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했다.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지 수개월이 지났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고, 나는 나의 하루하루를 제대로 쓰지 못하여 한계로 몰아붙였다. 매 직장에서 매 순간 나는 그렇게 일을 해왔다. 워커홀릭으로 포장하고 가면을 썼지만 내가 할 수 없는 것과 내 한계를 모르고 알려하지 않고 나를 우선시하지 않아 병이 들어 퇴사를 반복했다.
이번 퇴사가 다른 건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난 후, 나를 지키기 위한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유일한 가족인 남편을 위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일시정지 버튼을 누를 수 있게 되었다.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과거를 후회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불면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두려운 마음을 일단 인지하고 나서부터는 숨을 쉬는 매 순간이 괴롭다. 버림받을까 초초해하며 심연을 보지 않으려 가면을 쓰지 않고 나를 사랑해 주는 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는 잃지 않기 위해 관계가 망가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저 흐르는 대로 지켜보며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 이 여정의 끝에 또 다른 시련이 와도, 모든 결과가 나의 탓이 아님을 안다. 나의 가까운 사람들과 무엇보다 보듬어야 할 나 자신을 위해 다시 용기를 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