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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 Apr 18. 2023

녹음방초 승화시

아름다운 약속 이야기 Poetry Sapiens <56>

봄의 변명


나는 낯선 곳에서 오지 않았다.

파란 윤슬이 출렁이는 고독한 섬을 떠나

남쪽 바다 파도를 타고 왔음을 고백한다

    

얇은 브라우스를 은 도시의 숙녀에게 먼저 갔을 뿐이다


그러나 그녀를 유혹하지 않았는데

그의 뺨이 화끈거리는 이유를 알수 없다     


체온 그리고 향기

나를 핑계로 저렇게 환하게 웃고 다닌다

봄 또는 미풍

너 때문이라고 우긴다     


목덜미를 타고 내리는 따스함으로

그녀의 속에 씨를뿌리며

꽃으로 완성하여     

팔뚝에 힘줄세운 그에게


굳은 약속 함께 드리고 싶어

안달이 난다  

                       <지선>


        

<芝仙>

첫 새벽에 깨워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4호선 갈아타고 부지런히 가고 있습니다.

서정은 지금 백련산을 걷고 있겠죠?

    

<西汀>

예~, 백련산 고독한 길 걷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잘 다녀오세요.

얘기거리 많이 챙겨 오시구요. 낼도 좋은 추억 만드세요.

 지척에 계신 것과 안 계신 것과의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이야~.     


<芝仙>

동지! 좋은 아침이에요. 일어나셨겠지요?

깊은 산속 팬션에서 고 일어났더니 아침공기가 상쾌합니다.

너무 조용하여 새소리 물소리만 들리고

사방이 초록 숲 에 둘러싸여 낙원에 온 것 같습니다.

 돌아가서 세세히 자랑하리이다.     


<西汀>

신선대에 몸담은 모습입니다. 오늘도 즐겁게 지내시다가 돌아오십시오.

무사귀경 바랍니다.

녹음방초 승화시(綠陰芳草 勝花時)라.

 예로부터 꽃피는 봄보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 초입이 더 좋다 했지요.     


<芝仙>

그런 싯귀도 있었군요. 맞아요. 산천초목 무성한 푸르른 여름이 더 좋아요.

카페에 글 하나 올렸어요.     


<西汀>

아~, 보았습니다.

‘태백산에서 산나물을 뜯으며’   

멋져요.


"자연은 참으로 위대한 시 그 자체였다.       

도시 속에 갇혀 시를 쓰는 시인들     

죽은 문자로 시를 짓고 노래하는 것이

얼마나 미련한 언어의 장난인가?     

박제되어버린 굳은 감정을 인터넷 자판기 속에 새겨 놓고     

대자연에 대하여 얼마나 위선을 떨며

 음정 틀린 노래를 부르고 있는가?     

     

태백산은 어진 미소를 지으며     

시인이고 싶은 자들이여!     

 '감히 몇 자

죽은  문자로 詩라 노래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

 하는 것 같다.     


새겨듣고, 깨우쳐 가리라."

 

詩 됩니다.

           원초적 본능으로 시를 쓰는 동지여~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오래 전부터, 그리고 오래도록 !


                                               <2023.4.20 大 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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