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로 Jul 09. 2023

서른 셋, 대한민국의 미혼 여성

챗 GPT도 피앙세 찾는 건 자세히 얘기 못 해주더라

서른 셋, 대한민국의 미혼 여성.


이렇게 적고 나니 좀 웃기다. 틀린 말 하나 없는데 왜 기분이 나빠지려하지.ㅋㅋㅋ 자격지심인가!!


아무쪼록 나랑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와 대화를 했다.

나 : "얼마 전에 친구 혼인신고 증인 차 참석하고 왔는데, 난 정말 잘 모르겠어...."

그녀 : "결혼을 하고 싶은데, 안 하고 싶어", "뭣 모를 때 결혼 했어야 하는데, 우리가 현실을 너무 알아버린 걸까!"

나 : "맞지.", "대충 타협하고 싶진 않다."

그녀 : "옳소! 이제껏 안했는데, 이것도, 대충은 안돼!"


여러 웃긴 지점이 많은데, 우리는 몇 해째 자기 짝꿍 찾기에 실패하고 있고, 그 이야기를 나눠왔다. 우리는 왜 자꾸 둘로의 회귀를 꿈꾸는가? 그들은 결혼해놓고 왜 우리보고는 결혼하지 말라고 하는 걸까? 진짜 결혼은 누구랑 하는 걸까? 애 보고 사는 건 정말 싫은데.. 사랑이 베이스인 결혼은 지금 이 나이에 어려운 걸까?


도대체 우리의 때는 누가 정하는 것인가? 공부하고, 졸업해서, 취업하고, 결혼하고, 애 놓고 그 다음은? 우리는 우리의 생은 어디서 벌어지는 것이고 무엇을 자꾸 준비하는 존재인가?

이 생을 앞에 두고 여전히 의문 가득하다. 나는. 심지어 나는 그간 쉴 틈 없이 연애를 해왔고, 그녀는 거의 웬만한 사람은 사귀지 않았다. 그러고도 우리 둘 다는 아직 혼자이지 않나. 많이 해보는 게 답인 거 같기도 하고, 그래봤자 알게 되는 거라곤 나 자신 밖에 없다. '아, 나는 이런 사람이랑 안 맞구나. 나는 이런 스타일의 사람을 좋아하는 구나.' 등등.


얼마나 더 울어야 하나. 얼마나 더 실패해야 하나. 이번 생에 딱 맞는 피앙세를 못 찾을 수도 있다 마음도 굳게 먹었지만 서도 기대를 아예 안 하진 않는다.


도대체 모든 때를 누가 정하나? 이 사회가 만들어놓은 프레임 안에, 우리는 대를 잇는 기계인가? 여자의 몸은 그저 출산해서 그 대를 이어주는 역할 밖에는 안되나?


내 일도 마찬가지다.

나는 뭐까지 팔아먹어야 할까? 내 시간을 팔았고, 팔 수 있는 건 다 팔았는데(성sex 빼고), 이제는 진짜 이미지도 팔아먹어야 먹고 살 수 있는 걸까? 그게 맞나? 이미지는 휘발될텐데. 소비될텐데,

내 영혼은 괜찮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유사연애_May 25th 201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