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를 위한 항목 분석, 비즈니스모델캔버스(BMC)
과거에는 이 개념이 주로 IT 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사용되었지만, 최근 들어 비즈니스모델이라는 용어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훨씬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매장이나 전통적인 업종에서도 자신만의 비즈니스모델을 고민하고 설계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 업종에 초점을 맞추어 비즈니스모델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글은 제가 집필한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의 내용이 인용되어 구성되었습니다. 도서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은 여러 가지 요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존 고객에서 새로운 고객층으로 확장하는 것도 비즈니스모델이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판매채널을 확장하는 것도 비즈니스모델입니다. 또는 세트 상품을 만들어서 객단가를 높이는 것도 비즈니스모델이고, 매입 비용을 낮춰서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비즈니스모델입니다. 여러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탄탄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게 되면 매출과 고객 만족을 동시에 높일수 있게 됩니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비즈니스모델을 점검하고 개선하게 되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소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지도정보의 내용을 온라인상의 가상 매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소비자는 자신이 편한 방식 데로 살아갈 뿐입니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는 판매자 관점일 뿐 고객관점은 아닌 것입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을 하나로 접근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대전의 태평소국밥을 들 수 있습니다. 태평소국밥은 대전 태평동(태평시장 인근)과 유성 봉명동 등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전 지역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오프라인의 식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계기로 태평소국밥도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게 됩니다. 판매되던 상품을 냉동방식으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은 큰돈이나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즉석제조를 신청하고 통신판매업 등록을 한 후 온라인에 판매하면 됩니다.
태평소국밥은 이렇게 매장에서 판매하던 상품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등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이템스카우트를 통해서 판매되는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매월 최대 1억 원 정도의 추가 매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태평소국밥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서 기존보다 훨씬 넓은 상권을 확보하게 되었고, 기존 매장의 설비와 인력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사업 모델을 유연하게 개선하는 것은 생존과 성정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권 단위로 비즈니스모델을 전환한 사례도 있습니다. 인천 개항로가 대표적인데요. 인천 개항로는 ‘개항로프로젝트’라는 민간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장기간 쇠퇴해 온 구도심의 골목을 대상으로 청년 창업가들이 카페, 공방, 문화체험 공간, 로컬 맥주 브루어리 등 개성 있는 점포와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상권을 리모델링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오래된 병원, 주택, 창고 등 노후 건물을 현대적 감각을 살려 카페나 갤러리, 펍, 디자인 공방 등으로 탈바꿈시켰으며, 원래 건물의 역사적 특성을 보존하면서도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이색적인 공간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특히, 앵커스토어 전략을 통해 창업가들이 직접 운영하는 핵심 점포들을 골목 곳곳에 조성하여 방문객을 유치하는 주요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 개항로 맥주와 같은 로컬 브랜드 매장이나 체험형 공방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기존에는 주로 지역 원주민과 어르신들이 상권을 이루던 공간에 인근 대학생 및 청년층, 관광객, 문화 체험객, 그리고 SNS나 미디어를 보고 찾아오는 전국 단위의 MZ세대까지 고객층이 크게 넓어졌습니다.
또한, SNS와 온오프라인 미디어를 통한 노출이 활발해지면서 로컬 브랜드 골목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창업가와 작가, 소비자가 어우러진 활발한 지역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습니다. 팬데믹 기간 중에는 개항로 맥주 등의 로컬 상품이 전국적으로 온라인 판매되는 등 판로도 확대되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와 같은 공간의 재생과 새로운 고객층 확보는 청년 일자리 창출, 유동 인구 증가, 원도심 이미지 개선과 같은 경제적, 사회적 효과로 이어지며 인근 부동산 가치와 상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을 확장해서 의미 있는 성공을 만들어가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부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삼진어묵입니다. 부산 영도 시장통에서 1953년 시작한 삼진어묵은 한때 침체를 경험했으나, 3대 후계자가 사업 모델 혁신을 통해 전국적 브랜드로 도약했습니다. 기존의 전통 어묵 판매 방식을 벗어나 어묵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컨셉을 도입해 즉석에서 구운 어묵을 맛볼 수 있는 매장을 만들었고, 품질 강화와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여 오래된 제품에 신선한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매출이 25억 원(2010년 기준)에서 1000억 원(2024년 기준)대로 뛰었고, 직원 수 역시 30명에서 600명으로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유통업체 위주였던 전통적인 B2B 모델에서 탈피해 온라인과 직영 매장 중심의 직거래로 판매 구조를 재편하는 등 다양한 채널 확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울산 울주군에서 시작한 복순도가는 박복순 여사의 이름을 따 만든 브랜드로, 남편 김민규 대표와 함께 집에서 빚던 전통 막걸리를 체계화하고 브랜드화한 소규모 양조장입니다. 복순도가는 막걸리를 단순한 전통주가 아닌, 샴페인처럼 특별한 날에 즐기는 프리미엄 주류로 새롭게 재해석하며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전통 방식으로 빚은 깊은 맛에 세련된 병 디자인과 감각적인 마케팅을 더해, 젊은 세대와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죠.
