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의 일기> 전이수 저
전이수 작가는 2008년생 남자아이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고 4남매 중 맏이다. SBS <영재발굴단>에서 천재 작가로 소개되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이후 몇 권의 책을 내고 전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까지가 천재로 소문 났지만 사실 잘 몰랐던 전이수 작가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의 전부였다. 그래봐야 초등학생일 텐데 별거 있겠나 하는 내 편견도 제법 강했다. 우연히 일하는 곳에서 이수 작가와 연이 닿아 제주에 있는 이수 작가의 갤러리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수 작가는 만나지 못했고 어머니를 만나 이수 작가와 가족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이야기도 오늘 소개할 책의 내용만큼이나 좋았다.
이수 작가의 가족이 왜 제주도에 살게 되었는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왔고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아이들이 어떻게 세상에 기여하고 살았으면 하시는 말씀들이 모두 좋았다.
(이건 나중에 따로 다시 컨텐츠화 할 예정이다.)
갤러리에 전시된 이수 작가의 그림들을 둘러보았다. 화가로 알고 있던 이수 작가의 모든 그림에는 이수 작가가 적은 그림의 설명들이 함께 적혀 있다. 그림 자체가 주는 울림도 크지만, 이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나면 그 울림이 배가 된다. 특히 가족과 엄마 대한 이수작가의 마음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때때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 사랑을, 그 애틋함을 표현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글에 고스란히 느껴져서 그렇게나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글, 정확히는 이수 작가의 일기를 담은 책이다.
처음에 얘기했듯이 고작 초등학생이란 편견에 `그림이나 유명하지` 정도의 내 생각은 책을 읽는 동안 산산이 깨졌다. 2008년생, 올해로 14살의 아이의 마음이 이토록 깊고 섬세할 줄이야. 책을 읽는 두어 시간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수 작가는 아이의 눈으로 어른의 세상을 본다. 그래서 묻고 또 묻는다. 어른들은 쉽게 ‘원래 그렇다’고 하고, ‘그냥 그렇다’고 하고 ‘너도 살아보면 알아’라고 내뱉지만 그 모든 것에 대해 이수 작가는 `왜`라고 묻는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묻는다. 생각해보면 아이의 말이 다 옳다. 불편하지만 그렇게 하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렵지만 이수 작가의 말처럼 살면 조금 더 우리는 살가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른이란 필터를 거치지 않은 아이가 표현하는 세상이 어른의 한 사람으로 조금 부끄러웠다.
책은 이수 작가의 필체를 그대로 옮겼다. 읽다 보면 그 글씨마저 사랑스러워진다. 아마 이수 작가는 오늘도 일기를 쓸 것이고 일기장의 두께만큼 자랄 것이다. 언젠가 사춘기가 올테고 더 먼 미래엔 수염이 까맣게 올라오는 어른이 될 것이다. 바라기는 이 아이는 부디 나 같은 어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일기에 쓰인 투명한 눈으로 계속해서 우리를 부끄럽게 해주면 좋겠다.
이수 작가의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천재란 이런 아이를 말하는구나. 나는 어쩌면 천재를 만나고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