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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브로 박상훈 May 13. 2021

좋은 광고 소재를 만드는 7단계 여정

고객이 쓰는 채널에, 고객이 쓰는 언어로 만듭니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파는 과정 중 빠지지 않는 두 단계가 있습니다. 완성된 제품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만드는 일과 그 페이지로 사람들을 데려오는 일. 크라우드펀딩도 똑같습니다. 열심히 스토리를 만들어 프로젝트를 오픈하고 가만히 있으면, 펀딩액도 가만히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를 보러 올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찾아가야 하죠.


펀딩이든 일반 쇼핑몰이든, 상세페이지가 제대로 만들어졌다는 가정하에 마케터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되도록 저렴한 비용으로 우리 제품에 관심이 있을만한 사람을 데려오는 일입니다. 구매는 제품이 일으키죠. '우리 제품에 관심이 있을만한 사람'을 찾는 일은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광고 매체가 합니다. 우리는 그 매체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세팅만 하면 됩니다.


'되도록 저렴한 비용'은 좋은 광고 소재가 만듭니다. 뛰어난 기술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죠. 마케터라는 인간이 소비자라는 인간에게 거는 '말'이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직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처음 소재를 만드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가이드를 마련해 봤습니다. 소재 제작은 마케터의 기본 업무 중 하나입니다. 마케터가 없는 기업의 대표님, 처음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시는 마케터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먼저, 광고를 볼 사람의 상황을 그려봅니다. 


우리는 지금 눈앞에 보이지 않는 어떤 사람에게 말을 걸려고 합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생각이 안나죠.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만드는 게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실내 자전거를 판다고 했을 때, ‘25~30 여성’이라는 막연한 타깃에게 말을 걸려고 하면 이런 뻔한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 20대 후반 여성도 쉽게 탈 수 있는 예쁜 디자인의 자전거가 있어요! 
하지만 타깃을 ‘코로나 때문에 헬스장은 못 가고, 집이 좁아서 홈트도 못하고, 사실상 운동을 반쯤 포기하고 있지만, 머릿속으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금은 재택근무를 주로 하는 여성’이라고 그려보면 좀 더 친근하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 헬스장 못 가서 매일 소파에 누워 폰만 보시는 분? or 업무 다 끝나셨나요? 업무 보던 그 공간, 헬스장으로 바꿔보세요.  


타깃의 상황을 최소 5가지 이상, 그에 따른 메시지와 함께 적어보세요. 이건 아직 카피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멋진 카피를 쓰려고 하면 부담됩니다. 스토리 제작 단계에서 스터디를 제대로 했다면, 우리 제품의 소구 포인트가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을 겁니다. 각 소구에 반응할 사람들의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소재에 쓰일 언어를 미리 수집해 봅니다.



2. 채널을 설정합니다.  


1의 과정에서 그려본 그 사람은 어떤 채널을 주로 사용할까요? 대한민국 사람이 사용하는 채널들은 어차피 다 비슷비슷합니다.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구글(+유튜브) 등이죠.


연령대, 사용기기(모바일/PC), 사용시간,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 등을 고려해 채널을 설정합니다. 잘 모르겠다면 일단 제일 대중성이 높은 채널과 지면으로 시작합니다. 우리 제품에 맞는 광고 채널은 누가 딱 정해줄 수 없습니다. 직접 비용을 집행해 보면서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와디즈 펀딩을 할 때는 주로 와디즈 비즈센터에서 제공하는 타깃 광고, 와디즈의 앱이나 카카오 플러스 친구를 활용하는 푸시 광고, 와디즈 플랫폼 내 배너 광고 등을 믹스해서 활용합니다.)



3. 선정한 채널의 우수 광고를 직접 경험해 봅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첫 광고 채널을 카카오모먼트로 정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지금 바로 스마트폰을 한 번 켜볼까요? 카카오톡에 들어가면 채팅 목록 맨 위에 회색 배경의 광고가 하나 보입니다. 그게 여러분을 타기팅하고 있는 기업의 비즈보드 광고입니다. 옆에 동료가 있다면, 동료의 폰도 켜보세요. 똑같은 지면이라도 다른 소재가 노출되는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카카오모먼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광고지면


광고 지면들을 자주 들여다보면서 흥미로운 광고들은 다 눌러보세요. 어떤 점(이미지, 카피 등)이 흥미로워서 눌렀는지 생각해 보고, 클릭하고 들어갔을 때 어떤 페이지가 나오는지도 함께 봅니다. 펀딩 프로젝트라면 스토리가 뜨겠죠. 광고 소재 안의 메시지가 클릭 후 연결되는 페이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와 잘 연결되는 광고가 좋은 광고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직접 광고를 체험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만약 특정 기업의 배너 광고를 보고 싶은데 나한테 잘 안 뜬다면, 모바일로 그 기업의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이것저것 눌러보세요. 타기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곧 여러분을 관심 고객으로 인지하고 멋진 광고를 보여줄 겁니다. 