특히 복순도가는 브랜드 확장과 유통 채널 다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양조장에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신사 스튜디오 같은 패션 플랫폼과 팝업스토어 협업을 진행하거나, 부산역, 동대구역, 오송역 등 주요 KTX 역사에 매장을 열며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로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복순도가는 지역 기반의 전통 양조장이 '프리미엄 전통주 브랜드'로 성장하고,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과 만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복순도가는 '막걸리는 저렴하고 투박하다'는 기존 인식을 바꾸며, 소규모 사업자도 스토리와 브랜딩, 전략적 유통으로 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시작한 재주상회는 지역 공예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지역 문화를 담은 브랜드로 재해석해 사례입니다. 재주상회는 제주 지역의 수공예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플랫폼에서 출발했지만, 단순한 상품 유통에 머무르지 않고 공예가들의 철학과 지역 이야기를 담아낸 브랜드 콘텐츠로 상품성을 높였고, 이를 통해 전국 단위의 온라인몰과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등 다양한 유통 채널로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재주상회는 제품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입히는 브랜딩 전략으로 ‘공예품은 비싸고 낯설다’는 인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삶과 정서를 경험하는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인데요. 더불어 지역 공예가들과의 협업을 강화해 지속적인 상품 개발은 물론, 체험 프로그램, 전시, 워크숍 등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브랜드와 고객의 접점을 다채롭게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사업이 아니라, 지역 문화와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재주상회는 지역 자원을 콘텐츠로 전환하고, 고객 경험을 설계하며, 다양한 유통 경로로 확장하는 비즈니스모델 전환을 통해 매출 성장과 브랜드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공예를 단순한 수공예품 판매가 아닌 브랜드화된 문화 경험으로 전환한 이 사례는, 규모는 작아도 철학과 기획력을 갖춘 사업모델이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도서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을 1)저자 강의, 2)도서, 3)강의교안과 참고자료, 4)전용 GPTs 링크가 제공되는 이러닝 클래스와 함께하세요. 인터뷰어 이러닝 클래스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앞의 사례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한 프레임(방법론)은 매우 다양합니다. 제가 집필한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에서는 비즈니스모델을 경쟁관점, 비경쟁관점, 내부역량관점, 고객경험 관점,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비즈니스모델 관점으로 바라보았는데요. 여기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즈니스모델캔버스(Business Mode Canbas, BMC)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비즈니스모델캔버스는 고객 세그먼트, 가치 제안, 채널, 고객관계, 수익원, 비용구조, 핵심자원, 핵심활동, 핵심 파트너 같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커뮤니케이션 툴입니다. 각 요소를 차례로 살펴보면서, 우리 사업에 적용할 전략과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비즈니스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고객 세그먼트와 가치제안입니다. 이를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볼 수 있을 텐데요. 소상공인은 가용할 수 있는 자원, 즉 시간, 사람, 돈 등의 제약사항으로 모두에게 판매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다 모두를 놓치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먼저 우리의 핵심 고객 세그먼트가 누구인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우리 매장의 주 고객은 젊은 대학생들인가요, 직장인 점심 손님인가요, 아니면 동네 주민 가족들인가요? 혹은 온라인 쇼핑몰이라면 20대 여성인지, 40대 주부인지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고객 세그먼트 정의는 나이, 성별 같은 인구통계학적 기준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소비 패턴 등으로도 세밀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30대 여성이라도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는 얼리어답터와 검소하고 실용적인 소비자는 전혀 다른 세그먼트입니다.
