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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 수집가 May 22. 2024

흰머리로 사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선택이다.

2024년 지금 


아는 동생에게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취업을 해서 일을 하고 있다는 나에게


"언니면접 볼 때 흰머리 가지고 뭐라고 안 하던가요? "    

"응.. 뭐라 안 했지.."라고 대답을 해줬다. 

    

통화를 마치고서 생각해 보니까 내가 흰머리가 많은 사람이었는지를 잊고 지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력서를 넣을 때만 해도 흰머리 가지고 뭐라 하면 그냥 접어야지 했는데..   

  

지금 다니는 회사 면접에서는 '흰머리가 멋지시네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나의ㅡ머리색이 흰색인지 검은색인지를 잊게 되었다.     


물론 거울을 보면, 실사판 현실을 마주하지만 예전만큼 의식하지 않는 게  지금의 내 마음이고 내 태도인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그 후로 특별히 변한 일상은 없다. 보통사람으로서 통의 삶 속으로 스며드는중이며 가끔 다른 커뮤니티에 흰머리로 생겨나는 에피소드를 올리고 있을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예상하는 그런 상황도 있고

모든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그런 상황도 있다.   

  

글을 읽고 가장 많이 달리는 댓글 중에 하나는     

염색을 포기하고 흰머리로 살고 싶은데

아직은 용기가 나지 않고, 더 나이 들면 그때 하겠다는 그런 말들이 많다.    

 

오늘도 에피소드 하나를 올렸는데  50후반인 구독자 한분이 지금은 용기가 안나서 70 정도 되면 염색을 멈추고 흰머리로 살고 싶다는 그런 댓글을 달았다.     


그분의 심정도 충분히 공감이 된다.     


그분뿐만 아니라 죽을 때까지 염색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기에, 염색을 멈추고 흰머리로 사는 것이 모두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염색을 멈추고 흰머리로 사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서 내리는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흰머리로 살아남기를 선언한 후로 변화가 있다면 나의 내면이 점점 씩씩해져 가고 있으며, 때론 만족스럽게 때론 무심하게 흐름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래서 지금은 모든 게 그냥 좋고 좋고 더 좋다. 



흰머리가 멋지다는 말은 실컷 들었으니까
이제는 내가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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