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없이 취미로 닮아가는 사랑의 공식
처음 만났을 땐, 서로 성격이 꽤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둘 다 같이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계획적인 성향이라 금방 통했거든요. 단체보다 둘이 있는 게 편했고, 약속 시간도 항상 지키는 타입이었죠.
그런데 MBTI 검사를 해보니 아내는 INFJ, 남편은 ISTJ.
생각보다 다른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더 궁금해졌어요. 이렇게 다른 우리가 왜 잘 맞을까?
INFJ는 감성적이고 내면의 세계가 깊은 편이에요.
감정을 섬세하게 느끼고, 타인의 기분도 잘 읽어요.
반면 ISTJ는 현실적이고 책임감이 강해요.
감정보다 사실과 논리를 중심에 두는 스타일이죠.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부터
대화할 때 쓰는 언어, 결정하는 기준까지
정말 많은 부분이 달랐어요.
한 사람은 마음을 느끼고, 다른 한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죠.
이런 차이를 알게 된 후,
서로를 바꾸려고 하지 않기로 했어요.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지 않고,
그냥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받아들이기로요.
이 한마디가 우리 관계를 많이 부드럽게 만들어줬어요.
누군가 실수하거나 삐끗해도,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면 크게 다툴 일이 없더라고요.
우리만의 작은 약속 같은 말이에요.
성향은 다르지만, 그래서 더 잘 맞기도 해요.
INFJ는 감정의 뉘앙스를 잘 읽지만, 가끔은 결정이 느려지고 혼자 머릿속에 빠져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ISTJ 남편은 명확하게 방향을 잡아줘요.
“이건 이렇게 하자.” 하고 말이죠.
반대로, 남편이 감정 표현에 서툴 때는
아내가 먼저 분위기를 살피고 다가가요.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되더라고요.
굳이 나누지 않아도, 서로가 필요한 걸 알아차리는 게 참 신기해요.
저희는 정말 많은 걸 함께해요.
러닝, 헬스, 기타, 피아노, 골프, 유튜브 채널까지.
취미가 비슷하니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아졌어요.
처음엔 아내가 운동을 잘 못해서 주눅 들 때도 있었지만,
남편은 그런 모습이 안쓰럽고 속상해서 도와주려 애썼어요.
툭툭 던지는 말로 오해가 생긴 적도 있지만,
결국은 솔직한 대화로 풀어냈고,
지금은 함께 운동하는 시간이 제일 즐거운 시간이 됐어요.
성장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남편은 뿌듯함을 느끼고,
그런 남편을 보며 아내는 점점 자신감을 얻어요.
저희는 서로를 구속하지 않아요.
일정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고, 상대도 “다녀와~” 하며 흔쾌히 보내줘요. 회식이 있어도 가능하면 일찍 들어오려고 하고, 약속이 생기면 “같이 갈래?” 하고 자연스럽게 권해요.
연락도 알아서 잘해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나누는 게 당연하고,
둘이만 있으면 웃기게도 귀여운 모습이 자꾸 나와요.
이건 아마 ‘신뢰’가 만들어주는 여유 같아요.
같이 지내다 보니 말투도, 표정도 점점 닮아가요.
우리는 여전히 INFJ와 ISTJ지만,
조금씩, 천천히 서로를 닮아가는 중이에요.
싸우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서로를 먼저 생각하게 돼요.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
그 다름이 오히려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이유가 되더라고요.
INFJ 아내와 ISTJ 남편.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씩 배워가며 닮아가는 중이에요.
다음 이야기
저희는 싸우지 않아요.
정확히 말하면, '싸워야 할 일'이 생기기 전에 서로의 신호를 잘 읽어요. 물론 의견이 다를 때도 있지만, 그걸 싸움으로 만들지 않는 비결이 있어요.
다음 편에서는, 우리가 다투지 않고도 오래오래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던 작은 습관들과 마음가짐에 대해 나눠보려 해요.
[예고] 싸우지 않는 부부의 비법
-잘 통하는 관계의 5가지 공통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