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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Aug 26. 2024

브랜딩과 마케팅, 비영리를 만나다

지역조직화 마케팅 강의안 #2.

홍보와 마케팅은 엄밀히 구분하자면 다른 단어이다. 마케팅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재화로 교환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홍보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 것'을 말한다. 마케팅은 또 ‘팔고 싶은 상품을 사도록 설득하는' 세일즈와 ‘잠재 고객이 사고 싶어 하게 만드는' 마케팅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단어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때로 단어의 구분과 정의는 불필요한 논쟁을 촉발하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정작 필요한 것을 놓쳐버리기도 한다. 아마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홍보'라는 단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충주시 공무원인 김선태 주무관일 것이다. 재미있는 건 그는 그의 저서 <홍보의 신>에서 스스로를 홍보의 신이라 칭하면서도 그는 단 번도 홍보와 마케팅의 차이에 대해 정의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그의 관심은 오직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에만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이글에서 역시 홍보와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굳이 구분해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브랜딩은 마케팅과는 구분해야 할 다른 개념이라 따로 할애하여 설명하려 한다.


왜 마케팅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은 재정을 정부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조직이 성장하고 역사를 더해갈수록 직원들의 연차는 많아지고 사업은 커져만 갔다. 이에 비례하여 재정 역시 늘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정부보조금은 현장의 필요가 아닌 정부의 정책에 의해 결정되고, 한정된 재정으로 직원들의 급여와 사업의 양과 질을 감당하는 건 이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졌다. 이에 많은 기관이 후원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실제로 후원금으로 연결시키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사업의 홍보 또한 마찬가지다. 사회서비스 전자 바우처가 도입되면서 사회복지기관들은 노인 돌봄, 장애인활동보조 등 기존 사회복지기관이 큰 경쟁 없이 도맡았던 사업의 영역들에서 민간 영리기관들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런 경쟁은 앞으로 사회복지 서비스 전 영역에 걸쳐 세분화되고 더 치열해질 것이다. 우리가 손쉽게 클라이언트라고 부르는 그들은 바우처를 손에 쥐며 고객이 되었다. 이들이 언제까지 복지기관에 속해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1) 브랜딩과 마케팅, 비영리를 만나다

브랜딩 : 다름(차별화)를 이야기하는 것

마케팅 : 서비스와 물품을 재화로 바꾸는 행위


브랜드는 쇠막대를 불에 달구어 지지는 낙인의 노르웨이어 brandr(브란드로)에서 유래되었다. 가축업자들이 자신들의 가축에 낙인을 찍으며 소유권을 표시한데서 시작된 브랜드는 오늘날 ing를 붙여 자신들의 기관이나 서비스를 차별화 하는 적극적 행위, 즉 브랜드의 방향성을 뜻하는 브랜딩이 되었다. 이는 제품을 당장의 숫자로 교환해야 하는 마케팅과 결일 같이 하지만 또 일정부분 부딪힐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최근 많은 기업들이 브랜딩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브랜더라 불리는 브랜딩 전문가에게 힘을 실어주며 현장에서의 브랜더와 마케터의 혼란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는 곳도 종종 눈에 띄는데 그럼에도 브랜딩과 마케팅은 다음의 세 가지 지점에서 만나야 한다.


첫째, 좋은 것 보다 “좋게 알려지게” 하는 것이다. 브랜딩은 실제로 제품이 어떠하냐를 넘어 그 제품과 서비스가 좋게 알려지게 하는 것에 관심을 둔다. 이는 마케터의 지향과도 같다. 실제 나의 서비스가 어떠하냐는 제품, 개발의 문제이지 이것을 어떻게 알리고 어떻게 팔리게 하느냐는 마케터도 동일하게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


둘째, 필요한 게 아니라 “갖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분석하자면 대부분의 소비는 생필품이 아니라 악세사리 같은 기호품을 구입하는데서 일어난다고 한다. 마케터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사실 의식주를 위시한 생필품은 우리 삶에 매우 제한적인 품목이고 웬만해서는 경쟁이 어려운 품목이다.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사람들의 의식이 올라갈수록 사람들은 삶의 질과 모두의 기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브랜딩과 마케팅은 여기게 집중해야 한다. 갖고 싶게, 참여하고 싶게 해야 한다. 


셋째, 사람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믿을만한 기관의 제품을 소비하려 하고 브랜더와 마케터는 이들에게 우리 기관이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기관인지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어야 한다. 


사회복지기관의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최근 많은 기관에서 브랜딩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관 브랜딩을 시도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기관은 브랜딩의 타켓을 정하지도 않은 채 SNS계정을 만들고 이것을 브랜딩이라 말한다. 브랜딩의 첫 번째 과정, 누구를 대상으로 브랜딩하고 마케팅 할 것인가? 일반 대중인가? 클라이언트인가? 우리 기관이 브랜딩을 위해 집중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가를 정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이 많고 이들을 타깃으로 온라인상에서의 어떠한(그것이 사업이든 홍보든) 활동을 기획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온라인 디자인 툴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많은 기관이 SNS를 통해 홍보사업을 진행한다. 최근 들은 한글교실의 홍보포스터를 SNS에 올리고는 왜 대상자가 모집되지 않는지에 대해 물어온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는 우스개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응당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면 이 콘텐츠가 닿을 대상이 누구인지, 타깃을 조금 뾰족하게 두는 건 모든 브랜딩, 마케팅, 콘텐츠 제작의 시작점이다. 그 대상이 일반 대중이라면 그 범위를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지. 나라에서 정해준 복지관의 관할구역으로 한정할 것인지, 혹은 더 넓은 지역사회를 커버하며 전국 단위로 브랜딩의 범위를 확대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만약 클라이언트만을 타깃으로 한다면 어떤 채널을 통해 브랜딩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멋지게 만든 포스터 한 장보다 프린팅한 벽보전단 하나가 오히려 클라이언트들에게는 가까울 수 있다. 브랜딩의 개념을 아는 것보다 실행전략을 뾰족하게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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