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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들, 그리고 최선의 현재를 위하여

[Episode #47] 너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짧은 겨울 해가 저물고 난 후, 각자의 시간을 달려 만난 우리들.


 


지난 화요일 짧은 겨울 해가 저물자, 너비조아 가족들은 성북구에 위치한 한옥카페 ‘어반노마드’ 에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어반노마드는 여전히 따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는데요,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모든 것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 를 보기 좋았던 날. 너비조아의 47번째 시간을 달리는 소녀 상영회는 과연 어땠을까요? :)




내가 만난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일본 애니메이션은, 훌륭하다는 작품이 많아도 왠지 모르게 잘 찾아보게 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너의 이름은'을 재밌게 보고나서 다른 유명한 작품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의 이름은'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이 영화의 느낌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는 우리의 10대 시절의 일상적인 모습에 판타지를 가미한 스토리인데, 그것들이 과장되게 표현되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주인공들의 다양한 짝사랑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해졌고요."


"타임리프라고 하면 대부분 큰 일을 바꾸기 위해서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영화 속 마코토는 노래방 시간 늘리기, 어제 먹었던 음식 또 먹기와 같은 되게 사소한 것들에 사용한다는게 재밌었어요."




영화 속, 내가 발견한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영화 속에서 마코토와 치아키, 고스케가 캐치볼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잖아요. 캐치볼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들이 주로 미래에 관한 얘기들이더라구요. 앞으로 뭐 하고 싶어, 뭐가 될거야 하는 …. 그러면서 십대 때 나는 무슨 고민을 하고 살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살고있지? 하는 생각까지요."


"마코토가 처음에는 친구인 유리가 치아키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좋아하지 않으려고 치아키를 외면하잖아요? 그러나 타임리프 숫자가 줄어들고 자신의 배려가 결국 자신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감정에 솔직해진게 보기 좋았어요. 정말 인생은 한번 뿐이니까, 저도 앞으로 나를 위하고 내 감정에 솔직해야겠다 라는 다짐 같은 것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마코토가 시간을 한번 크게 돌리고 나서, 치아키를 향해 달려가는 장면이 꽤나 긴 시간동안, 마코토의 벅찬 호흡을 모두 보여주며 진행되는 장면을 보면서. 왜 이렇게까지 길게 잡아주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와 동시에 나는 뭔가를 위해 저렇게 전력을 다해 뛰었던 적이 있었던가, 문득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中



만약 나에게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저는 고등학교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돌아가서 무엇을 하고싶다거나, 하는건 딱히 없지만 그때의 그 조금은 철 없고 많은 걱정 없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죠?"

"제게 저런 능력이 있었다면 저는 당장 로또부터 사러 갔을 것 같아요. (웃음)"


"어느덧 2월이라 방학이 끝이 보이는데, 시간을 돌린다면 방학이 시작하기 직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이번이 졸업학기라서 새학기를 맞이한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거든요."


"2012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지금껏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한 해였는데, 뒤돌아보면 그 힘든 와중에도 소소한 행복들을 찾았던 것 같아요. 힘들었던 순간들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 때 느꼈던 소소한 행복들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어요."


"아주 어렸을 때, 친구들과 방과 후에 지금은 없는 비디오방에서 비디오를 빌려 다 같이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아련한 기분이 드는데, 타임리프를 하게 된다면 한 번쯤은 그 때로 돌아가 친구들과 영화 한 편을 꼭 보고 싶어요."


"사실 타임리프의 가장 좋은 점이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갈 수 있다는 점이겠지만, 저는 문득 아예 그런 생각도 없이 정말 어렸을때의 저로 돌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것처럼 '머리가 커버려'서 이젠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것들이 있는 것 같아서요."


"저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진다하더라도 굳이 쓰지 않을 것 같아요. 타임리프를 통해서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한 사람이 되거나 하더라도 결국 이런 것들에게 다시 발목을 언젠가 한 번쯤 잡히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있고. 오히려 저는 시간을 돌리지 않더라도 지금 제가 누리는 일상을 매 순간 소중하게 여기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할 것 같아요."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된 씨네토크




추운 겨울이지만 함께 모여 있기에 따뜻했던 저녁.

 함께 해주신 관객분들 덕분에, 모두가 한번 쯤 꿈꿔 본 시간여행을 잠시나마 떠날 수 있었습니다. 너비조아에서 함께 한 영화와 대화들을 통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길.




 

※ '너비조아' 상영회 리뷰는 상영회를 찾아주신 관객분들과 함께 작성되었습니다. 소중한 이야기를 나눠주신 관객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너도 비포선라이즈를 좋아했으면 좋겠어(너비조아)'는 매력적인 낯선 사람들과, 영화에 맞는 공간에서 함께 영화를 보고, 영화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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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비포선라이즈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 https://www.facebook.com/same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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