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드래빗 Jan 07. 2019

부자로 살 것인가, 부자로 보일 것인가


SNS를 보면 부자가 많다. 예쁜 옷을 입고 멋진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고, 좋은 집에 값비싼 물건들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민낯을 꿰뚫어 보면 금세 확인할 수 있다. 그곳은 자신의 라이프를 공유하는 공간이라기보다 대부분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카탈로그다. 즉, 그들은 부자가 아니라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다. 부자로 보여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구매를 유도하여 돈을 번다.


SNS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40평대 아파트에 살며 럭셔리 수입차를 끌고 다니는 집이 있다. 청소와 육아 등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분이 있고, 부부는 모두 자영업으로 새벽까지 돈 벌기에 바쁘다. 엄마는 항상 화려한 옷차림에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돈을 쓰고, 아빠는 주말마다 골프 연습에 매진한다. 그 집 아이는 자기 집이 부자인 줄 알고 친구들을 무시한다. “너희도 돈 많이 벌어서 우리 집 같은 아파트로 이사와.”분명 부모들이 그렇게 아이에게 가르쳤으리라. 왜냐하면 그 엄마는 한 번도 자신의 집이 전월세라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남들에게 사업이 잘 되는 척 보이고 싶을 뿐이다 .

 

뿐만 아니다. 엄마는 아이의 천재성을 확신하며  꾸준히 사교육 쇼핑을 하고 다닌다. SBS 영재 발굴단에 등장하는 아이처럼 주변 모두가 천재라는 말을 입 모아 하지 않는 한 객관적으로 자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물론 아이가 모두 천재라고 해준다. 왜냐하면 아이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지속적으로 등원시키기 위해서는 아이가 뛰어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옷을 사러 갔는데 직원이 " 정말 안 어울리시는데 안 사셔도 됩니다. "라고 말하는 걸 본 적이 있는가? 학원 원장에 속아 내 노후연금도 못 넣는 학부모가 나 일수도 있다.

냉정히 생각하고 불필요한 사교육을 줄이자. 가격 대비 효율이 좋은 인터넷 강의만으로도 충분히 학습은 가능하다. 오고가는 시간과 비용, 과도한 학습량에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창의성은 망가지고 학습의 질은 떨어져만 간다.  물건이나 음식은 인터넷으로 배달시키면서 사교육은 직접 오프라인에 머무르려고 할까? 누군가에게 " 나 이 정도 사교육은 시킬 수 있어요'라고 보이기 위해  힘들게 사교육 빚더미를 짊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말 ‘있어(有’에 영어 ‘ability(능력)’의 합성어로 있어 보이도록 만드는 능력을 의미한다. 원래 ‘허세’나 ‘낭비’로 얘기되던 것들이 SNS를 타고 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SNS를 지배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면대면으로 직접 ‘있는 척’하던 것이 SNS으로 공간을 옮기면서 사진을 통해 손쉽게 삭제되고 부풀려지고 다듬어지고 완성되어 최상의 시각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평소에 연락이 뜸한 친구들마저도 인스타나 페이스북을 통해 있어빌리티 한 삶을 사는 것을 확인한 순간, 평범한 사람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한다.

<출처: 한국 스포츠 경제 [권상희의 컬처 로드맵] 연출 제로의 현실 거부하는 트렌드 ‘있어빌리티’>




부자로 보이는 것은 쉬우나 부자가 되는 것은 어렵다. 보통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와 절박한 의지가 없다면 부자로 보이는 편을 택한다. 부자로 보이기 위해 남의 시선을 의식한 소비가 계속되며 그러한 시선과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저축은 포기한다.


내구성이나 디자인이 아닌 밖으로 드러나는 브랜드 때문에 제품을 구입하는가?

인증샷을 위해 비싼 레스토랑을 가는가?

연봉의 2배 이상 되는 차를 끌고 다니는가?

무료는 좋지 않다는 편견으로 무엇이든 비용을 들이는가?

지갑을 열게 만드는 모든 말에 기분 좋게 반응하는가?

쇼핑몰에 머무는 시간이 긴가?

저축률이 소득의 10% 이하인가?







내가 아는 100억대 이상 부자는 부자처럼 안 보인다. 그들은 증권사 VIP룸을 찾는 사람도 아니다. 이 정도면 보통 증권사 직원이 집으로 찾아와서 설명을 해준다. 모습은 아주 평범하다. 오래된 점퍼를 입고 집 앞 작은 커피숍에서 신문을 본다. 주변 공원을 산책하고, 단골 식당에 들러 간단하고 소박한 점심을 즐긴다. 요란 법석하게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행동은 일체 없다. 누군가에게 부자로 보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진짜 부자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부자처럼 보이고만 싶은가?



https://blog.naver.com/honoluluzoo

https://www.instagram.com/goldrabbit21c/




본 글은 ‘ 엄마를 위한 심플한 경제 공부, 돈 공부’의 본문 일부입니다. 위클리 매거진을 통해 9회분 연재하며 배너를 통해 예약 및 온라인 구매가 가능합니다.


교보 문고 : https://goo.gl/ZoRyKc

예스 24 : https://goo.gl/qrgU3F

알라딘 : https://goo.gl/qBrMfL

인터파크: https://goo.gl/qjASuX


이전 20화 내겐 너무 소중한 월급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