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쓰기 운동본부 찾아가는 길<19>
나는 평생 글을 써오면서도 한 편의 글, 한 건의 기사를 쓸때마다 늘 두려움에 부딪힌다. 나의 글을 읽는이가 얼마만큼 공감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조바심 때문이다.
혹시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감정에 치우친 것은 아닐까. 표현이 과격하거나 과장된 것은 아닐까. 논리의 비약에 빠진 것은 아닐까. 만일 어떤 부분에 반론을 제기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가 등의 조바심이 원고를 넘기기 전까지 나를 수줍게 만든다.
그래서 생긴 버릇이 ‘글 숙성하기’이다. 머리 속을 쏜살같이 지나가는 단상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해두었다가 글로 옮겨놓은 후 컴퓨터에 며칠이고 담가두었다가 수시로 꺼내어 오류들을 수정해 나가는 것이다. 이 때 억지로 원래의 글을 고치려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 속을 섬광처럼 지나갔던 처음의 글귀들이 갖고있는 신선함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3일쯤 글을 묵혀두면 숙성된 글이 된다.
내 경험으로 보아서 쓰기가 제일 어려운 글은 수필(수상)이다. 수필은 마음 속의 후미진 곳까지를 다 보여주어야 꼴을 갖추는 글이기 때문이다. 과장이나 허식이나 거짓이 끼어들어서는 수필의 맛을 내기 어렵다. 깊은 상념과 풍부한 감상 순진무구한 마음 뽄새가 그대로 투영되어야 아름다운 수필이 된다.
흙탕물에서 맑은 물을 떠 올 수 없고 깨끗한 샘이라야 맑은 물을 퍼올 수 있듯이 마음이 청정한 상태라야 맑고 우아한 수필을 엮을 수 있다. 좋은 글 아름다운 수필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밭을 단정하게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