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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니바 May 11. 2022

피자집 피자 부럽지가 않어

전자레인지로 홈메이드 양배추 피자 만들기

가끔 피자집들은 광고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50% 세일! 단 일주일간 피자 한판 더!


할인행사에 솔깃해 피자 광고가 한번 눈에 들어오면 유명 포털 사이트 메인화면, 각종 SNS 등지에서 피자의 유혹이 쉼 없이 밀려든다. 이들 광고 속에서 피자는 스테이크, 새우, 페퍼로니 등 먹음직스러운 토핑을 가득 안고 빙글빙글 돈다. 마치 '지금 당장 피자를 주문하세요' 최면이라도 걸듯이. 그러다 마침내 필살기를 선보인다.


고양이처럼 쭈~욱 기지개를 켜는 치즈.

피자 광고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여기서 광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배달앱을 켜면 영락없이 피자를 시키게 되어있다. / 출처: [청년 피자] 광고 영상 캡처




신입시절 만나 알게 된 한 여자 선배가 있었다. 상담사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주된 업무였던 그녀는 치즈 덕후였다. 그녀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치즈가 스트레스 해소에 그렇게 좋대!

퇴근  그녀를 만나게 되는 날이면 종종 치즈가 가득 올라간 떡볶이, 그라탱, 파스타와 같은 음식들을 먹었다. 치즈의 마법인지 기분 탓인지 정말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같았다. 이후 나의  어딘가에 ‘치즈 =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음식이라 새겨져 있었다.


그러니 피자 광고에 유난히 눈길이 가는 날은 십중팔구 피자보단 치즈가 먹고 싶은 날이다. 이 악마 같은 광고쟁이들은 이런 고객들의 심리를 다 알고 피자 광고를 만든 것이 틀림없다.



역시 피자를 먹어야겠어!


피자를 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으니 피자 광고는 성공한 셈이었다. , 피자보단 피자 위의 치즈가 먹고 싶은 것이 피자집 피자 대신 냉장고를 털어 홈메이드 피자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냉장고에는 양배추와 양파, 계란이 있었주방 한켠엔 얼마 전에  고구마가 남아 있었다. 동그랗게 썰린 고구마의 모습을 상상했다. 피자 위에 올려 놓으면 마치 페퍼로니처럼 보일 것 같았다. 토마토소스와 치즈는 후다닥 편의점에서 공수했다.


결정적으로 피자를 어떻게 구울 것인가 잠시 고민했다. 작은 가정집 부엌엔 멋스럽게 피자를 구워줄 화덕 따윈 없었다. 대신 몇 분 안에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줄 전자레인지가 있었다. 이만하면 피자집 피자 부럽지 않은 양배추 피자 만들기에 충분하다.



피자집 피자 부럽지가 않어

양배추 피자



[요리 재료]

양배추 100g , 고구마 1개, 양파 1/2, 계란 2개, 새우 30g,  토마토소스 4큰술,  허브맛 솔트 1 티스푼,  타피오카 전분 2큰술, 치즈 (자연치즈 80% 이상 추천), 블랙 올리브,  파슬리



[만드는 법]

1. 고구마는 전자레인지에 3분간 돌려 삶아준다. (살짝 설익어도 OK!)


2. 양배추와 양파, 삶은 고구마, 블랙올리브를 얇게 썰어준다.


3. 썰어놓은 양배추와 양파에 계란, 타피오카 전분, 허브맛 솔트를 넣고 잘 섞는다.


4. 썰어놓은 고구마 절반을 접시 바닥에 깔고 양배추 반죽을 올린 뒤 토마토소스를 뿌린다. (토마토소스 대신 케첩과 머스타드 소스를 섞어발라도 괜찮음!)


5. 남은 고구마와 새우, 치즈,  블랙 올리브를 올리고 전자레인지에 9분~10분 정도 돌린다.


6. 피자집 피자 못지않은 홈메이드 양배추 피자 완성!



밀가루 없이 양배추와 계란, 고구마로 이뤄진 양배추 피자묘하게 중독적이다. 계란찜과 빵의 중간쯤 되는 식감에 고소한 치즈, 달달한 양배추일품이다. 밀가루 도우로 만든 피자집 피자 전혀 부럽지가 않은 맛이다.




요즘 치즈의 위로가 필요한 일이 있었던가


쫄깃쫄깃한 피자치즈를 곱씹으며 생각했다. 퇴사 이후 어쩌다 보니 시작한 유튜브에 너무 힘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보기에도 한 없이 부족해 보이는 글쓰기 실력에 조금은 좌절하고 있었던 게 아닌지. 나도 모르게 머리속을 헤집던 잡생각들을 고맙게도 치즈가 싹 다 날려 주었다. 치즈의 풍부한 단백질은 탄수화물의 흡수를 늦춰주고 혈당 수치의 균형을 잡아줘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고 한다.


오늘 하루 잘 먹고 무사히 보냈으면 되었지 뭐!


요리 시간만큼이나 접시가 비워지는 시간도 짧았다. 양배추 피자  판을 뚝딱 해치운  기분 좋게 부푼 배를 두드렸다.


음식이 주는 위로는 운명처럼 다가오지만 결코 소란스럽지 않다. 역시 요리하길 잘했다.






*자세한 요리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이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하거나 2차 편집 및 재업로드를 금지합니다.

*본 영상과 글은 광고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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