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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플랜 한종완 Sep 21. 2020

끝내 코로나 블루가 찾아왔다

마음의 병을 앓는 청년들

지난해 겨울 중국 신종 폐렴 기사가 짧게 보도됐을 때 누가 감히 코로나 팬데믹을 예상했을까. 지난 2월 대구발 확산을 보면서도 코로나 유행이 지금까지 이어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다. 범세계적인 대응 기준만을 놓고 보자면 우리나라는 분명 선방하고 있지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태에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육체를 무너뜨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마음을 무너뜨리는 코로나 블루가 창궐한 것이다.


빨간불 켜진 2030 정신건강

올해 6월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자살률은 전년도에 비해 5% 이상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도 별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30 청년을 중심으로 한 자살 관련 통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며 전체 자살률까지 역전시키고 있다.


(한겨레 - ‘코로나 블루’ 앓는 청년들…2030 자해·우울증 확 늘었다, 2020.09.14)


통계가 보여주는 청년층 정신건강 문제는 더욱 분명하다. 2020년 상반기 청년층 자해에 대한 진료 건수가 작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국민 전체로 보아도 자해 발생 진료 증가율이 35.9%로 높은 편인데, 20대와 30대는 각각 80.5%, 87.2%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우울증 진료 건수 역시 20대는 작년에 비해 28.3%, 30대는 14.7% 늘어났다. 정신과 진료에 거부감이 높은 국내 정서를 고려하면 실제 자해나 우울증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음이 약해서라고?

쉽게 찾을 수 있는 반응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나약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애석하게도 재난상황은 취약계층을 먼저 덮친다.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대폭 축소했고 자영업자 역시 매출 타격으로 아르바이트생을 줄여나가고 있다.


자료 = 알바몬


가뜩이나 좁은 청년 취업시장이 더욱 얼어붙어 버렸다. 지난 8월 알바몬이 20대 남녀 44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유 2위가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1위를 차지한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곪을 대로 곪은 청년고용시장 불안코로나 장기화를 맞아 터져 버린 것이다.


마음에도 방역이 필요하다

코로나 블루는 비단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등 고용불안정성이 높은 계층에서 삶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서민의 삶이 팍팍해질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복권 역시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작년 대비 10% 이상 급증했다. 대학이나 지자체에서도 부랴부랴 심리상담 서비스나 자살예방교육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한 방역이나 정책도 중요하지만, 정신건강까지 보호하는 심리적 방역대책이 함께 확충돼야 하지 않을까.



올라플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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