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본 카피가 마음에 안 들 때 꺼내보세요
평소 글을 자주 쓰는 분들에게도 카피라이팅은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짧은 글 안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압축해서 담는 일은 엄청난 양의 생각과 고민을 요구하죠.
결국 꾸준한 연습이 답입니다. 다양한 기업들의 광고, 콘텐츠, 랜딩페이지 등에 쓰인 카피 결과물들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 카피의 기획단계로 거슬러 올라가 보세요. 그 카피를 쓴 사람이 어떤 생각과 의도를 가지고 이 카피를 썼을지를 고민하다 보면 카피를 쓰는 다양한 방법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건지 막막하실 것 같아 몇몇 기업들의 예시와 함께 10가지의 카피라이팅 방법을 도출해 봤습니다. 이 10가지에 더해 여러분만의 방법들을 20가지, 30가지로 꾸준하게 늘려보세요. 다양한 방법들을 내 것으로 소화할수록 써내는 카피들의 퀄리티는 점점 더 좋아질 겁니다.
지나가다 누가 말을 걸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말을 듣습니다. 누가 봐도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시선까지 더해지면 '네? 저요?'라며 주목하게 되죠.
말은 글보다 훨씬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소통 수단입니다. 글도 말을 거는 것처럼 써보세요. 상대(타깃 고객)의 속마음을 정확히 겨냥한 구어체 문장과 함께 이모지, 캐릭터, 모델 등의 시선(=눈)을 배치하면 상대를 강하게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인스타를 내리다가 내가 쓴 카피를 마주한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왜 이런 걸 만들었는지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스크롤 밑에 내 관심사에 딱 들어맞는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의 장벽이 높은 상태죠.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카피는 이런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노출됩니다.
도파민에 빠져 스크롤을 내리고 있는 사람
여기저기 인터넷 창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찾는 사람
차를 타고 쌩 지나가는 사람 (옥외광고, 버스광고)
환승을 위해 바쁘게 통로를 걷는 사람 (지하철 스크린 광고)
...
그들의 주의를 끌어오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들을 지칭해서 부르는 겁니다. 카피를 통해 만나고 싶은 집단을 구체적인 단어로 불러보세요. 카피를 마주한 사람이 '오 이거 나를 위한 이야기네?'라고 느낄 수 있게요.
(효율이 높은 광고 소재를 기획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가이드를 참고해 보세요.)
같은 이유로 카피는 짧을수록 좋습니다. 길이가 짧아야 스치면서 봐도 단번에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떤 단어를 빼야 할지 모르겠다면 먼저 형용사와 부사를 빼봅니다. 이후 남은 문장에서 한 단어씩 빼고 읽어보면서 각 단어들의 가치를 가늠해 봅니다. 빼도 의미를 전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면 빼면 됩니다.
만약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거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다른 단어를 빼거나, 남은 단어 중 일부를 다른 단어로 대체하거나, 두 단어에 담긴 의미를 한 단어로 합쳐보면서 보면서 문장을 다듬어갑니다.
(짧은데 재미도 있고 + 읽는 맛도 있으면서 + 브랜드의 메시지와 태도까지 전해지는 카피를 쓰는 분들이 카피라이터분들입니다. 이래서 카피가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제품 그 자체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 제품을 통해 얻게 될 가치, 내 이상적인 미래에 관심이 있죠. 세상을 뒤흔드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오픈 AI도 챗 GPT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상대가 얻게 될 가치를 브랜드의 말이 아닌 고객의 말로 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의 말보다 그 제품을 써본 또 다른 사람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죠.
제품을 경험해 본 고객의 리뷰나 평가는 그 자체로 훌륭한 카피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사용해 보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귀 기울여 보세요. (혹은 고객이 이 제품을 사용하고 하게 될 감탄을 상상하며 카피를 써보세요.)
카피라이터 정철님의 책을 읽고 알게 된 방법입니다. 카피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쓰세요'라는 말은 그 자체로 추상적입니다. '얼마나 구체적으로 써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죠.
카피를 읽고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 충분히 구체적인 카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피를 쓰는 목적은 '맞춤법 100점'이 아닙니다. 우리의 메시지를 고객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기는 것이죠.
사람들은 뻔한 것보다 새로운 것에 더 주목합니다. 상식의 틀을 깨는 말들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유지하는 선에서 문법을 살짝 비틀어 신선한 느낌이 들게 적어보세요.
제품에 만족한 고객들은 브랜드(=그 제품을 파는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제품을 통해 어느 정도 인정받은 브랜드라면 제품을 소개하는 카피뿐 아니라 브랜드를 소개하는 카피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단순히 취급하는 제품, 서비스 이상의 '존재 이유'를 말해야 합니다. 지식과 시사를 다루는 뉴스레터 서비스로 많은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뉴닉'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이렇게 재정의했네요.
모든 브랜드가 나이키나 애플처럼 멋진 슬로건 카피를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브랜드의 진정성이 담긴 담백한 글이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상대의 예측을 깨는 것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구독이 아닌 '한 번의 결제로 소유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 원스는 랜딩페이지 첫 화면을 창업자의 편지로 채웠습니다. 짧은 헤드카피와 서브카피를 예상하는 고객에게 전혀 다른 형태로 메시지를 전했죠.
(긴 글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세일즈 글쓰기를 연습하고 싶은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해 보세요!)
'고객에게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한다'는 본연의 목적에만 충실하다면, 문법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효과적인 카피를 쓸 수 있습니다.
플랜브로는 1~10인 규모 조직에 특화된 1:1 맞춤 마케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초기 고객을 효과적으로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여기에서 고민을 해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