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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Jun 26. 2024

포루투 한달살기

어차피 일할거라면, porto | 하경화, 이혜민 저

누구나 한 번쯤은 외국에서의 한 달을 꿈꿔본 적이 있을 것만 같다. 그곳이 시끌벅적한 뉴욕이든, 조금은 단조롭지만 평화로운 치앙마이든 아니면 이 둘을 모두 합친 유럽의 작은 도시. 여기 포르투건 간에 말이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통해 단숨에 핫플로 떠오른 포르투. 이곳에 한 달 살기 아니 한 달 일하기를 실현하러 떠난 스타트업이 있다. 유튜브에서 IT 리뷰 콘텐츠로 한 번쯤은 봤을 <디 에디트>팀. 맞다. 이 책은 디 에디트 팀의 두 명의 에디터가 사무실을 통체로 포르투로 옮겨 한 달간 생활한 포르투 한 살 달기, 아니 한 달 이야기의 기록이다.

웬만하면 전자책은 이북 리더기로 보는데 이 책은 실물로 보는 게 가장 좋다. 종이 책의 적당한 두께감, 감성 넘치는 사진과 이곳저곳에 제대로 배치된 글귀. 인쇄된 색의 색감까지. 어떻게든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별 수 없이 아이패드를 꺼냈지만 여하튼 이 책은 종이책으로 볼 수 있으면 종이책이 짱이다. 하필이면 제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는데, 그 비행기를 얼마나 유럽으로 돌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두 명의 저자가 번갈아가며 그들이 어떻게 서울을 떠나게 되었는지, 포르투에서의 처음이 얼마나 설레고 즐거웠는지, 아무리 유럽이라지만 루틴 한 삶이 계속될수록 어쩔 수 없이 다시 떠오르는 서울이 어떻게 다가왔는지, 그리고 마침내 서울로 돌아가는 날에서야 눈 밟히고 다시 담게 되는 포르투의 모든 것들에 관해 그들의 언어로 들려준다. 그리고 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지 꼭 일 년 뒤, 그 여름 포르투가 그녀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짚어 가며 마무리 된다.

유럽 소도시의 풍경과 그 따뜻하고 평화로운 삶의 낭만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책의 사진만 봐도 푸근해지고 평화로워지는 느낌이다. 어쩜 나도 사진 잘 찍는데 ㅠㅠ) 책에서 다소 재밌었던 부분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이들이 느낀 포르투에서의 권태였다. 하긴 누구나 처음의 경험은 새롭고 즐겁지만 그것이 일상이 될 때 무료하고 지루해진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포르투 같은 도시에도 그런 게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세상에 포르투도 지루할 수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어떻게 사는 게 멋진 삶인가 가끔 생각해 본다. 누구는 매  순간 가슴 뛰는 것을 쫓아 떠나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지금 이곳에서의 자족이 우리 인생에 더 중요한 것이라 말한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자문에도 솔직히 어떤 답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만나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갈증과, 이곳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은 늘 정확히 반씩 공존한다. 떠났을 때 돌아오고픈 마음과 계속 그곳에 머물고픈 마음도 정확히 반씩. 

그러다 문득 나는 어떤 삶을 꿈꾸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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