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혁 Dec 22. 2020

왜 대학에 가십니까?

소수만 승자로 만드는 교육이 확 바꿔야 한다.

대학에 가지 않으면 안되는가?

소수만 승자로 만드는 교육이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은 세계가 알아준다. 대학 입시를 위한 선행 학습, 사교육에 올인 하는 부모들이 많다. 정작 대학에 들여보내고 나서는 자녀들이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진로를 택할지에 대하여는 도통 관심이 없다.     




지난해 미국 학부모들을 분노에 들끓게 한 명문대학 초대형 입시 비리 사건이 있었다.

어느 입시 컨설턴트가 부유한 33명의 가족 자녀들을 명문대에 옆문으로 입학시켰다. 유명 연예인, 기업인 등 부유층 학부모들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과 대입 컨설턴트의 거침없는 불법행위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자녀들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부 부유층의 과도한 교육열을 꼬집은 국내 드라마 'SKY 캐슬' 을 떠올리게 했다.    


일류대학 입학에 올인 하는 것이 올바른가?     


많은 부모들의 유일한 소망은 자녀를 일류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다. 이 길만이 자식을 위한 최선의 길이며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평등사회를 지향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인서울' 대학, 대기업·정규직, 강남 아파트에 진입하기 위한 전쟁이 진행 중이다. 


국민들은 구조적 불공정과 불평등 해소를 요구하고, 정부는 백년대계의 교육정책을 하여야 함에도 현실은 척박하다. 

한국은 주입식 교육, 대입 경쟁, 타인과 비교우위에 있는 지식, 아는 것을 어떻게 활용·분석할 것인가가 아니라 암기를 중요시한다. 소수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교육의 피해자로 만든다.    



미국 언론인 크리스토퍼 헤이즈도 <똑똑함의 숭배>에서 "우리가 지적능력이라고 부르는 것은 공부습관이나 근면성, 사회성, 그리고 우리가 성공과 연관 짓는 수많은 특성뿐만 아니라 유전, 부모의 역할과 계급, 문화적 유산, 사회 경제적 인간관계, 그리고 어린 시절 교육에 대한 기회가 서로 결합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한 번의 일류대학 입학만으로 취업, 돈, 명예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빛을 잃은 상아탑    


필자 자신도 대학에 왜 가야하는지 모른 채 남들이 하니까 따라 했을 뿐이다. 대학의 목적을 사전적으로 살펴보면“대학이란 학문을 하는 곳으로,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교수·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함이다”라고 한다.     


지능정보사회로 이전되면서 과거 대학이 추구하던 지식의 전달과 보존이 달라졌다. 필요한 지식은 얼마든지 인터넷 검색과 돈과 외부 용역으로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을 추구하는 대학’,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양성’을 뛰어 넘어 좀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전해야 한다. 




우리 대학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대학문화의 후진성과 위계질서, 반지성주의, 진영 이념 대립 등으로 학문의 자유가 도마 위에 오른다. 대권에 따른 수시로 바뀌는 입시 정책과 대학의 자율이 사라졌다.     

대학 재정은 최근 등록금 동결과 정부 투자 부족으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학생의 등록금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 대학(사립대 기준 2018년 53.8%)이 늘고 있으며 정부의 고등교육지원 예산도 GDP의 0.9%(OECD 평균 1.1%, 2016년)이다.


급기야 인구 절벽에 따른 대학의 정원 미달 사태가 나왔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대학은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이나 산업 수요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다.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한국은 10위권에 든 대학이 없고, 논문의 영향력 평가(CNCI)에서 중국·싱가포르에 뒤처지고 있다고 한다.    




개인과 대학이 변해야 산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시작하여 코로나로 마쳤다. 대학은 대면 강의를 축소하고 온라인 강의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전망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이 팬데믹에 어떻게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첫째, 벚꽃 피는 순으로 망한다는 자조적인 표현이 현실화된다. 2020년 대학 입학 가능 인구는 479,218명이고, 대학입학정원은 497,218명으로 고등학교 졸업생 중 70%가 대학에 간다고 할 경우 정원의 67%에 그친다. 2024년에는 대입가능 인원이 373, 470명으로 즐어 대학 정원의 과반수도 못 채울 전망이다.     


둘째, 교육부에서 인증한 학위가 아닌 특정 분야의 단기과정이 증가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직업과 연관된 과정 ‘빅데이터 활용 과정’ ‘인공지능 실용 학과’ 등이다.  대학의 평생교육원은, 주로 취미에 관련되어 운영되지만 앞으로는 취미를 넘어서 실용성이 높은 실무 기법을 교육하는 마이크로 과정으로 확대될 것이다.    


셋째, 학벌위주의 대학선택에서 진로에 적합한 과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 인증과정이 성행하며 대학에서 주는 학위와 경쟁할 것이다. 굳이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혜택을 더 받을 수 없게 된다.    

 


결국 대학이 살고,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 본연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지식 창조에 동참하며, 학문을 연구하고 배우고 토론하며, 새로운 시각과 인식을 키워야 한다. 학생들은 비판력, 창의력을 길러서 지식 창조의 순환을 일으켜야 한다.


국가는 민주주의와 평등의 교육을 기반으로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한다.

모든 교육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인정하여 한사람도 낙오자 없이 안전하게 나아가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져야 한다.     


학문 연구를 목적으로 갖지 않은 사람에게 대학입학은 시간 낭비라고 본다.

현재 4년제 대학을 나와서 기술대학에 재입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학벌위주에서 벗어나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교육의 최종 목표는 개인의 행복과 국가발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 항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