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그런게 아니겠니(감독 장용수, 17분 56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릴 적 장래희망을 그린 그림에는 대통령, 경찰, 간호사 등 다양한 직업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회사원’이 대부분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 가장 보편적인 직업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 회사 생활은 안정적이고 쉬울까? ‘논리’라고는 통하지 않는 상사와 지독한 야근, 부당한 인사 조치 등 직장 생활은 전쟁 그 자체다.
씨네허브단편영화상영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산다는 건 그런게 아니겠니(감독 장용수, 17분 56초)의 주인공 영수 역시 직장에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하고 싶은 음악을 포기하고 회사에 입사했지만, 상사의 억지와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 지쳐갈 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은 ‘콩밭에 가 있는 마음’이다. 회사의 중요 업무는 관심 밖이고 사내 음악콩쿨 소식에 희열을 느끼는 그는 도무지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 자꾸만 실수를 반복하는 그의 태도에 상사의 부당한 대우는 더욱 심해진다.
산다는 것은 누구나 똑같다는 말처럼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든 힘들 것이다. 좋아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을 만큼 험난한 음악도, 부당한 것들을 억지로 참아야 하는 회사 생활도 말이다. 누구나 우러러보는 직업을 가진 이들도 그만큼의 압박감이 뒤따를지 모른다.
그렇다면 선택은 차라리 쉬울 수 있다. 내가 좀 더 버틸 수 있는 일을 택하는 것. 영수가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기타를 다시 잡은 이유는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할때보다는 웃을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꿈을 쫓는 일도, 생업에 충실한 것도 모두 어렵고 숭고한 일이다.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일, 괴로운 와중에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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