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정체가 뭐지?”
코너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걸 당신이? 지난주에?”
미카가 코너씨 옆으로 와 말했다.
“코타나 에너지에 손을 댄 모양이군. 영혼이라도 판 건가?”
“영혼?”
레드는 미카의 말에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웃음소리가 너무 커서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다.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있던 해루가 레드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우리 엄마, 아빠 어디 있는 줄 알죠? 어디 있어요? 빨리 말해줘요!”
레드는 해루를 힐끔 쳐다보고는 남은 위스키를 전부 들이켰다.
“그건 할로에게 물어보게. 진의 행방은 나도 찾고 있다네.”
“할로가 어디 있는데요?”
“지금은 어디에나 있지.”
“네?”
“곧 어느 때나 있게 된다네.”
“무슨 말이에요?”
레드는 미카를 쳐다보며 말했다.
“왕이여, 코타나 왕국을 조심하게. 진과 공주가 그놈 손에 있으니 곧 시간의 경계도 무너질 거야.”
“코타나는 함부로 손대선 안 돼! 특히나 그대처럼 비밀을 알고 있는 자는 더욱더.”
“큭, 내 걱정해주는 건가? 퀘이사 마스터여, 나에게 힘을 보태주는 게 어떤가?”
“코타나를 전쟁에 사용하려는 자에겐, 절대 길을 열어주지 않는다.”
“내가 아니라면, 그놈이 그 길로 통하는 문을 강제로 열 걸세.”
그 말을 끝으로 침묵이 흘렀다. 레드는 침묵을 뒤로 하고 자기 방으로 갔고, 해루 일행만 남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코타나 에너지는 오직 코타나 원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원석 하나에서 나오는 에너지로는 일시적으로 제한된 힘만 사용할 수 있었다.
코타나 왕국은 그런 원석들을 모아 정제된 코타나를 만들 수 있었고, 그걸 이용해서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타워를 가동했다. 미카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해루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
“시간을 조작한다고요? 타임머신?”
“비슷한 거지. 물론 그 타워로는 하루 이틀 정도만 되돌릴 수 있어. 근데, 이 우주선은…”
“이 우주선은?”
“아예 원하는 시간대로 갈 수 있는 것 같아. 말 그대로 타임머신.”
미카의 말에 코너씨와 봉봉도 놀라 입을 벌렸다.
“타임머신이라니…”
“근데 그건 누가 만들었어요?”
해루의 질문에 미카는 잠시 망설이는 것 같더니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진. 너희 부모님이지.”
“엄마, 아빠가 만들었다고요? 그걸?”
“그래. 왕국의 타워도, 이 우주선도 다 진의 기술로 만들어진 거야. 그런데 할로라는 놈은 이미 정제된 코타나 소량을 갖고 있는데도 그걸로 공간 이동에만 쓰고 있어. 진이 아직 기술을 넘기지 않았다는 이야기지.”
“그럼, 우리가 이 타임머신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되는 거 아니에요?”
“……”
미카는 대답이 없었다. 눈을 감고 한참을 생각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코타나 에너지의 힘은 우주를 파괴할 수도 있어. 코타나 왕국의 조상들은 그래서 정제된 코타나를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았어.”
미카의 말에 봉봉이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놈, 저놈 다 쓰고 있는 거야?”
“왕국의 누군가가 배신했어. 정제된 코타나 한 개를 코타나 연구소에 팔아넘겼지.”
“코타나 연구소? 그럼 코너가 있던 거기?”
“그 이후로 모든 게 엉망이 됐지. 코타나 왕국의 방어 시스템이 무너지고, 우주 경찰까지 침공해왔어.”
한동안 자리를 비웠던 레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결정을 내렸나? 왕이여.”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지?”
“그건 걱정말게. 우선 공주부터 구해오겠네. 그럼 믿을만 하겠지?”
“좋아. 대신,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그 양은 내가 정하겠네. 반드시 나의 허락을 받아야 해!”
“흐음, 허락이라니. 뭔가 착각한 거 아닌가?”
“뭐?”
“내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강제로도 뺏을 수 있다네.”
“그렇겠지.”
“그런데, 허락?”
“그럴 능력이 있으니 당신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네. 우린.”
“이런, 이런, 역시, 왕이군, 그래. 자네 아버지가 잘못 가르치진 않았구만.”
“왕의 소임일 뿐이오.”
“알겠네. 그렇게 하지. 되도록 최대한 협조해주게. 할로가 시간을 넘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