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 going> 신사임장(주언규) 저
솔직히 말하면 나는 유튜버 신사임당을 잘 몰랐다. 슈카 등과 함께 경제유튜버로 유명하다는 것 이외에는 사실 이들 유튜브를 본적도 없고 지금도 굳이 찾아보고 마음은 없다. 그런 그에게 관심이 생긴 이유는 딱 하나, 그가 우리 기관의 후원자이자 얼굴로 세바시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그는 돈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고, 그 이야기를 꾸준히 유튜브를 통해 한 것 같다. 아마 이 책의 내용이 그것의 집약일 테고 세바시 15분 강연의 13분가량은 그 돈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내 소감은 '글쎄'다.
리처드 포스터의 오래된 기독교 고전 <돈 섹스 권력>은 돈과 섹스 그리고 권력을 감히 인간이 컨트롤할 수 없는 어떤 것으로 규정한다. 욕망의 결집체이자 상호 연결고리를 가진 이 셋 앞에서 어떤 인간의 의지나 결정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들의 노예로 살지 않으려면 과감히 이들에서 벗어날 것을 결정하라는 것이다. 이는 비단 기독교뿐 아니라 역사를 통틀어 거의 모든 철학, 종교, 구루들이 권하는 바이기도 하다.
먼저 저자인 신사임당은 성공한 사업가이자 유튜버이다. 그의 목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월 1천만 원의 수익을 얻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져오는 경제적인 자유로 가족이나 사랑, 행복 같은 더 큰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정말 열심히 산다. 신데렐라처럼 등장했기에 처음부터 잘 된 이거나 금수저일 줄 알았지만 그의 인생의 굴곡은 깊어 보였고, 그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그는 정말 최선을 다해 발버둥 친 사람이다. 그는 최소한 카메라 앞에 앉아 입만 터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그가 들려주는 돈 이야기이기에 그의 이야기는 응당 정당해 보인다. 그는 자신을 괴롭힌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한다. 그는 자본주의를 이기고 싶어 한다. 사실 돈은 나쁜 게 아니다. 돈은 그저 돈일뿐이고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비로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 수 있는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그가 돈을 버는 이유이고 오늘에 열심을 내는 이유다.
그런데 말입니다.
내가 궁금한 건 이 대목이다. 돈을 적당히 혹은 충분히 버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질문이다. 저자는 불로소득 월 1천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데, 과연 불로소득 월 1천을 달성하면 우리는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월 1천의 소득을 가지게 된 이가 2천을 벌고 싶어 할까, 이제 되었다며 행복을 찾고 싶어 할까. 거의 모든 역사가 돈을 탐욕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이를 경계하라고 말하는데, 돈을 '적당히' 버는 건 괜찮다고 말하는 이들은 점점 늘어만 간다. 이 지점이 나는 제법 우려스럽다.
뒤이어 나오는 질문은 이것이다. 저자는 돈을 내 행복을 지키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지정한다. 돈이 없으면 행복하지 않다는 것. 그런데 우리, 정말 돈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는 걸까? 돈이 행복을 지키는 방패인가? 정말 그런 거라면 우리 선배들은 진짜 불쌍한 인생을 살았으며, 지금도 지구상의 대부분의 인생은 불행하고 말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돈이 언제부터 우리의 행복을 좌지우지하는 조건이 되었나?
또 하나 노동이 늘 불행하거나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일을 하는 데서 주어지는 행복과 만족이 있다. 물론 이 지랄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이야기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질지는 답답하긴 하지만 씨를 뿌리고 밭을 갈아 곡식을 수확하는, 일련의 노동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나도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좋은 집에 살고, 부족함 없는 삶을 누리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내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 경제적 자유가 자유를 가져다줄 것이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자유와 행복은 나의 경제적 환경이 어떠하든 나로 살아갈 때 비로소 내게 주어진다. 이는 자본주의의 제로섬 게임 따위로 따먹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Keep going(킵고잉) / 신사임당(주언규 저) / 21세기북스 /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