고객 세그먼트가 정해졌다면, 그다음은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입니다. 이는 곧 ‘우리 가게만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를 뜻합니다.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게 만드는 결정적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남들과 똑같은 메뉴, 똑같은 가격, 똑같은 서비스라면 굳이 고객이 우리를 찾아올 필요가 없습니다. 가치 제안은 문제 해결 혹은 욕구 충족의 관점에서 정의하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동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겪는 불편함(시간 부족, 메뉴 망설임 등)을 어떻게 해소해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보면, ‘10분 안에 식사가 나오는 한 그릇 정식’, ‘메뉴 선택 고민을 덜어주는 오늘의 추천 세트’ 같은 아이디어가 가치 제안으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앞서 사례로 제시했던 복순도가로 고객 세스먼트와 가치제안을 살펴보겠습니다. 복순도가는 전통주의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탈바꿈시킨 사례입니다. 복순도가 막걸리는 병을 딸 때 생기는 강한 천연 탄산과 풍성한 거품 때문에 이전에는 단점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복순도가는 이 특징을 소믈리에나 전문가가 섬세하게 따라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재정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샴페인처럼 특별한 개봉 및 서빙 과정을 통해 고급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한식 주점이나 전통주 바에서 프리미엄 술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것입니다. 복순도가는 실제 샴페인보다 훨씬 합리적인 가격(1만~3만 원대)으로 판매되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식이나 축하 모임에서 샴페인을 대체하는 축하주로도 선택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사용자 후기, 업계 평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명확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복순도가는 애주가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확장한 것도 특징입니다. 이를 위해 술 박람회 대신 미술, 디자인 전시회 등에 참가하여 브랜드를 알리고 소통함으로써 독자적인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곧 복순도가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 즉 '전통주의 품격 있는 현대적 경험'을 고객들에게 인식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처럼 가치 제안은 고객 세그먼트에 부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가게의 강점은 무엇인가? 경쟁자는 따라 할 수 없는 우리만의 매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답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면, 바로 그것이 비즈니스모델(BM)을 재구축하는 첫 번째 과제가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채널 전략입니다. 기업은 채널을 통해서 가치를 전달하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가치도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요즘 고객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넘나들며 정보를 얻고 구매 활동을 합니다. 따라서 소상공인의 채널 전략 역시 다각도로 짜야합니다. 여기서 채널이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같은 판매채널을 의미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채널은 오프라인 매장, 배달앱, 자사 온라인몰, 오픈마켓, 소셜미디어, 지역 커뮤니티 등 매우 다양합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고객들은 주로 어디에서 정보를 얻고, 어디에서 구매하고 있나요? 그리고 나는 그 경로상에 제대로 존재를 가지고 있나요?
예를 들어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인 의류 쇼핑몰이라면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같은 채널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주변 아파트 단지가 주 고객인 세탁소라면 동네 맘카페, 지역 생활정보 앱 등이 효과적인 채널일 수 있겠죠.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당근(마켓) 등에 우리 가게 정보를 충실히 올려두는 것은 이제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실제로 상당수 고객이 네이버 지도나 인스타그램 리뷰를 보고 방문 여부를 결정합니다.
채널 전략에는 마케팅 채널뿐만 아니라 판매 채널도 포함됩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배달과 택배 문화가 일상화된 만큼, 음식점이나 소매업 모두 온라인 주문 및 배송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매출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거대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규모가 작다면 동종 업계 연합 플랫폼이나 지역 배달대행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편하게 우리 상품을 접하고 구매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일입니다.
채널 전략을 짤 때 유의할 점은 각 채널의 특성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페이스북 지역 그룹에 홍보 글을 올릴 땐 지나친 상업적 문구보다 지역 사회에 유용한 정보나 이벤트 형태로 스며들어야 반응이 좋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선 시각적 매력이 중요하니, 매장 사진이나 상품 비주얼을 감성적으로 담아내는 게 효과적입니다.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게 외관에 붙이는 전단 한 장에도 QR코드를 넣어 SNS로 이어지게 한다든지, 단골손님에겐 카카오톡으로 신상품 알림을 보내는 식으로 채널 간 연계를 꾀해보세요. 현대인은 멀티채널로 움직이는 소비자이기에, 우리도 옴니채널 전략으로 응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채널 관리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온라인에 올린 정보는 최신으로 유지하고, 고객 문의에는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신뢰를 줍니다. 배달앱이나 SNS 메시지로 들어오는 주문이나 질문에 응답이 느리거나 소홀하면 채널을 넓힌 보람이 없습니다. 고객이 찾아오는 길목을 잘 닦아놓고, 그 길을 통해 온 고객을 정성껏 맞이하는 것—이것이 채널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세 번째는 돈을 어떻게 벌고 쓰는가에 관한 수익모델과 비용구조입니다. 비즈니스모델에서 돈의 흐름을 설계하는 부분인 수익 모델(Revenue Streams)과 비용 구조(Cost Structure)는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리 매출이 높아도 남는 이익이 없으면 지속될 수 없고, 반대로 비용을 너무 아낀 나머지 고객가치까지 떨어지면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버는 쪽과 쓰는 쪽의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합니다.
