이션이 촘촘히 채워주는데, 내레이션이  원작 소설의 작가인 '도널드 레이 폴록'의 목소리라는 것 역시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다.




나쁜 놈이 나오는 영화는 많지만, '진짜 나쁜 놈이네' 이상을 생각할 수 있는 영화는 많지 않다.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 연출을 바탕으로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가 던지는 무게감 있는 메시지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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