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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니바 Jun 15. 2022

비 오는 날엔 역시 감자전이지

여름에 먹으면 더 맛있는 감자 호박전

벌써 장마가 오려는 걸까. 최근 들어 하늘이 흐렸다 맑아지기를 반복하더니 기어이 오늘은 참았던 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전시 기획자로 일하던 직장인 시절에는 비 오는 날이 싫었다. 전시 관련 업무는 유난히 외부 출장과 현장 업무가 많았다. 때문에 비가 오면 여러모로 골치 아픈 일들이 발생하곤 했다.


특히 재작년쯤엔 실외 전시의 진행을 맡았었는데 한강공원까지 잠기는 기록적인 장마로  차례 위기가 왔었다. 위기는  밤샘 야근으로 이어졌고   내내 만성피로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비가 와도  일상이 달라질 위험 따윈 없었다.


출처 : 픽사베이


커다란 유리창은 어느새 투명한 빗금들로 가득했다. 창밖을 바라보며 빗소리에 잠시 멍을 때렸다. 오랜만에 집중에서 듣는 빗소리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묘한 힘이 있었다.


톡 토톡 톡톡톡


문득 리드미컬하면서도 불규칙한 빗소리가 팬 위에서 지글지글거리는 전 익는 소리와 겹쳐 들렸다. 시계를 보니 벌써 식사시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러니 다들 비 오는 날에
전을 부쳐먹는 건가?


빗소리와 전 부치는 소리는 분명 닮았다. 비 오는 날에 전이 당기는 건 본능이자 과학임에 틀림없다.


역시 전을 좀 부쳐볼까 생각하며 부엌을 뒤졌다. 얼마 전 시장에서 사 온 감자와 애호박이 남아있었다. 날이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는 6월은 감자가 가장 맛있는 때다. 포실포실한 제철 감자와 익힐수록 달달한 애호박을 함께 전으로 부쳐먹으면 썩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감자 호박전]


[재료]

감자 1개 (200g), 애호박 1/3, 계란 3개, 소금 1.5 티스푼, 후추, 파슬리, 올리브유



[만드는 법]    

1. 감자와 애호박을 얇게 썬다


2. 올리브유 두른 팬에 감자와 애호박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3. 계란물에 소금, 후추, 파슬리, 볶은 감자와 애호박을 넣고 잘 섞는다.


4. 올리브유 두른 팬에 반죽을 앞 뒤로 뒤집어가며 노릇하게 굽는다.


5. 완성! 쫀득쫀득 맛있는 감자 호박전을 꿀꺽한다.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부침가루 대신 계란을 넣었는데 감자가 지닌 전분 덕분인지 계란만으로 찢어짐 없이 예쁜 전 모양이 나왔다. 지글지글 노랗게 익어가는 감자 사이로 슬쩍 비치는 푸른 애호박에 침이 꼴딱 넘어갔다. 애호박 본연의 아삭하고 달달한 식감을 즐기기엔 전으로 부쳐먹는것 만한게 없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배경 삼아 뜨근뜨근한 전을 한 입 베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다는 강원도 감자, 그것도 6월 햇감자라며 자랑스레 푯말을 걸어놓았던 시장 상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정도면 자랑스러워할 만하네. 감자는 포근포근 쫀득쫀득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다. 달달한 애호박과 함께 먹으니 안 그래도 맛있는 감자가 더욱 꿀맛이었다.


여름의 햇감자는 사과보다 3배 많은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다. 여름이 제철인 애호박 또한 더워질수록 영양가가 높아지는 채소다. 비 내리는 여름날, 제철 감자와 애호박으로 만든 전은 맛도 영양도 완벽하다. 무엇보다 비오는 날에 전은 진리다. 지글지글 듣기만 해도 힐링되는 전 부치는 소리에 날씨 따라 흐렸던 기분도 맑아진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건 덤이다.






*자세한 요리 과정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이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하거나 2차 편집 및 재업로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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