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드 Nov 24. 2021

■ 윤석열의 그칠 줄 모르는 검려지기(黔驢之技).

 ◇ '침묵 방송사고' 일파만파


"프롬프터(prompter) 없이는 한마디도 못하는 남자 박근혜라," 비록 이번 사건에 대한 상대 진영의 혹평이기는 하나 윤석열 후보의 진면목을 또 한 번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그를 실드(shield) 해 주고 허구헌날 윤비어천가를 부르짖는 언론 덕분에 아직도 그 자리를 잘(?) 유지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사상누각이 따로 없다는 것이 또 한 번 드러났다. 간두(竿頭) 위에 서있는 광대처럼 위태롭기 짝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UN을 비롯해 해외 각국에서 원고 없이 몇십 분에서 몇 시간씩 연설하는 것과 너무나도 비교되는 사건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사람라고 하기엔 그 태도와 자질이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만약 이런 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 해외 순방 연설 도중 이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면 우리의 국격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때도 주최 측이나 프롬프터 탓을 하며 두리번거리다 변명으로 일관할 건가? 외신과 세계만방으로부터 비웃음을 살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타국 기자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대답으로 해외 언론으로부터 빈축과 비웃음을 샀듯이 말이다.


이번 침묵 사건의 문제의 본질은 윤석열 후보가 연설을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다. 방송국의 준비 소홀 문제도 아니다. 대본 없이는 스피치 하나 하지 못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연설을 꼭 잘해야 대통령으로서 국정운영도 잘한다는 상관관계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생방송 도중 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위기를 약 90여 초간 그 특유의 제스처로 두리번거리며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기 대응 능력이 없고 순발력이 없는 이가 앞으로 대통령이 되어 나라 안팎의 크고 작은 위기의 순간 어떻게 대응해 나갈 건지 많은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보며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아니, 의구심을 넘어 담하기까지 하다.


세월호 참사 사건을 벌써 잊었는가? 우린 그 사건에서 국가의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그중에서도 대통령의 역할이 얼마나 중차대한지 뼈저리게 학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윤석열의 침묵 해프닝을 보면서 또다시 그런 참사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국가의 수장이 되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될 사람의 위기대응능력이 고작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두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정말 이런 사람에게 이 나라를 짊어지게 하고 싶은 것인가? 정말 이런 이에게 나와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기고 싶은 건지 묻고 싶다. 후에 가슴을 치고 만시지탄(晩時之歎) 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눈을 크게 뜨고 살펴야 할 것이다.


이런 실정인데도 주최 측의 실수라며 윤가를 애써 비호하고 옹호하는, 대다수 우리 언론의 곡학아세와 혹세무민이 과연 어디까지 갈 건지 두고 볼 일이다.

하기사 박 전 대통령의 주어와 술어만으로 이루어진 문장을 두고 '간결화법'이라고 치켜세우던 언론이었으니 이번 일이 그렇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건은 이뿐만 아니다. 불과 얼마 전 폭탄주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횟집 모임 영수증이 논란이 되자 수행원의 식사비 영수증일지도 모를 생뚱맞은 1인 식사비 영수증을 뒤늦게 해명이라고 내놓았다.

눈 가리고 아웅도 정도껏 해야지. 이건 뭐 상황을 유리하게 조작하는 가스 라이팅(gaslighting)도 아니고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1일 1 망언을 쏟아낸 걸 다 차지하고라도,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윤 총장'이라며, 언론의 감언이설과 선동에 넘어가 그를 추종하는 궁민(窮民)들이 과반수가 넘는다니 담함을 넘어 허탈하기까지 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번'이라는 그 시절 그날의 망국적 함성이 다시 들리는 듯하다.

더 이상의 사족은 문답무용(問答無用)이기에 생략한다.


자기 분수를 아는 것도 正道라 했거늘, 언론이 만들어 준 허상(虛像)이 진짜인 줄 아는,

윤석열 후보의 이 같은 *검려지기(黔驢之技)는 도무지 멈출 줄 모르니, 그런 그에게 과유불급이니 안분지족이니 해봤자 우이독경이고 마이동풍(馬耳東風) 따름이니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래도 저래도 날이 갈수록 자승자박(自繩自縛)일 뿐이니, 더 이상 추한 꼴 보이지 말고 스스로 용퇴하길 바란다. 아, 그전에 '祖國과 曺國에 진심으로 사죄한다' 한마디만 하고,

부디, 장도(長途○, 壯途×)에 무운(無運○, 武運×)이 있기를..,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대선은 우리 삶과 직결된 문제다. 어떤 이가 대통령이 되는지에 따라 작게는 개개인의 삶이 좌우되고, 크게는 국가의 명운이 달린 문제다.

그 관련 사례는 굳이 현대사를 뒤지지 않더라도 근래 우리 정치사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먼저, 국내에서는 자원 외교라는 구실로 건실한 공기업들을 빚더미에 올려놓아 아직도 그 빚을 수십 년 동안이나 더 갚아야 될 정도로 나라의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게 한 전직 대통령과 늑장 대응으로 수많은 생명을 안타깝게 숨지게 한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전직 대통령, 그리고 코로나의 위기 속에서도 전 세계 7위의 경제ㆍ군사강국으로 진입하게 한 현직 대통령이 있다.


국외로는 룰라 대통령 시절 경제성장률 4%대를 기록하며 한 때 세계 경제규모 7위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마이너스 4%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수십만 명이 코로나로 죽어나가며 거리엔 음식쓰레기를 뒤지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이재민들이 넘쳐나는 브라질의 현 상황을 보면 한 국가의 수장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잘 알 수 있다.


그런 수장인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그래서 너무나 중요한 국가의 중대사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대통령이 전쟁이나 재난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어떤 대처도 못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멀뚱히 먼 산만 쳐다보고 있거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과연 어떻겠는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은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우린 그런 대통령을 앞서 전술한 대로 세월호 참사 등을 통해 이미 몇 번이나 경험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윤석열 후보의 침묵 사건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의 자격과 자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시금석(試金石)이라 할 수 있다. 불행한 역사를 또다시 겪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내 삶이, 그리고 대한민국이 더 나은 미래로 갈 수 있을지 현명한 판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검려지기(黔驢之技): '검주에 사는 당나귀의 재주'라는 말로 보잘것없는 기량을 들켜 비웃음을 산다는 뜻이다. 이는 자신의 재주가 보잘것없음을 모르고 나서거나 우쭐대다가 창피를 당하거나 화(禍)를 자초(自招)함을 말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