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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종근 Jan 25. 2022

과감함을 품은 안전제일주의

진격의 경영 일기 #027

새삼스럽지만 충격적입니다.

벌써 2022년 1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흐르다니 2월 중순 출시를 앞둔 마당이라

갑자기 오밤에 가슴 안이 뜨거워지고 긴장감이 몸을 에워쌉니다.






공정률 65%

공정률이 이제 막 절반을 넘었습니다.

일정 목표를 쫓아가다가도 늦춰지고 그러다가도 속도가 붙고

1,2 위 선수가 선두를 다투는 치열한 레이스를 보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서비스를 위하여 2개의 App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두 앱은 서로 다른 Client를 대상으로 합니다.

각각 서비스의 주문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할 App입니다.

개발자들이 어려워하고 손발이 부족한 이유도 이 탓입니다.

그래도 에리카의 책임감과 끈기, 클레어의 탁월한 업무 이해도로 인한 빠른 투입

그리고 이 둘의 팀워크는 APP 생산 공정률이 그래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오를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개발진과 이를 진두지휘하는 조커는

거의 두 달여 애먹고 고생하면서 작은 성과에도 크게 좋아하며

긍정적으로 달려오고 있는 동료들입니다.


이런 동료들에게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었다가

요 근래는 참 가슴이 저리고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이 고단한 전투에서 다들 잘 버텨주고 이겨내 주길 바랄 수밖에 없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이 싸움에서 결과는 나올 것이고

그 자체만으로도 모두에게 큰 영광과 기쁨의 보상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특허출원

이렇게 고생스럽게 만든 동료들의 작품과 족적이 허무하게 빼앗기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

특허출원을 서둘러 진행했습니다.

개발이 절반을 넘었고 개시가 이제 한 달도 안 남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꼭 밟아야 할 단계라고 판단했습니다.


우리는 우선 청춘레슬러와 개발중인 앱 서비스의 상표권을 각각 출원했고

우리 앱 서비스의 개념과 서비스가 구동되는 프로세스를 서비스 주문자의 프로세스, 서비스 제공자의 프로세스로 나누어 총 세 개의 특허를 출원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절하고 우리의 사업에 큰 관심을 가져주시는 변리사님을 만나게 되어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가 구동되는 프로세스 등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었고

덕분에 높은 이해도로 우리의 서비스를 출원하는데 큰 문제가 없겠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출원권으로 신청하다 보니 상표권 2개 , 특허권 3개를 신청하는데만 800만 원 정도가 지출되었습니다.

창업단계에서 긴축을 항상 요하는 마당이라 절대 적은 돈은 아니었습니다.

부담스러웠지만 추후의 더 큰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그래도 감당하기로 했습니다.









생존자금

이번 특허 출원이 어느 정도 진척이 보이면 기술보증기금으로 회사의 생존율을 조금 더 높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업 1년 차 동안은 우리는 큰 매출에 대한 기대보다는 시장에 안착하고 고객에게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알리고 수익 역시 브랜드, 상품 보완 개발에 재투자 의지가 높아 이런 정부의 정책자금이나 저금리 융자는 생존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생존을 운운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예측하고 있는 우리 서비스의 2022년 예상 매출이 사실 아주 낮지도 않습니다. 20억 원 내외의 매출 목표를 갖고 최소 1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겠다는 전망입니다.

이런 예상 매출은 리스크를 최대한 반영하여 보수적으로 예측하였습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예측과 가설이기 때문에 회사의 혈류를 돌게 할 현금 융통에 대한 계획은 꼼꼼히 세워두고 있습니다.






백엔드 개발자와 UI/UX 디자이너

'클레어'는 얼마 전 프론트 엔드 개발자 채용으로 고군분투하여 겨우 얻은 동료입니다.

보물 같은 클레어는 지금 정말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기 무섭게 또 채용 전투에 돌입했습니다.

이번에는 백엔드 개발자와 UI/UX 디자이너의 채용입니다.

사실 이 모두 이전에 한 번에 채용했으면 리소스, 비용적으로 편리하고

효율적이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1개월 단위로 세그먼트를 쪼개어 예산을 편성하고 리스크 관리를 하는 터라

언제나 풍전등화의 마음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력도 함부로 채용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단계에 맞춰 천천히 점진적으로 인내심 있게 채용 전투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주 다행인 것은 계속 아주 늦지 않게 필요한 사람들이 나타나 주는 행운이 따르고 있습니다.

로또 마인드처럼 보이겠지만 이번 백엔드 개발자와 UI/UX 디자이너도 행운이 따라

적시에 아니 아주 늦지만 않게 적격의 인재가 나타나 주길 바라고

그 인재께서 우리와 함께 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과감함을 품은 안전제일주의

이 창업을 시작했다는 자체가 '안전제일주의'와는 거리가 멀 수 있습니다.

강력한 경쟁자와 대결해야 하고

열악한 자본상태로 무기를 만들어야 하고

어디에 숨어있는지 모를 동료를 찾아내야 하고

적절한 병법과 이기는 비법을 모른 채 싸우며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메이트 조커와 청춘레슬러 창업을 결심하고 나서

창업 계획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했던 생각이 기억납니다.



어차피 시작한 사업
쫄다가 지느니
과감하게 가자


이 패기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 도망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요새 뭐하나 결정할 때 여러 번 몇 차례 생각하고 검토하게 됩니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그 농도가 꽤 짙은 편입니다.

처음에는 속도감 있게 딱. 딱. 딱 진행단계를 과감하게 밟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그 속도가 조금 느려졌습니다.


청춘레슬러 동료가 늘어나면서부터 입니다.

조커와 둘이 시작한 사업이 에리카, 에일리에 이어 클레어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곳에서 멋진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 동료들의 꿈과 미래에 혹여나 상처를 줄까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그러다 보니 역시나 결정은 과감하게 내리지만 그 과정에서 머릿속이 시커멓습니다.

아마 이것도 생존하고, 성장하고, 좋은 경영자로 거듭나는 과정일 것입니다.

분명히 단단해지고 든든해지는 과정이라 여기고 감당해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빈 사무실 불을 끄고 퇴근합니다.

아마 올해는 이렇게 흘러갈 것 같네요.

뭐 이런 고생들이 지나다 보면 일을 나눠해 주실 동료들도 늘고

언젠간 저한테도 멋지거나 편안한 밤들을 청춘 레슬러가 선사하지 않을까요?



전단지들만 흩뿌려진 빈 거리 말고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저녁거리를

공허하고 차가운 냄새의 새벽 거리 말고
음식 냄새 가득한 따뜻한 저녁거리를

저 먼 곳의 클랙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조용한 거리 말고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가득한 저녁거리를

내 퇴근 거리로 만드는 날이 언젠가 올 겁니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네요.

이만 퇴근할게요.

오늘도 청춘레슬러 이상무

02: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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