(메타에서 운영하는 광고 라이브러리에서 관심 기업이 집행하고 있는 메타 광고를 확인해 볼 수도 있습니다.)



4. 카피를 적습니다.  


제일 어려운 단계 중 하나입니다. 정답이 없는 영역이고, 잘 쓰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 제가 감히 논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딱 한 가지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일상에서 쓰는 언어를 쓰세요."


우리는 이미 1번에서 고객을 풍성하게 그림으로 그려봤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우리가 걸어야 할 말도 나열해 봤습니다. 그 말들을 다듬으면 카피가 됩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막막할 땐, 이미 쓰인 멋진 카피들을 역으로 분석해 보면서 힌트를 얻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 캡처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 캡처


유튜브는 고객들이 유튜브를 보면서 겪는 불편, 문제 상황을 누구보다 구체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화면을 끄면 영상이 꺼지고, 몰입을 깨는 광고가 나오고, 오프라인에서는 좋아하는 영상을 못 보는 상황이죠.  


유튜브는 이를 구구절절 말하지 않습니다. ‘왜다들 그럴 때 있잖아’라는 짧은 일상의 언어 + 이미지/영상으로 전합니다. 우리 소구 포인트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일상에서 잘 안 쓰는 말('연속 스트리밍 서비스 무제한 제공!'이라던가),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말('엄청나게 빠른 다운로드 속도!'같은 말)은 되도록 안 쓰는 게 좋습니다. 



5. 시각화 방법을 정합니다.  


카피는 보통 짧습니다. 고객이 그 짧은 카피의 의미를 더 빠르게, 더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사진, 영상, 디자인 등을 함께 배치하면 좋습니다. 일부 광고 지면에서는 한 줄의 카피와 작은 이미지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도록 제작툴을 매체에서 제공하기도 합니다.  


제대로 만들려면 디자이너의 도움이 조금 필요하지만, 소구 테스트 단계에서는 마케터가 직접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카드 뉴스 디자인 템플릿 사이트, 저작권 걱정 없는 무료 이미지와 폰트, 포토샵보다 간단한 디자인 툴 등 조금만 찾아보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디자인 편집할 때 쉽게 쓸 수 있는 포토스케이프


내가 원하는 채널과 노출 지면의 가이드도 함께 검색해, 그 사이즈와 크기에 맞게 제작해 봅니다. 처음에 만들어보기 좋은 소재 사이즈는 아래와 같습니다. 


1080*1080 px (인스타그램용)

1200*600 px (네이버 GFA & 카카오모먼트용)




6. 렌딩페이지를 점검합니다.  


이제 다 왔습니다. 광고를 집행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렌딩페이지를 한 번 체크해 보세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점검해 보면 좋습니다. 


인트로는 충분히 매력적인지

소재를 보고 들어온 고객이 찾을 정보가 잘 나열되어 있는지

길이는 적당한지

올려놓은 파일들이 너무 무거워 로딩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지 



7. 여러 소재를 만들면서 소비자가 좋아하는 소재를 찾습니다.  


이제 광고를 집행합니다. 소재를 만드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건, 이게 소비자가 좋아하는 소재인지를 판단하는 겁니다. 판단은 소비자가 해줄 겁니다. CPC, CTR 등의 광고 수치들이 안 좋은 경우, 매체의 세팅보다는 소재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헤드카피, 서브카피, 시각화(그림의 배치, 글자의 배치, 사진 변경 등) 이 세 가지를 각각 열 가지씩 만들면 같은 소구여도 1,000번의 테스트가 가능합니다. 좋은 소재를 찾는 일은 천부적인 재능보다는 집념 있는 노력의 분야에 가깝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만들다 보면 고객의 클릭을 유도하는 소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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