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 마을(개포동)과 달터마을(개포 2동). 이 두 마을은 ‘강남의 빛 뒤에 가려진 그림자’, 혹은 ‘불평등한 공간 속 어두운 우리의 자화상’으로 불리는 무허가 거주 구역이라는 별칭이 있었다. 이른바 ‘판자촌’.
대한민국에서 가장 지가(地價)가 높고 화려한 서울 강남의 달동네. 그곳을 다시 들여다본다.
[타워팰리스가 보이는 곳 뒷 이면의 구룡마을 판자촌]
사진 출처 http://cafe.naver.com/cultureportal/2022
88 올림픽이 시작될 서울의 도심 개발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서울시의 도시 미관 사업을 이유로 강남 지역의 여러 판자촌을 철거하는 과정 중에 개발 지역으로부터 밀려나는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구룡 마을은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사유지(私有地)에 갈 곳 없어진 철거민들이 어쩔 수 없이 무허가 건물을 지어 형성된 것이며, 달터 마을은 1978년부터 형성된 이후 1987년 개포고등학교를 지으면서 밀려난 사람들이 모여들어 집단 취락 지구로 변한 지역이다.
구룡 마을의 경우, 그린벨트로 묶인 지역이라는 이유로 강남구청에서 불법 주거지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사람이 살기 위해 필요한 기본 상하수도 시설, 전기 시설, 화장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었다. 따라서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으며, 60세 이상의 노인들, 저소득층인 생활 보호 대상자에 해당되어야 할 사람들은 복지 혜택조차 받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오․폐수 처리, 쓰레기 처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생활환경이 매우 열악했다.
이에 서울시는 구룡 마을 현지 거주민들에 대한 주거 대책이 미비하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SH공사 주도의 공영개발을 통한 도시 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현지 거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 1118가구와 분양 가구 1008가구 등 2126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조성하여 주거 대책을 마련해준다는 것이 계획의 주요 내용이었다. 더불어 개발 이익은 공공시설에 재투자하고 주위 환경과 조화되는 친환경적인 개발을 하겠다는 내용도 밝혔다.
또한 달터 근린공원 내에 위치한 무허가 판자촌 ‘달터 마을’도 정비하여 도시 내 푸른 숲을 조성하고 이를 주민에게 돌려주고자 했다. 달터 마을 역시 구룡 마을처럼 판자와 보온덮개 등을 활용한 목재 건물로 지어져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고, 화장실과 수도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생분야 또한 취약한 곳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거주민에게는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도심 내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등 공간 내에서의 공존이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다양한 방안의 시도가 이루어졌다.
구룡 마을과 달터 마을에 살고 있는 거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환경, 주거권에 대한 관심은 지자체뿐만 아니라 사회 여러 곳에서도 뜨겁게 지펴졌다. 추운 겨울, 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고생하실 어르신들께 연탄 나눔 봉사 활동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마을 경관을 개선하고자 마을 입구에 벽화를 그리는 사람들의 따듯한 손길도 이어졌다.
함께 나누며, 함께 공존하고 살아가는 우리 사회. 그 시작은 우리가 생활하는 주거 공간에서 시작된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따로 또 같이 공존할 때 서로의 인권이 존중되고 존중받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 다른 공간 속에서 함께 공존하고, 그 공간 속에서 최소한의 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공간에게 인권을 허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