먼저 수익 모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대부분 소상공인은 상품 판매나 서비스 제공 대가로 돈을 버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변화를 줄 여지가 많습니다. 앞서 살펴본 태평소국밥이 대표적입니다. 태평소국밥은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같은 주방과 인력, 설비를 활용해 냉동 포장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수익 모델을 확장한 사례입니다. 이는 추가적인 고정비 부담 없이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매장 외부 고객에게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기존 자산을 레버리지 삼아 수익원을 확장한 이 사례는 소상공인에게 실현 가능성과 수익성 모두에서 현실적인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의 삼진어묵 역시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한 사례입니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유통업체 납품(B2B)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직영 매장과 온라인몰 중심의 B2C 판매로 채널을 전환하며 고객과의 직접 접점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제품의 가격 결정권과 마진율을 높일 수 있었고, 즉석 어묵 베이커리 등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통해 제품 단가와 고객 체류 시간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강화했습니다. 동시에 대량생산 체계를 도입하고 품질을 표준화함으로써 단위당 제조비용을 낮추는 데 성공했는데, 이는 비용 구조 측면에서도 중요한 개선이었습니다.
결국 수익모델과 비용구조는 별개가 아니라 맞물려 움직이는 톱니바퀴입니다. 매출을 늘리는 구조가 반드시 고정비를 확대하지 않아도 되는 방향이어야 하며, 비용을 줄이더라도 고객가치가 훼손되지 않아야 지속가능한 구조가 됩니다. 수익 모델을 확장할 때는 ‘현재의 자원으로 새롭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비용 구조를 조정할 때는 ‘이 비용이 고객가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처럼 비즈니스모델의 재설계는 결국 수익과 비용의 균형이라는 경영의 본질로 수렴하게 됩니다.
수익모델과 함께 비용 구조 최적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현명한 비용 관리는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게 아니라 가치 대비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정비와 변동비를 먼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매출과 무관하게 꼬박꼬박 나가는 임대료나 인건비는 고정비, 매출에 따라 증감하는 원재료비나 배송비 등은 변동비입니다. 고정비는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장 빈 공간이 많다면 공유오피스나 팝업 스토어로 일부 시간을 임대해 추가 수입을 얻거나, 영업하지 않는 시간대에 공간을 대여해 주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변동비의 경우 매출 증대와 연동해 최적화해야 합니다. 원가율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매입처와의 재협상이나 공동구매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려보세요. 또한 디지털 기술은 비용 절감의 좋은 도구입니다. POS 데이터와 연계한 재고 관리 시스템은 재고 과잉으로 인한 폐기를 줄여주고, 온라인 회계 서비스는 별도의 경리 인력 없이도 세무 업무를 해낼 수 있습니다. 작은 가게일수록 이런 똑똑한 도구의 도움을 받으면 틈새의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비용을 관리할 때 유념해야 할 점은 투자와 비용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당장 아끼자고 마케팅이나 직원 교육 같은 부분까지 모두 줄여버리면 장기적 성장을 가로막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이 비용 지출이 앞으로 더 큰 매출이나 효율 향상을 가져오는 투자적 성격인가?' 스스로 따져보며 균형 잡힌 판단을 해야 합니다.
끝으로 손익분기점을 항상 인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월 고정비와 변동비 구조를 알면, 월 얼마 매출을 내야 흑자인지 계산이 나옵니다. 그 목표를 알고 있어야만, 부족하면 이유를 찾아 대처하고 남으면 재투자하는 경영 판단의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요컨대, 수익과 비용은 사업의 피와 살입니다. 돈 버는 구조와 쓰는 구조를 수시로 점검하며 건강한 비즈니스를 유지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겉으로 보이지 않는 핵심 자원과 활동, 파트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핵심 자원이란 우리 사업에 없어서는 안 될 자산이나 역량을 뜻합니다. 여기에는 유·무형의 모든 자산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식당의 핵심 자원은 뛰어난 셰프의 손맛과 레시피일 것이고, 동네 미용실의 핵심 자원은 단골 고객의 신뢰와 원장의 기술일 겁니다. 온라인 쇼핑몰이라면 판매하려는 상품을 안정적으로 매입(소싱)을 하거나 마케팅 역량 등이 핵심 자산일 것입니다. 이를 위한 질문으로 '우리 가게의 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자원은 무엇인가? 그것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강화하고 있는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만약 손맛 좋은 주방장이 강점인 식당이라면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한 인센티브나 파트너십이 중요할 것입니다. 가족경영으로 신뢰받는 가게라면 그 평판과 인간관계라는 무형자산을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겠죠. 한편으로는 부족한 핵심 자원을 외부에서 보완할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IT 역량은 프리랜서 개발자와 협업하거나, 뛰어난 제품은 있는데 자본이 부족하면 투자나 크라우드펀딩을 고려하는 식입니다.
