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스마트 워크, 일의 구조를 바꾸는 기술

기술보다 태도, 그리고 현장을 잊지 않는 일의 구조

by 짱고아빠

바쁜 건 괜찮은데, 나 지금 잘하고 있는걸까


사회복지나 비영리 실무를 하다 보면 몸보다 쫓기는 시간에 마음이 먼저 지칠 때가 많아요. 하루가 끝나도 여전히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상태로 남아 있죠. 보고서 마감은 코앞이고 포스터는 아직 시안도 안 나왔고 SNS 업로드는 담당자는 나 하나뿐이고 회의는 끝났지만 정리는 아무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쫓기듯 보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바쁜 건 괜찮은데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그렇게 어느 날부터 업무의 양보다 그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시작은 늘 그렇듯 아주 작고 사소한 도구 하나에서 출발했습니다. 요즘은 AI를 어느 때보다 많이 활용하는 시대니까요.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받아 적어주는 클로바노트, 발표자료의 초안을 잡아주는 Gamma, 카드뉴스 문안을 정리해주는 ChatGPT, 후원자 정보를 빠르게 정리해주는 구글 스프레드시트 같은 도구들이 저를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저 편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이 도구들이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일의 흐름과 우선순위를 바꾸는 존재가 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AI와 현장 사이

회의록을 작성하느라 하루를 허비하지 않아도 되었고, 콘텐츠를 고민하는 데 들던 시간이 줄었으며, 후원자 명단을 정리하거나 복잡한 엑셀 수식을 짜내는 일도 예전보다 훨씬 간단해졌어요. 덕분에 저는 단순 행정 업무가 아니라 조금 더 중요한 일. 사람을 만나고 기획하고 관계를 설계하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되었죠.


이처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주는 디지털 기반의 변화, 우리는 그것을 스마트워크(Smart Work)라고 부릅니다. 이 스마트워크는 단순히 기술의 편리함을 넘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디지털 도구와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더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스마트워크의 핵심이 기술보다 태도에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많은 도구를 쓰느냐보다 그것을 통해 어떤 일을 덜고 어떤 일에 더 집중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태도 말이죠.

그래서 저는 불필요한 행정에 들이는 시간을 AI에게 맡기고 우리가 진짜로 해야 할 일인 사람을 만나고 기획하는 일에 더 집중하면 어떨까 해요.


또 필연적으로 스마트워크는 재택근무의 필요성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물론 비영리 현장도 재택근무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한계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복지의 핵심은 여전히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이고 이 일은 디지털로 완전히 대체될 수 없으니까요. 저는 사무실에 앉아 있어야만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동시에 클라이언트를 만나야 하는 일의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잊지 않는 것 아닐까요? 기술은 현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더 깊이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쓰여야 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바로 그 이 스마트워크가 가져온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CRM과 데이터, 그리고 후원자 여정 설계는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내고 디지털 시대의 속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심을 잃지 않은 채 이 일을 감당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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