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를 섬기는 크리스천을 위한 이야기
주일 아침입니다.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연습이 있거든요.
10시.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반주자의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합니다. 지휘자와 반주자가 이미 준비를 하고 있고, 하나 둘 성가대가 도착하면 성가대 연습을 1시간 합니다.
11시. 예배당으로 향해 예배를 드립니다. 물론 중간에 성가대 찬양을 합니다. 예배가 다 끝나면 12시가 조금 넘는데 바로 다음 주 성가대 연습을 합니다. 그렇게 30분 연습하고, 지하 식당으로 내려가 후딱 점심을 먹습니다.
1시. 다시 본당으로 올라가 찬양예배 연습을 합니다. 콘티를 보고 찬양팀이 함께 합을 마쳐봅니다.
2시. 세션으로 찬양을 열고, 오후예배를 드립니다.
3시. 청년부 모임을 합니다.
여기까지가 가장 한가한 시즌의 예배팀의 하루였습니다.
사실 매 절기마다 행사가 있기 때문에 찬양제, 성가제, 청년부 공연, 부활절, 성탄절, 여름 수련회, 연합예배, 송구영신예배 등 정말 다양한 절기와 행사 등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눈에 잘 띄는 이미지는 성가대와 찬양팀이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하는 시간들을 많이 보냅니다.
하다못해 부활절엔 계란에 스티커를 붙이며 나눠드리는 일도 하고, 배정받은 날에 따라 청년부가 예배당을 청소하기도 합니다. 연말이 되면 송구영신예배 때 진행할 올해의 성경말씀 책갈피를 위해 끈을 다는 일도 합니다. 연말에 교회에서 달력을 나눠드리는데 오타라도 발견되면 일일이 수작업으로 스티커를 붙이는 일까지 합니다.
때에 따라 평일에도 모여 찬양 연습을 할 때도 있고, 워십 연습을 할 때도 있고, 중창단까지 섬기면 수요예배 마치고는 또 중창단 연습까지 합니다.
참고로 이것은 목사님의 하루가 아니라, 평범한 대학생의 하루입니다. 작은 교회에서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 명이 여러 영역의 섬김을 감당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성가대로 시작해서 찬양팀, 청년부 모임, 행사준비까지 다 하고 나면 깜깜한 밤이 될 때가 많아요. 그리고 나면 다음날은 다시 학교에 가는 날이 되는 거죠.
얼마 전 한 대학 특강을 다녀왔는데 다 끝나고 조용히 앞으로 다가와 고민을 털어놓는 신입생이 있었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다양한 역할을 맡아서 맡은 임무를 감당하는 성실한 친구였죠. 과대활동을 하고 있었고, 교회에서는 찬양팀 드럼세션으로 섬기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본가는 서울인데, 학업으로 인해 전남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였죠. 여전히 찬양팀으로 예배를 섬기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주 주말마다 본가로 오가며 본인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많이 지쳐 보였습니다. 힘들다고 말합니다.
내일이 중간고사인데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예배팀으로 섬기는 일이 너무 힘들고 불안하다 하더라고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겠죠. 심지어 수능 전날에도 수능예배 찬양팀으로 섬겼다고 하더라고요.
이러한 일들이 계속해서 생기는 가운데 순종이 아니라 불안과 갈등이 마음이 번지나 봅니다. 이런 부분이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맞아요. 저도 20년 전에 그랬으니까요. 내일이 시험인데 오늘도 하루 종일 이 작은 교회에서 일당백의 역할을 하는 게 가끔은 고되고, 눈물 나는 일이기도 했어요. 어린 마음에 이기적인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내일 시험이니까 이번에만 찬양예배 드리지 않고 지금 도서관 가면 한 자라도 더 공부할 수 있을 텐데...’하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이번에만 특별하니까, 내일이 중간고사니까, 진짜 중요한 시험이니까. 이번에만, 이번에만 이번에만!
근데 과연 그럴까요?
그 시기가 지나면, 정말 인생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없을까요? 아니에요. 그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매 학기 중간, 기말뿐만 아니라, 중요한 자격증 시험, 기사시험, 임용시험, 국가고시, 취업을 앞두고, 면접을 앞두고, 또 취업해서는 중요한 PT를 앞두고, 프로젝트 마감을 앞두고.... 이뿐만 아니죠.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 중이니까 육아 중이니까... 끝도 없는 인생의 여러 변수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되는 거죠.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예배드리지 않고 1시간 더 도서관 가서 공부한다고 해서, 그거 한 자 더 공부한다고 해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아요. 더 웃긴 건 뭔 줄 아세요? 이러한 삶에 익숙해져 있는 찬양팀은 그 상황에 맞게 삶을 변화시켜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거든요.
다음 주부터 시험기간인데, 나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고, 주말에는 아예 공부할 시간이 없는 사람이야. 그러면 평소에 미리 끝내놓습니다. 오히려 이동하는 시간을 활용해서 틈새 공부를 하고요, 현실적으로 나의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 케파를 발휘하기 위해 어떻게든 머리를 씁니다. 그렇게 가용시간을 체크하고요, 우선순위를 분류하고, 틈새시간을 파악해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게 됩니다.
그렇게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 하면 절대시간이 부족한데 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를 궁리하던 그 대학생은 20년 후에 전국 대학을 다니며 시간관리 특강을 하는 잘나가는 강사가 됩니다. 네, 제 이야기예요.
사람은 모두가 바쁩니다. 나만 바쁜 게 아니에요. 그러나 바쁜 와중에서도 자신의 할 일을 해내는 것이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입니다.
저는 본업이 강사입니다. 많을 때는 주 5회 전국 특강을 다니는 강사죠. 그러면서 제품 개발을 하는 개발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공간임대 사업을 하는 사업가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독서모임 2개를 운영하고 있고, 사업가 모임도 운영하고 있고, 인강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이 라이딩을 하며 육아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여행도 좋아해서 잘 다닙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대학시절, 찬양팀으로 섬기면서 성가대로 섬기면서, 청년부 회장을 하면서도 대학생 때 장학금을 받으려고 했던, 그렇게 치열하게 시간관리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제가 된 거죠.
저는 그때를 돌아보면 오히려 참 감사해요. 지금 이 모든 일들을 감당케 하시려고 그때 미리 나를 단련시키신 거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겼거든요.
살다 보면 정말 그때의 바쁨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더 무겁고, 더 많은 짐들을 짊어지며 살아가야 할 때가 옵니다. 그때 연습게임을 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다 그 퀘스트가 두렵고 버거울까요. 그런데 이미 저는 연습게임을 해봤거든요. 그때 충분히 했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지금의 삶도 게임처럼 생각하며 즐겁게 살게 되더라고요.
핵심은 이것입니다. 마음의 부담이 있고, 갈등이 있는데 무조건 순종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또 반대로 학생의 본분이 있는데, 그것을 내팽겨두고 순종만 하라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이 글은 ‘시간은 다스려야 하는 것이다’를 전하는 글입니다.
예수님의 생애도 보면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사셨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조용히 기도하는 시간을 만들고, 제자들을 교육하고, 말씀을 전하는 삶을 사셨잖아요.
결국 모든 것은 시간을 다스릴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동시에 내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이 글을 보며 찬찬히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권합니다. 각자의 상황이 있기에 뭐가 맞고, 뭐가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생각할 시간이 없으면 끌려다닌다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끌려다니도록 방치한 건 나 자신이고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마음을 구별하고, 생각을 구별하고, 시간을 구별해야 합니다. 시작이 어렵다면, 저와 함께 하시죠.
계속해서 이곳에서 시간관리 인사이트를 나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