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엘리아나 May 03. 2024

철학 유튜브를 보낸 남자는 오빠가 처음이야!

내가 그와 연애하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유머스러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가치관과 코드가 잘 맞아서인지 친한 친구처럼 재미있었다. 그와 나눈 수많은 대화들 중 가장 좋았던 점은 이전 남자친구들과는 나누지 못했던 나의 인생 철학과 세계관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것이었다. 그리고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그와 나는 결이 비슷하다는 사람이라는  느끼며 한층 더 가까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유튜브 링크 하나를 보내왔다. 가끔 친구나 지인들에게 유튜브 링크를 받곤 했는데 대부분 화제의 영상이나 재미있는 영상들이었다. 당연히 남자친구도 비슷한 류의 영상을 보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보낸 것은 철학 유튜브였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그 누구에게도 철학 유튜브 링크는 받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선하면서도 반가워서 링크를 보자마자 바로 영상을 시청했다.

https://youtu.be/19iEEx-2hxk?si=QgVcPmiEeNIb9JPH


인생에 대한 철학과 신념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1분 내외의 쇼츠가 대세인 시대 대세를 거스르는 20분이 넘는 긴 영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함 없이 쏙쏙 들어오는 내용 전달이 정말 좋았다. 어렴풋이 느끼고 있지만 남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웠던 삶에 대한 긍정적 자세와 시선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니 내가 생각하삶에 대한 철학이 틀리지 않았음에 안도감을 느꼈다. 재작년쯤 '마흔에 읽는 니체'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는데 이 영상도 흥미롭게 본 걸 보면 나는 니체의 철학과 잘 맞는 것 같기도 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남자친구와 이 영상에 대한 대화를 긴 시간 함께 나누며 비슷한 삶의 지향점을 가졌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의 남자친구들에게는 충족하지 못했던 깊은 내면의 지적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자극적이고 가벼운 수많은 유튜브 영상들 속에서 이렇게 진귀한 영상을 찾아 보내준 남자친구에게 고마움도 느꼈다.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배우자를 베프같이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아직 이르지만 이 영상으로 남자친구가 베프가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나는 결혼에 대한 여러 조건들 중 대화가 통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와 , 서로의 베프이자 배우자가 될 수 있을까?

이전 05화 그는 듣고 싶어 하고 나에게는 어려운 단어 '오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