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예를 들어 축구 시합을 한다고 해 보자.
축구 경기를 하는데 1점을 얻기 위해 우리 편은 두 골을 넣어야 하고,
반대로 상대편은 골을 하나만 넣어도 점수를 2점을 주도록 규칙을 정한다면 이 시합을 하는 게 좋을까?
아마 유치원생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실력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필패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편은 동네 축구 수준이고, 상대편은 국가 대표급이라면 결과가 어떨까?~
결과는 보나마나이고, 두 말 하면 입만 아플 일이다.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되는 ELS가 "2-Star형" ELS인데, 여기서 "Star"가 투자 대상인 기초자산을 말하는 것이니까 "2-Star"이면 두 개의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사람들은 투자대상이 많을수록 분산 효과가 있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일반 투자 상품일 경우에 그럴 뿐 ELS에선 게임 규칙이 그와 정 반대라는 점을 "뼈에 새겨야" 할 사항이다.
즉, 투자 대상 자산이 많을수록 더 불리한 것. 그것도 산술급수적으로 불리해지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불리해지게 된다.
왜 그런가 하면, 조기상환 등 수익을 지급 받기 위해선 기초자산 둘이 동시에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KOPI200과 홍콩H주 지수 두 개인 ELS의 경우 주가가 10% 이상만 떨어지지 않으면 7% 수익률로 조기상환 받게 돼 있다면, 투자자들은 둘 중에 하나만 조건을 갖추면 조기상환을 받겠지 생각하는 편인데 이건 큰 착각일 뿐이다.
둘 가운데 하나만 조건을 갖추면 되는 게 아니라 둘 다 조건을 갖춰야 조기상환을 받을 수 있으니까 기초자산이 하나인 것에 비해 상환 조건이 네 배 더 불리하다.
< ELS의 상환 확률 >
1. 기초자산이 하나 : 1/2
2. 기초자산이 둘 : 1/2 x 1/2 = 1/4
3. 기초자산이 셋 : 1/2 x 1/2 x 1/2 = 1/8
하지만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는 기초자산 둘 중에 하나만 조건을 갖춰도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는 수익 조건을 맏춰도 다른 하나가 사고를 치면 피장파장이 되는 게 아니라
사고 친 기초자산을 기준으로 손실을 입게 된다.
• 수학의 집합으로 설명을 하자면
내가 돈을 버는 수익 지급 조건은 "교집합"이라야 하지만 손실이 나는 건 "합집합" 경우가 된다. 게임 규칙이 내게 터무니 없이 불리한 경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수익 지급도 합집합 조건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가 뒤통수를 얻어 맞는 것인데, 이게 바로 상대편은 골을 하나 넣으면 2점을 얻고 우리는 골을 두 개 넣어야 1점을 얻는 축구 경기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만일 1점을 얻기 위해서 우리 편은 골을 세 개를 넣어야 하는데 상대편은 골 하나당 3점을 준다면 이 시합을 하는 게 좋을까?
앞에 든 예보다 더 불리한 게임이고 이런 게임을 하겠다고 하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 받기 십상일 것이다. 여기서도 상대편은 프로 선수들이고 우리 편은 아마추어들이라고 하면 선택은 그야말로 불문가지.
이건 어떤 ELS에 대한 비유인지 아마 눈치를 챘을 것이다.
기초자산이 세개인 3-Star ELS에 대한 비유다.
이 3-Star ELS는 2-Star ELS보다 훨씬 더 불리한 상품이라는 게 이해될 것이다.
< ELS의 수익달성 확률 >
1. 1-Star : 1/2
2. 2-Star : 1/2 x 1/2 = 1/4
3. 3-Star : 1/2 x 1/2 x 1/2 = 1/8
4. 4-Star : 1/2 x 1/2 x 1/2 x 1/2 = 1/16
< ELS의 손실 확률 >
1. 1-Star : 1/2
2. 2-Star : 1/2 + 1/2 = 2/2
3. 3-Star : 1/2 + 1/2 + 1/2 = 3/2
4. 4-Star : 1/2 + 1/2 + 1/2 + 1/2 = 4/2
위 식에서 알 수 있듯이 기초자산이 늘어날수록 수익 확률은 배수로 작아지는 반면
손실 확률은 점점 커지는 것이 복수 기초자산 ELS다.
따라서 "신의 아들이나 딸"이 아니라면 기초자산이 많은 ELS에 투자하는 건 돈을 날리겠다는 갓과 다를 게 없는 일.
그러면 기초자산이 하나인 건 해볼 만 할까?
이것도 하지 않는 게 현명한 판단이다.
근래에 테러범들이 무고한 사람을 잡아서 인질극을 벌이는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ELS에 투자하면 주가에 스스로 인질이 되는 것과 똑같은 행동이다.
인질로 잡히고 나면 진압돼서 범인들이 죽거나 아니면 범인들이 플어줘야만 살아날 수가 있다. 나에겐 아무런 선택권이 없고 오로지 인질범에게 내 목숨이 달리게 되는 것인데 ELS에선 바로 주가가 인질범인 것이다.
기업에 대해 훤히 꿰뚫지 못하면 주식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기초자산에 대해 흐름을 읽을 줄 모른다면 ELS에 투자하지 않는 게 맞다.
그렇다면 기초자산 흐름을 안다면 ELS를 해도 될까?
안다면 ELS에 투자할 이유가 더더욱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면 ELS보다 펀드나 ETF를 하는 게 더 나으며,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면 리버스나 인버스 ETF가 있고 이게 ELS보다 훨씬 나은 투자 선택이다.
왜냐하면 인질은 아니니까!~
또한 원금보장형 ELS에 마음이 끌린다면 차라리 예금이나 CMA에 예치하고 마음 편하게 일이나 열심히 하는 게 훨씬 득이 되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