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쮸 Mar 01. 2017

[날쮸's 인디무비] 이 봄, 30대의 연애

3MINFF 수상작 ‘또각또각’ (감독 김신영, 5분 33초)

사내 연애는 업무에 치여 데이트할 시간도 부족한 직장인에게 큰 로망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직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악몽 같은 출근 길이 산뜻하게 변한다. 힘겹게 버티던 나날에 그 또는 그녀의 존재가 동앗줄이 되어준다.


하지만 사내 연애는 골치 아프다. 직장 내 위계질서에 사적인 감정이 끼어들면 업무가 힘들 수 있다. 사내 연애를 기피하는 기업 문화 때문에 비밀리 진행해야 하는 것도 어렵다. 무엇보다, 헤어지기라도 한다면 그 뒷감당은 어떻게 할 것인가? 너무 힘들어 지지 않을까?



씨네허브 단평영화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는 3MINFF 수상작 ‘또각또각’ (감독 김신영, 5분 33초) 속 남자에게는 짝사랑하는 여직원이 있다. 그녀의 존재는 회사 생활의 큰 위안이다. 또각또각 걸어오는 그녀의 발소리와 미소만 생각하면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하지만 남자는 “회사 동료는 연인으로 불편하다”는 그녀의 말을 우연히 엿들은 것 만으로 쉽게 마음을 포기한다. 그녀의 마음을 돌리거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알아볼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사실 그녀는 그가 별 뜻없이 던진 “사내 연애는 좀 불편하다”는 한 마디에 본심을 숨겼을지 모르는데...그를 지켜 보고 있던 그녀 눈빛의 의미는 영원히 미궁 속에 묻혀 버렸다.



어쩌면, 이것은 ‘사내 연애’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세상을 꽤 겪은’ 30대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연애와 사랑을 해볼만큼 해봤고, 지칠만큼 지친 30대의 사랑.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에너지와 용기는 예전만 못하고, 사랑에 목숨 걸기엔 현실의 무게가 고단하다. 그래서 힘들어 질 것 같은 연애는, 쉽게 포기해버린다.



오늘도 그렇게 그녀의 마음을 알아보지 않고 지나간다. 오늘도 노력해 보지 않고 그의 마음을 포기한다….  





<영화 보러 가기>


http://darkorange87.cafe24.com/2017/03/01/%EB%82%A0%EC%AE%B8s-%EC%9D%B8%EB%94%94%EB%AC%B4%EB%B9%84-%EC%9D%B4-%EB%B4%84-30%EB%8C%80%EC%9D%98-%EC%97%B0%EC%95%A0/


매거진의 이전글 [날쮸’s 인디무비] 좀 더 버틸 수 있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