핵심 활동은 우리 사업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반드시 잘 해내야 하는 일들입니다. 하루하루 여러 가지 운영 업무에 치이지만, 그중에서도 ‘이것만큼은 절대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활동을 식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카페라면 일정한 맛과 품질로 음료 제조, 친절한 고객 응대가 핵심 활동일 수 있고, 유튜브로 홍보하는 가게라면 정기적인 영상 콘텐츠 제작이 핵심 활동이겠죠. 어떤 가게는 신제품 개발이 생명일 수도 있고, 또 어떤 곳은 입지 선정과 점포 확장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핵심 활동을 정리하면 업무 우선순위가 보입니다. 자원이 한정된 소상공인은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없으므로, 핵심 활동에 집중 투입하고 비핵심 활동은 효율화하거나 아웃소싱하는 판단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인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이라면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포장·배송은 풀필먼트 업체에 맡기는 식으로 핵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핵심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 그리고 그 활동의 성과를 측정하고 개선하는 것이 지속적인 경영 개선의 출발점입니다.
핵심 파트너도 중요합니다. 혼자서는 모든 걸 할 수 없기에,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은 사업 모델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좋은 공급업체, 협력업체, 혹은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이에 해당합니다. 식당에 신선한 식재료를 납품하는 믿을 만한 농가나 도매상, 가게 홍보를 도와주는 지역 인플루언서,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해 주는 타 업종 소상공인 친구 모두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소상공인들끼리 협업 마케팅이나 공동 구매로 비용 절감을 꾀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서로의 강점을 합쳐 공동 상품을 출시하거나, 이벤트를 함께 열어 윈윈 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지요. 내 주변에 이러한 파트너가 있는지, 또 개발 가능한지 생각해 보세요. 또한 정부나 지자체의 소상공인 지원기관도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교육, 컨설팅, 자금 지원 등을 제공받을 수 있으니 우리 사업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활용하면 좋습니다. 이를 위한 질문으로는 현재 나와 협력 관계에 있는 파트너는 누구인가? 이 관계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지속 가능한가? 추가로 맺으면 시너지가 날 파트너는 없는가? 등입니다. 인맥과 정보의 시대인 만큼,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장님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거창한 유행어가 아니라 소상공인에게도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오픈업이나 소상공인365(상권분석 시스템), 매장의 POS 데이터 등은 모두 분석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AI를 통해 재고 관리와 공급망을 자동화하는 것도 이제는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AI 서비스는 과거 매출 데이터를 학습해 다음 주 판매량을 예측하고, 부족하거나 남을 재고를 미리 알려주기도 합니다. 또 챗봇 기술을 활용하면 야간이나 바쁜 시간대에 고객 문의를 자동 응대하여 놓치는 판매 기회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시간을 내서 방법을 배워야 하고,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 올라타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앞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은 소상공인에기도 중요합니다. 작은 가게라도 일별 매출, 객단가, 회전율, 인기 상품 순위 등을 꾸준히 기록하고 살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비즈니스의 패턴과 기회를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월말에 '이번 달 장사는 어땠나' 막연히 고민하기보다, 숫자가 말해주는 스토리에 귀 기울이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예컨대 월말 결산을 해보니 A메뉴는 마진이 높은데 생각보다 판매량이 적다면 프로모션을 고민해 볼 수 있고, 오후 3~5시 매출이 계속 저조하다면 해피아워나 새로운 타임 세일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측정하고 실험하여 개선하는 과정 자체가 사업 모델을 점진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행위입니다. 이를 린 스타트업이나 애자일 경영 같은 용어로 부르지만, 어려운 말일 필요 없습니다. 우리 가게에 맞게 작은 변화를 주고 효과를 보고, 더 좋게 조정하는 시행착오 과정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외부환경, 경쟁환경, 소비자 환경 모두 변하기 마련입니다. 결국 주기적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점검하고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잊고 지내기 쉬운데,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하루쯤은 시간을 내어 사업 모델 캔버스를 다시 꺼내보는 것입니다. 처음 세운 가정들이 지금도 유효한지, 새롭게 떠오른 고객 니즈는 없는지, 경쟁환경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점검하다 보면 미리 대비해야 할 일들이 보일 것입니다.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가정신이야말로 소상공인을 살아남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일 것입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지만, 탄탄한 BM을 갖춘 소상공인은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 사랑받는 가게, 오랫동안 살아남는 가게 뒤에는 반드시 잘 다듬어진 사업 모델이 받쳐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BM을 전략적으로 점검하고 재설계하여,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주인공이 되셨으면 합니다.